30일 충남 예산 태양광연계용에서 화재 전소
"이틀전 SOC 70→95% 높여" 무보험 상태

▲충남 예산군 광시면 미곡리 한 태양광연계용 ESS에서 화재가 발생해 ESS설비가 전소됐다. 해당설비는 이틀전 SOC 충전률 상향조정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 예산소방서 제공
▲충남 예산군 광시면 미곡리 한 태양광연계용 ESS에서 화재가 발생해 ESS설비가 전소됐다. 해당설비는 이틀전 SOC 충전률 상향조정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예산소방서 제공

[이투뉴스] 정부 차원의 대대적 화재사고 원인조사와 안전강화 대책에도 불구하고 결국 ESS(에너지저장장치)화재가 추가 발생했다. ESS용 리튬배터리 공급회사인 LG화학이 충전률(SOC)을 95%로 재상향한 지 얼마지나지 않아서다.

30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18분께 충남 예산군 광시면 미곡리 324번지 인근 태양광발전소 ESS 내부에서 불이나 소방차 15대와 소방인력 35명을 투입해 진화에 나섰고 오후 9시 30분께 큰 불을 잡았다.

하지만 14㎡규모 컨테이너 2개동(1540kWh규모)내 리튬이온배터리 중 1개동이 전소돼 소방당국 추산 5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예산소방서는 새벽 3시께 잔불 정리작업을 마쳤다. 

이날 불이 난 ESS시설은 2017년 12월 준공된 태양광연계용으로 태양광용량은 500kW이다.

설비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던 서울 소재 PCS(전력변환장치)업체가 가장 먼저 이상징후를 파악해 해당 발전사 관리인에 이를 통보했으나 소방서 신고 이후 현장에 도착했을 땐 이미 불길이 크게 번진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설비는 이틀전인 28일 배터리회사인 LG화학 제안에 따라 70%로 낮췄던 SOC를 95%로 다시 높였다. LG화학은 자사 배터리를 채용한 ESS사업장에 화재가 잇따르자 SOC를 70%로 낮췄었다.

그러다 산업통상자원부 ESS화재원인 조사결과 발표와 배터리 교체 조치 이후 이달초부터 발전사별로 SOC를 순차 재상향 했다. LG화학 측은 "(화재 발전소)SOC 상향조치가 22일부터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발전사 관계자는 "오후 6시경 이상징후가 보인다는 PCS업체의 통보를 받았는데, 오후 7시 방전을 시작하자마자 사달이 난 것 같다"면서 "SOC를 높인건 배터리회사 제안으로 이틀전부터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배터리가 터질 때 대포소리와 같은 큰 폭음이 들렸다고 이웃주민이 증언했다"고 덧붙였다.

해당발전사가 무보험 상태에서 화재를 당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애초 이 발전사는 KB측에 화재보험 가입을 시도했으나 위험률을 높게 본 손보사 측 거부로 가입이 무산됐다. 손보사들은 잇따른 ESS 화재 이후 보험료를 3배 가량 높여받고 있다.

이에 앞서 이달말 LG화학은 이 발전사에 올해 2월까지의 SOC 하향조정에 따른 손실보상을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ESS 역시 SOC를 재샹향 조정하지 않으면 손실보상금이 불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부 당국의 고강도 안전관리 대책 마련에도 불구하고 ESS화재가 재발함에 따라 애초 화재원인 조사가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ESS화재는 2017년 8월부터 1년 10개월간 전국에서 23건이 발생했다. 이번 화재까지 포함하면 누적 24건이 됐다.

ESS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조사기간 내내 배터리회사를 감싼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고, 그래서 이번 사고처럼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화재를 막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누군가 책임저야 한다면 정부 책임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한편 LG화학은 이날 사고 직후 자사 배터리를 채택한 전국 사업장에 SOC를 70%로 제한해 달라고 유선 통보했다. 발전사 관계자는 "올인원 타입에 화재가 났고, 갑자기 전화로 제한통보가 왔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예산소방서 소방대원이 ESS설비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예산소방서
▲예산소방서 소방대원이 ESS설비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예산소방서

 

키워드
#ESS화재 #LG화학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