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태양광 제조업체 재활용.. 관심 증폭

유럽 태양광 업계가 태양광 모듈 재활용에 눈을 돌리고 있다. 수명을 다 한 모듈을 폐기처분하는 대신 다시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을 떼어내 새로운 재품을 만들면 쓰레기를 줄이고 원자재 비용도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낼 수 있다. 특히 그 동안 실리콘 공급 부족으로 골치를 앓았던 업계는 모듈에서 실리콘을 추출해 다시 사용하는 방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태양광 모듈의 수명은 20년부터 최고 30년으로 보고있다. 1990년대 초부터 유럽에 설치된 제품들이 10년 후부터 수명이 끝난 폐기물로 배출될 것으로 전망됐다.

 

22일 보도된 리뉴어블에너지월드에 따르면 유럽은 작년 약 3800톤의 태양광 제품을 폐기처분했다. 향후 2년~4년내 이 폐기물 양은 두 배 이상, 2020년에는 3만5000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유럽에서 처음으로 태양광을 활발히 보급하기 시작한 독일이 모듈 폐기물을 처분하는 문제를 제일 먼저 직면하게 될 것으로 관측됐다. 실제로 작년 독일에서 나온 모듈 폐기물은 유럽 전체의 80%를 차지했다. 2020년엔 유럽에서 배출된 모듈 폐기물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독일이 PV 모듈에 사용된 원료와 부품을 대량 재활용하는 국가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졌다.

 

한편 독일에 이어 스페인의 태양광 발전기 설치량이 가장 많으며, 네덜란드와 이탈리아, 프랑스, 오스트리아, 영국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그러나 각국마다 발전 규모나 형태가 다양해 모듈을 수집하고 분리하는 재활용 과정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독일은 전력소 규모의 태양광발전소와 가정집에 설치되는 소규모 발전기가 혼합돼 있다. 스페인은 대규모 발전사와 연결된 태양광 발전소가 압도적인 반면, 프랑스는 BIPV가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아울러 모듈 재활용에는 태양광 시장 점유율과 부품 가격, 원재료 복구를 위한 경제성 등이 결정적인 요소로 지목됐다.

 

현재 독일 아에게(AEG)와 필킹턴 솔라 인터네셔널 GmbH, BP 솔라, 지멘스 솔라, 솔테크, 솔라셀 등 태양광 모듈 제품 제조사와 일본의 산업기술종합연구소, 미국 에너지부 산하 브룩헤븐 국립연구소가 태양광 부품 재활용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독일의 도이치 솔라와 미국의 퍼스트 솔라가 원자재 재활용 방안을 연구, 실행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회사들은 제품 수명 분석과 함께 재활용된 원자재가 제품에 미치는 영향 등을 연구하고 있다. 퍼스트 솔라는 박막 모듈, 도이치 솔라 AG는 결정질 실리콘 모듈을 제조하는 회사다.  

 

유럽 태양광산업협회(EPIA)와 독일 태양에너지경제협회(BSW)도 태양광 제품에 사용된 원자재 복구에 대한 연구를 위임, 지난해 3월 도출된 연구결과를 'PV Cycle' 협회에 넘겼다.

 

PV Cyle 협회는 유럽 태양광 시장의 75%를 점유하고 있는 37개 태양광 회사들로 구성됐다. 이 자발적 산업단체는 수명을 다 한 PV 모듈, 제작ㆍ운송 과정 중 손상된 모듈을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처음 만들어졌다.

 

지난해 12월 이 회원사들은 유럽에서 1990년 이후부터 설치된 모든 모듈의 65% 이상을 회수해 폐기물의 85%를 재활용한다는 문서에 서명했다.

 

◆결정질 박막 재활용 가치 높아

 

모듈 재활용에는 결정질과 박막 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서 결정질 태양광 모듈은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면서 오는 10년내 재활용될 주요 대상이 될 것으로 꼽힌다.

 

박막 제품에는 가격이 높은 텔루트와 인듐, 구리 등 금속이 사용돼 재활용 가치가 높다. 최근 설치된 시스템에서 박막 제품은 2020년께 20~30%를 점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재활용시 제품에 열처리를 가해 EVA 접착제를 제거한 다음 모듈을 여러 부품으로 나눈다. 맨 처음 분리되는 유리는 유리 재활용에 수거되며, 틀과 반도체 물질은 화학적으로 처리된다.

 

다결정 박막 CdTe 모듈에는 반도체 층을 제거하기 위해 무기산과 과산화수소를 혼합한 물질이 사용된다. 이렇게 분리된 반도체 물질은 95%, 유리는 90% 이상 재활용될 수 있다.

 

아울러 회사들은 실리콘을 다른 금속과 분리해 최대한 순도를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실리콘을 재사용하기 위해서는 순도가 높아야 하기 때문이다.

 

재활용 부품으로 태양광 패널을 하나 만드는데 드는 에너지는 새제품을 만들 때보다 3분의 1적게 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재활용 부품 공급이 늘어날 경우 제품의 제작 비용도 현저히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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