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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제23차 UN기후변화총회의 과제와 전망
양춘승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부위원장
[473호] 2017년 10월 30일 (월) 08:01:10 양춘승 karlcsy@hanmail.net
양춘승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CDP)
부위원장

[이투뉴스 칼럼 / 양춘승] 오는 11월 6일부터 17일까지 독일의 본(Bonn)에서 제23차 UN기후변화총회가 열린다. 2015년 파리에서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혁명 이전 대비 1.5-2℃ 이하로 안정화시키기 위해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가 참여하는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기로 한 역사적인 파리기후협정이 합의되었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할 방안에 대한 협상을 2018년 12월까지 마무리하기로 하였다. 따라서 이번 총회는 파리협정 성공 여부를 점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총회의 과제와 전망을 살펴보고자 한다. 

작년 마라케시 총회의 협상 결과를 바탕으로 이번 총회의 공식적인 주요 주제를 보면, 감축 기간 통일, 감축 량 제시 방식 등 국가별감축목표(NDC)의 구체적 내용, 기후변화 적응활동의 구체적 내용, 투명성 보장을 위한 방식(modalities), 글로벌 이행점검(stocktake) 방식, 협정 준수 위원회 운영 방식, 탄소시장 협력 메카니즘, 개도국 지원자금의 회계 기준 등이다. 달리 말하면, 파리협정 실현을 위한 ‘규정집(rule book)’의 내용을 채우는 것이라 하겠다.

우리는 이번 협상이 순조롭게 진전되어 인류 공동의 관심사인 기후변화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 그렇지만, 금년 초 세계 최대의 경제규모와 온실가스 배출 규모 세계 2위를 차지한 미국이 파리기후협정 탈퇴를 선언한 이후 파리협정의 미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물론 미국의 탈퇴는 파리협정의 규정에 의해 2020년 11월 4일 이후에야 발효한다. 하지만, 트럼프의 탈퇴 선언만으로도 이미 상당한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우선 미국 정부가 30억 달러에 달하는 녹색기후기금(GCF) 분담금이나 기후변화정부간패널(IPCC)과 UN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 등에 대한 지원금을 끊겠다고 선언하자, 기후관련 국제기구의  금전적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세계 배출량의 14%에 달하는 미국이 온실가스 감축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다른 나라의 감축만으로 1.5-2℃ 이하로 지구 온도 상승을 억제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여기에다가 미국의 탈퇴로 기후협상에서 미국의 리더십이 약해지고, 이 틈을 타서 새로운 리더가 되려는 중국, 인도, EU 등이 각축하게 되면 기후협상 국면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할 수도 있다. 이처럼 미국의 무책임한 결정으로 인해 인류의 사활이 달려있는 기후변화 협상의 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그렇다고 이번 총회가 빈손으로 끝나거나 파리협정이 파탄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 하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이유 때문이다.

하나는 기후변화에 대한 과학적 지식이 더욱 깊고 넓어지고 있기 있기 때문이다. IPCC가 내년 9월 발간할 최종보고서는 기후변화 해결에 소극적인 정부를 설득하기에 충분한 과학적 지식을 제공할 것이다. (물론 트럼프 같은 미치광이한테는 안 통하겠지만)

둘째는 비록 오늘 현재 29개 나라가 아직 파리협정의 비준을 마치지 못하고 있지만, 파리협정을 탈퇴하겠다는 나라가 미국 빼고는 아직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이유는 기후변화 국제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NGO, 지방정부, 기업 등 비정부 이해관계자들의 활약 때문이다. 미국조차도 많은 주정부와 기업들이 트럼프 정책에 반기를 들고, 파리협정에 준하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실질적인 감축 행동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와 지속가능발전지방정부네트워크(ICLEI)가 주관한 2017기후변화대응세계도시시장포럼은 지난 10월 20일 중앙정부의 책임 있는 파리협정 이행을 촉구하는 서울성명서를 발표하고 이를 이번 총회에 제출하기로 하였다. 92조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767개 투자기관을 대신하여, 기업들의 기후변화 경영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CDP는 금년 Bonn 총회에 참석해 기업과 투자자들의 활동과 성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런 비정부 이해관계자들은 정부가 파리협정의 이행에 나서도록 여러 분야에 걸쳐 자신들의 영향력을 최대로 행사하는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어 가장 현실적인 압력집단이 되고 있다.

기후변화는 더 이상 정부만 나서야 할 일이 아니다. 이번 제23회 총회에는 특히 많은 비정부 이해관계자들이 참가하여 반가운 소식 들려주기를 간곡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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