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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제8차 전력수요전망치 초안을 보고
양춘승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부위원장
[463호] 2017년 07월 24일 (월) 08:01:47 양춘승 karlcsy@hanmail.net
양춘승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CDP)
부위원장

[이투뉴스 칼럼 / 양춘승] 지난 13일 전력수요 전망 워킹그룹은 제8차 전력수급계획 (2017-2031)을 위한 전력수요 전망치 초안을 공개하였다. 그 내용을 보면 2030년 전력수요가 제7차 계획 전망치인 113.2GW에서 101.9GW로 약 10%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다. 이는 현재 가동 중인 원전 11기에 맞먹는 큰 하락인데, 그 주요 원인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3.4%에서 2.5%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비록 초안이긴 하지만, 과거와 달리 향후 전력수요가 이처럼 대폭 줄어든다는 예측은 벌써부터 많은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한 편에서는 새 정부의 원전 감축 정책을 지지하기 위하여 인위적으로 수요 전망을 낮게 잡은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보이고 있고, 다른 한 편에서는 과거의 예측이야말로 원전 추가 설비를 위해 인위적으로 높게 잡힌 것이고 이번 예측치조차도 너무 높다고 비판하고 있다. 

어느 정책이건 부적절한 예측은 과잉 투자나 기회 상실 같은 금전적 손실만이 아니라 정부에 대한 신뢰 상실과 리더십의 훼손 같은 더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온다. 때문에 정확한 수요 예측은 성공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따라서, 정확하고 객관적인 예측을 위해 전문가 집단을 활용하는 정성적 접근, 다양한 통계 기법을 활용하는 정량적 접근, 모델링과 시뮬레이션 등을 활용하는 시스템적 접근 등 다양한 예측 기법들이 동원되고 있다.

그러나 전력수요 예측은 여러 객관적 방법론에 근거하면서도 동시에 전력수요 관리에 대한 정부의 정책의지를 반영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전력수요는 시장의 자율적 결정이라기보다는 정부 정책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력수요 예측 초안은 몇 가지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인다.

첫째는 현재 현실화되고 있는 경제 성장과 전력 수요 사이의 탈동조화(decoupling) 현상을 수요 예측에 반영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경제 성장은 전력 수요 상승을 가져온다고 가정하지만 최근 저탄소 경제 성장 정책은 전력 소비 증가를 수반하지 않는 경제 성장 또한 가능함을 입증하고 있다. ‘SUSTAINABLE ENERGY IN AMERICA: 2017 FACTBOOK’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미국 GDP는 10% 늘었는데 일차에너지 소비는 2.4% 줄었다. 이러한 탈동조화는 중국을 포함하여 많은 나라에서 실증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우리 정부도 경제성장은 추구하되 전력 소비는 줄이는 저탄소 경제성장 정책을 펴야 할 것이고 그러한 정책 의지가 전력수요 예측에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는 지난 파리기후협정에서 약속한 국가감축목표(INDC)를 전력수요 관리에 반영하여야 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2030년까지 BAU 대비 37%의 온실가스 감축을 국제사회에 약속한 바 있다. 정부의 전력수요 예측에도 이러한 국제적 약속을 지키는 수요관리 목표를 반영하여야 할 것이다.

이번에 발표된 수요예측 초안이 위에서 제기한 요인들을 반영한다면, 실제의 전력수요 전망치는 더 낮아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앞으로 이 점에 대해 보다 심도 깊은 고려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사실, 객관적이고 정확한 전력수요 예측은 국가 예산의 효율적 집행을 위해서도 대단히 중요하다. 많은 민자고속도로의 경우 교통수요 예측을 부풀린 결과 얼마나 많은 혈세가 낭비되고 있는가? 미래의 일을 예측하는 게 쉽지 않지만 가능한 모든 변수를 감안하고 동시에 정부의 명확한 수요관리 정책을 반영하여 보다 사실적인 전력수급계획이 세워지고, 그것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저탄소 경제가 구축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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