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솔라 음성 모듈공장 탐방

 

세계 태양전지와 모듈 생산량은 지난해 4GW에서 2011년엔 5배 이상 늘어나 20.5GW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중 모듈 생산량만 2006년 2569MW에서 2015년 1만8080MW로 8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모듈 생산량은 2006년 16.9MW에서 지난해 62.5MW로 3.7배 늘었다. 심포니에너지 25MW, 현대중공업 17MW, 경동솔라 6MW 순으로 생산량이 많았다. 이들 업체들은 세계적인 태양광 붐을 타고 해외로 수출하는 물량도 늘었다.

 

특히 발전차액제도 한계용량을 폐지한 스페인이 블랙홀처럼 세계 각국에서 생산된 모듈을 흡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붐을 타고 국내 업체들이 공장 라인 증설을 서두르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의 메이저리그, 태양광 모듈 산업의 뜨거운 현장 속으로 들어가 봤다.

 

목적지는 서울에서 버스로 한 시간 거리인 충청북도 음성에 있는 경동솔라의 모듈 공장이다.

 

공장 건물 밖에는 모듈을 포장한 박스가 겹겹이 쌓여있다. 나무 박스로 단단히 포장된 것은 3개월간 배를 타고 스페인으로 건너갈 물량이다. 경동솔라는 최근 스페인과 호주에 1MW 상당의 모듈을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독일의 TUV인증을 받으면서다. 해외 인증 기준보다 높은 품질 기준을 가지고 있어 가능했다.

 

김문성 부사장은 "모듈 공장의 품질관리는 곧 불량관리로 통한다"고 강조했다. 모듈에 한 치의 오점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이 공장에서 일하려면 '눈'이 좋아야 한다.

 

한 근로자는 "불량률 원천 봉쇄라는 회사 방침 탓에 눈을 모듈에 집중해야 한다"고 '자부심 반 하소연 반'의 말을 했다.

 

이 회사는 샘플링 검사가 아닌 전량을 사람의 눈으로 일일이 검사한다. 6번 공정 과정에 배치된 20명의 근로자들은 모두 모듈 품질 검사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6번 공정으로 모듈 탄생

 

공장 내부는 역시 뜨거웠다. 매 공정마다 열처리가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셀을 하나하나 검수하고, 개별 셀을 직렬 형태로 리본으로 연결해 줄을 만든다. 이 과정을 태빙(Tabbing: 끈으로 연결한다는 의미)이라고 부르며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김 부사장은 "태빙이 모듈의 품질을 결정한다"며 "셀 사이의 연결이 전기적 흐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리본이 중간에 끊기거나 셀과 제대로 접합되지 않으면 모듈 전체를 쓸 수 없게 된다.

 

리본으로 연결된 스트링 셀은 셋팅 머신으로 옮겨진다.

 

한 줄로 연결된 모듈을 가로 4개, 세로 9개로 연결한 뒤 각 자재를 적층한다.


모듈 앞면에 해당하는 강화유리에 접착제인 에바를 붙이고 그 위에 일렬로 나란히 연결된 셀을 올린다. 에바로 하얀 백 시트를 다시 붙이면 된다.  
 

이 단계에서 속도를 높이면 생산량도 높아진다. 그러나 셀을 옮기는 속도가 빨라지면 흔들림도 많아져 불량이 늘어난다고 김 부사장은 지적했다.

 

그는 "생산량보다 품질이 우선이다"며 "좋은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적정한 속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화유리 판에 붙은 먼지를 제거하기 위한 판과 운반 기계도 지난해 5월 새로 들여왔다. 근로자가 허리를 굽혀 들어올려야 했던 어려움을 줄였다.

 

외부 프레임을 설치하고 모듈 뒷면에 전원 연결박스를 실리콘으로 부착하자 대강의 모습을 갖췄다.  

 

조립된 모듈의 출력을 측정하고 내전압과 절연저항을 테스트하면 하나의 모듈이 탄생한다. 25'c로 유지된 방에서 램프 4개로 빛을 쏘아 모듈의 출력을 측정하는 단계다.

 

김용태(31) 공장 관리자는 이 시뮬레이터에 대한 자랑을 늘어놨다. 그는 "완성된 모듈에 1kW의 빛을 쏴 모듈의 전기적 특성을 확인한다"며 "에너지기술연구원과 같은 장비로 국내에서 유일한 장비"라고 강조했다.  

 

이런 과정으로 경동솔라 음성 공장은 하루 60kW~70kW 상당의 모듈을 생산한다. 200W기준 약 300장 정도다. 320억원이었던 매출을 올해 2배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목표 달성을 위해 공장은 10시간씩 2교대로 20시간 쉴새없이 돌아간다.

 

국산 BIPV 생산 시동

 

경동솔라는 3월 초 박지홍 건국대 박사를 연구소장으로 영입했다. 박 소장은 "회사의 차기 모델을 개발하고 안정적인 특성을 내는 것이 내 임무"라고 소개했다.

 

그는 "모듈 제조를 단순히 셀만 연결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며 "셀을 어떻게 조립하느냐에 따라 모듈의 효율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소장은 더 얇은 셀을 들여와 견고하고 효율이 좋은 모듈을 제작해 볼 계획이다. 또 BIPV 개발에도 한창이다. 최근 경남 알미늄과 손을 잡고 국내 최초로 프레임까지 국내 제품으로 사용한 BIPV 시제품을 만들었다.  

 

박 소장은 "아직까지 BIPV 1장 만드는 데 일반 모듈 5장 만드는 시간이 걸린다"며 "모듈의 효율뿐 아니라 공정 과정의 효율까지 책임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를 준비하기 앞서 그는 최근 일본과 중국, 독일의 태양광 셀과 모듈 공장을 탐방했다.

 

일본 샤프를 방문해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하나의 회사일 뿐인데 우리나라 대전 연구소보다 더 좋은 장비를 갖추고 있더라"고 말했다.  

 

박 소장은 "자동화 시설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는 일본에 반해 중국은 장비가 전혀 없었다"며 "모두 사람의 손을 거쳐 만들고 있었다"고 밝혔다.

 

박 소장은 "중국의 한 모듈 공장에 1000여명의 근로자가 열을 지어 일하고 있었다"며 "스트링 납땜부터 셀과 셀 연결, 리본 접착까지 모두 수작업이더라"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모듈 공장도 울상

 

경동솔라는 제품은 불티나게 팔리지만 원자재 가격과 환율 상승에 웃을 수만은 없다.

 

모듈의 핵심 부품은 셀은 독일에서, 접착제인 에바는 일본에서, 백 시트는 미국에서, 리본은 독일과 일본에서 가져온 외국 제품이다. 심지어 전원 연결박스와 모듈을 연결하는 풀도 '3M' 미국산이다.

 

국내 제품인 프레임만 제외하면 모두 외국 제품인 셈이다.

 

김문성 부사장은 "원자재 가격 상승때문에 버려지는 자재가 없도록 근로자들에게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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