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기오염의 사회적 비용
[칼럼] 대기오염의 사회적 비용
  • 양춘승
  • 승인 2019.06.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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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춘승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부위원장
▲양춘승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부위원장
양춘승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CDP)
부위원장

[이투뉴스 칼럼 / 양춘승] 이제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일상이 되고 있다. 공기가 나빠 숨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루 마시는 물은 2리터 정도지만, 호흡하는 대기는 분당 7-8리터로 하루 11,000리터 정도이다. 그만큼 맑은 공기는 우리 삶에 중요한 존재이다. 얼마 전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해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사망자 수가 880만 명으로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 730만 명보다 150만 명이나 많다고 발표했다. 대기오염이 우리의 기대수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대기 오염의 사회적 비용은 얼마나 될까? 먼저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사망자 관련 비용을 알아보자.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대기오염은 주로 미세먼지와 오존이다. OECD가 2017년 OECD 소속 35개 국가와 신흥개발국 6개 국가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2015년 이들 나라에서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사망자는 424만 명, 오존으로 인한 조기사망자는 25만 명이고,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1조8882억달러, 세계 GDP의 3.5%라고 한다. 한국의 경우 조기사망자는 17,000명으로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641억달러 한국 GDP의 3.7%에 해당한다. 이는 실외의 대기 오염만을 고려한 것인데, 실내 공기의 오염으로 인한 사망자를 포함하면 ‘나쁜 공기’로 인한 총비용은 위 숫자의 두 배가 될 것이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피해는 조기사망에 국한되지 않는다. 대기오염은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화석연료가 불완전연소할 때 나오는 미세먼지의 일종인 블랙카본(black carbon), 대류권 오존, 메탄가스 등 이른바 단기기후오염물질(short-lived climate pollutants, SLPCs)은 대기 중에 수일에서 수십 년 체류하면서 지구온난화에 30~40% 기여하고 있다. 2017년 기준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연간 16조달러라고 하니, SLPC로 인한 비용은 4.8조~6.4조달러로 추산된다.

이 밖에도 대기오염은 강수 패턴과 태풍 강도, 재생에너지, 식량 생산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세먼지는 태양의 복사에너지를 줄이고 수분증발량을 줄여 강수 패턴을 변화시켜 어떤 지역에는 홍수를 다른 지역에는 가뭄을 가져오고, 태양광 패널의 발전효율을 낮추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인도와 중국의 경우 미세먼지로 인해 태양광 발전 효율이 최대 25%까지 줄고, 중국은 연간 11GW의 발전 손실을 보고 있다고 한다. 또, 오존은 식물 세포를 손상시키고 광합성을 방해하며, 미세먼지는 식물에 필요한 햇빛의 투과를 막아 식량 생산에 악영향을 미친다. 2000년 기준 대기오염으로 인해 식량 생산이 연간 160~260억달러 정도 줄어들었는데, 이는 콩과 밀 생산량의 15%, 옥수수 생산의 5%에 해당된다고 한다. 

이처럼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가히 천문학적으로 크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대기오염을 줄이는 데서 오는 편익이 엄청 크고, 따라서 맑은 공기를 위해 요구되는 막대한 투자가 절실하고도 정당하다는 말이다.

그럼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현재 대기오염을 가져오는 주요 원인이 화석연료 특히 석탄화력 발전과 내연기관을 장착한 자동차라는 사실에 주목한다면 해답이 보인다. 먼저 석탄화력 발전에 대한 금융 제공을 중단하여야 한다. 세계 최대의 국부펀드를 가진 노르웨이 정부는 최근 8개 석탄회사와 150개 석유회사에 대한 60억달러에 달하는 투자를 철회하는 한편 최대 140억달러까지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우리나라에서도 석탄화력에 대한 금융 제공을 중단하겠다는 선언에 참여하는 금융기관이 나타나고 있어 주목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기존 자동차의 운행을 줄이고 전기차나 수소차 같은 친환경 차량에 대한 지원을 더욱 확대 강화하여야 한다. EU가 2030년까지 내연기관을 장착한 차량의 운행을 일체 금지한다는 강력한 방침을 세우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제 맑은 공기는 정부정책의 최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국가기후환경회의라는 기구를 만들어 기후변화와 대기오염 문제에 적극 대처하기로 한 것은 대단히 환영할 만하다. 충분한 예산지원과 치밀한 준비를 통해 맑은 공기가 삼천리금수강산 구석구석 가득찬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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