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물 관련 에너지 소비-전체 20% 차지/ 수자원 고효율 제품에 인센티브 줘야

미국인들이 일년간 마실 생수를 위해 3200만~5400만배럴의 석유가 소비된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퍼시픽 연구소는 지난 2월 24일 마실 물에 미국 전체 에너지 소비의 약 3분의 1과 같은 양의 에너지가 사용된다는 결과를 발표, 물에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물과 에너지의 관계는 마시는 물에 끝나지 않는다. 집 안까지 공급되는 수돗물에도 정화, 수송, 온수를 위해서도 에너지는 필수적이다.
 
미 에너지부(DOE)에 따르면 가정집 온수가 미국내 가정집 전력 소비의 9%를 차지한다. 천연가스자원보호위원회와 퍼시픽 연구소는 "에너지 집약소비제품인 세탁기와 온수기를 이용할 때 물을 끌어오거나 정화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보다 더 많은 전력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물을 먼 거리에서 끌어노는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수송에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에너지위원회는 2005년 보고서에서 "물과 관련된 에너지 사용은 연간 주 전체 에너지 소비의 20%를 차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에너지 절약과 지구 온난화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절수에 대한 필요성이 함께 높아지고 있다.

미 환경보호국(EPA)은 미국인 가정 1%가 노후 화장실을 물 고효율 변기로 교체할 경우 3800만kWh의 전력을 절약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매달 4만30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충분한 양이다. 또 수도 고효율 장치 하나만 바꿔도 연간 170달러치의 물과 오수처리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보통 미국인 가정은 수도 이용과 오수처리에 연간 500달러 정도 소비한다. 만약 한 가정이 최소 7개 물 고효율 제품을 사용할 경우 연간 180억달러를 절약할 수 있고 EPA는 추산, 물 소비와 에너지 절약의 관계에 대해 강조했다.
 
글레이크 태평양연구소 박사도 이와 비슷한 연구결과를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로키마운틴 연구소가 진행한 "가정용 고효율 수도시설" 연구 결과에서 물 고효율 샤워기를 교체할 경우 10년내 투자비 대비 10~40배 넘는 비용을 에너지 절약에서 되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수도꼭지를 바꿀 경우엔 가정내 수요 이용률을 3~5% 아낄 수 있다.
 
아직까지 절수 변기나 세탁기, 저수압 샤워기 등 물 절약 제품을 확대하기 위한 연방정부 차원의 정책 프로그램이 없으나 의회에서 절수 프로그램을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에너지 절약과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물 절약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1990년 초 수자원 부족을 경험한 캘리포니아 주 산타클라라 카운티의 수도관리국은 1800만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물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 결과 13년간 37만 에이커피트의 물을 절약하는 효과를 봤다. 1에이커풋의 물은 보통 한 가정이 연간 사용하는 양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에너지 절약과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물 절약을 통해 14억2000만kWh의 전력과 3억3500만kg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효과를 봤다고 수도국은 추산했다. 이는 연간 7만2000대의 자동차를 없앤 것과 같다.

산타클라라 카운티 수도국의 스탠리 M.윌리엄스 CEO는 "수자원 고효율 프로그램은 물 절약과 동시에 에너지 절약, 공기 청정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최근 "와트에서 워터까지"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이 같이 말했다.
 
미 의회에서도 에너지와 물 사이의 관계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일부 정책입안자들은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노력에 물 절약을 빼놓을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다.  
 
3월 초 상원 에너지와 천연자원위원회는 제프 빙거맨 상원과 리사 머코우스키 상원이 제안한 2009 에너지와 수자원 통합법에 대한 청문회를 가졌다. 이 법안은 미국 수자원에 관계된 에너지 이용 영향에 대한 연구에 초점을 맞췄다. 법안은 에너지부가 물 이용과 관리, 운반에 드는 에너지 소비량을 주기적으로 평가할 것을 요청했다.

태평양연구소의 피터 H. 글레이크 회장은 "물과 에너지의 관계는 매우 가깝다"며 "에너지를 생산할 때 물을 사용하고 오염시킨다. 또 물을 이용하기 위해서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에너지와 수자원 관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는 결국 미 경제와 안보에 밀접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청문회에서 증언했다. 
 
이 청문회에서 소비자와 기업들, 수도회사에 수자원을 보존하고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는 재정적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로 캘리포니아 주 산타클라라 카운티는 주민의 물 절약을 유도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고효율 변기를 교체할 경우 125달러, 고효율 세탁기에 대해 200달러 등을 지원해준다. 잔디밭에 물을 덜 뿌리는 관개시설에 대해서도 1000달러까지 보조해준다. 이 카운티의 워터 와이즈 하우스 콜 프로그램은 집안에 설치된 고효율 수도 시스템을 점검하기 위해 전문가들을 파견하고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EPA는 에너지 고효율 제품을 위한 '에너지 스타'와 비슷한 개념의 '워터센스' 프로그램을 2006년 공개했다. 물을 덜 쓰는 샤워기나 변기 등 고효율 제품에 스티커를 붙여, 소비자의 선택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라벨에는 제품이 소비하는 에너지 뿐 아니라, 사용하는 물의 양에 의해 소비되는 에너지까지 절약할 수 있다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연방정부도 수자원 효율 표준을 일찍이 1992년 제정했으나 2011년까지 법적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무용지물이다. 이에 따라 물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연방 정부의 정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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