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에너지인물 6/사르코지 佛대통령 당선자 "환경기금예산 2배 늘려야"

프랑스 대선에서 경제발전을 우선순위로 한 우파의 니콜라 사르코지(52)가 승리했다. 사르코지 당선자는 유세 활동 당시 '지속가능한 개발과 환경보호'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5년에 걸쳐 환경 기금 예산을 두배 이상 늘리고 환경 친화적인 활동을 벌이는 기업에게 세금 감면 혜택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여러 정부부처가 실시할 환경적 노력을 관리할 담당 부처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사르코지 당선자는 통행료가 높은 독일과 스위스를 거치지 않기 위해 프랑스를 통과하는 트럭에 세금을 높이 부과해 그 비용으로 도로와 수상교통을 확충하는 데 투자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프랑스 환경보호주의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사르코지의 행보는 환경운동가이자 미 전 부통령인 앨 고어와의 만남으로 이어졌다. 앨 고어는 기후 변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자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며 지구온난화를 경고한 '불편한 진실'이란 다큐멘터리를 찍었다.

 

사르코지는 고어와의 만남에서 "환경 문제가 녹생당에서만 논의돼서는 안된다"며 환경 문제를 당 차원을 넘어서 모두가 고민해야 할 주제라고 말했다. 그들은 오염원에 부과하는 세금을 늘려야 한다는 데 입장을 같이했다. 또 2010년부터 기후변화에 대응할 새로운 국제 조약의 필요성에 대해 뜻을 같이했다.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후 사르코지는 "미국과 프랑스의 우정은 지속될 것"이라며 "하지만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친미적인 정치인으로 분류되는 사르코지는 실리를 바탕으로 미국과 경제 협력 등 이익을 추구하면서 환경 문제 등에서 미국의 책임을 묻는 실용주의적 외교를 펼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로 사르코지는 "미국과 같은 큰 나라는 온나화를 줄이는 데 장벽을 만들지 않을 의무가 있다"며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시 행정부는 기후변화를 줄이기 위한 교토의정서 비준을 거부했다. 교토의정서는 선진국들이 온실가스 감축에 솔선수범하자는 내용을 담은 조약으로 2005년 발효됐다. 부시 행정부는 "미국 경제에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인간 활동이 온난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과학적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서명을 미루고 있다.

 

사르코지는 집권 우파 정당인 대중운동연합의 개혁성향을 지닌 정치인이다. 그의 아버지는 헝가리 이민자로서 사르코지는 최초의 이민자 출신 대통령이 됐다. 그는 파리10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변호사로 일하다 1983년 파리 근교의 한 시에서 시장에 당선돼 정치를 시작했다. 2002년 내무장관과 2004년 경제장관을 거쳤고 2005년 다시 내무장관직에 복귀해 치안 정책과 경제개혁을 주장했다. 그는 보수와 안정을 지향하고 신자유주의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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