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재환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
원자력 현안 설문조사 지속…정책 결정층에 제공
"원전 찬성하지만 내 거주지는 안돼" 님비 해결과제

▲ 이재환 이사장.

[이투뉴스 장효정 기자] 원자력은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친환경 그린 에너지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민 일부는 아직까지도 원자력 발전소를 ‘기피의 대상’으로 여기고 발전소 증설을 반대하고 있다.

대국민 원자력 홍보기관인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의 이재환 이사장을 만나 원자력 인식 변화를 위한 노력을 들었다.

이 이사장은 2008년 12월 16일 취임해 기자와 만난 지난달 17일 취임 1년을 맞이했다. 그동안 이 이사장은 2009년을 ‘재단 재탄생의 해’로 간주하고 다양한 대국민 홍보 정책을 펼쳤다.

이 이사장은 “재단은 대국민 원자력 홍보기관으로 원자력 이해도를 높이는 국가 핵심 업무를 맡고 있다”며 “이사장으로 발탁되고 난 뒤 원자력에 대한 국민 인식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로 홍보 활동을 펼쳤으며, 이러한 노력으로 국민 이해가 점차 상승하고 있어 뜻 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취임 후 이 이사장은 ‘차세대 원자력 이해 교육사업’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10년 혹은 20년 뒤 우리나라를 이끌 차세대를 위한 교육 정책을 펼쳤다.

이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세계 6위권의 원자력 강국으로, 기술을 강화하고 발전소 건설을 위한 원천 기술을 보유한다면 향후 원자력을 기본 에너지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차세대 인력이 원자력 증진과 개발을 이해한다면 우리나라가 좀 더 빨리 원자력 부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이 같은 사업을 브랜드화했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의 말처럼 재단은 올해 차세대 교육을 위한 ‘원자력 올림피아드’, ‘대학생 에너지 캐러밴’, ‘대학생 에너지 동아리’, ‘원자력 일일교사제’ 등의 사업을 실시했다.

▲ 이재환 이사장.

특히 서울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올해 처음 시도한 원자력 올림피아드의 성과는 대단했다. 학생들이 직접 심사위원에게 원자력 탐구 주제를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올림피아드는 원자력 이해력 증진은 물론 친(親)원자력 인식까지 높일 수 있었다. 참석한 서울시 초등학생 수는 무려 275명.

이 이사장은 “첫 사업이라 서울시 초등학교 재학생들로 제한했지만 성과가 좋아 2010년엔 전국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실시할 것”이라며 “미래 대한민국의 희망인 초등학생들이 참여함으로써 원자력의 발전(發展)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특히 2010년엔 대학생 에너지 동아리 증진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학생 에너지 동아리는 재단이 운영비용 일부를 지원해 대학생들이 원자력의 필요성 및 효용에 대한 토론회와 심포지엄을 개최, 원자력에 대해 토론을 펼치는 활동을 한다.

이는 대학생들이 에너지에 관심을 갖는 계기를 마련함과 동시에 대학생들에게 토론 문화를 심어줄 수 있는 적절한 사업이라고 이 이사장은 판단했다.

그는 “대학생이 원자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이 같은 사업을 마련했다”며 “원자력학과 학생뿐만 아니라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활동하고 있으며, 재단은 토론회나 심포지엄을 열 수 있도록 일부 활동비를 지원해 원자력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에너지 동아리는 현재 경북대, 군산대 등 7개 대학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12월 21일 대전 유성연구원에서 200여명의 대학생들이 모여 그간의 토론 내용을 발표하는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 이사장은 “2010년엔 20개 대학에 동아리를 만들어 대학생의 에너지 이해 제고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 이사장은 97%의 에너지ㆍ자원을 수입하는 비용만 해도 일년에 1415억달러(약 166조5455억원ㆍ2008년 기준)가 소요된다며 원자력 발전소 확대를 주장했다. 원자력은 과학의 산물이며 방사능 유출의 위험이 전혀 없는 친환경 에너지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

그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은 세계 모든 나라가 해야 할 사업이고 원자력 발전소를 확대하면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며 원자력 증진에 대한 이해를 구했다.

재단은 특히 요르단 연구용 원자로 수출에 성공한 것을 토대로 요르단에 원자력 홍보 노하우를 제공키로 했다. 이에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지난해 2월 ‘원전 기술수출지원을 위한 MOU’를 체결해 원자력 기술 및 설비 수출 시 대상국에 원자력 홍보 노하우를 함께 제공하기 위해 ‘원자력 홍보 매뉴얼’을 제작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일반 국민 800명을 대상으로 기후변화 인식도, 계속운전 찬반 등 주요 원자력 현안 사항에 대한 여론 조사를 실시한 데 이어 올해도 지속할 계획이다.

이 이사장은 “원자력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추이를 정기적으로 조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재단은 올해 다양한 국민 설문조사를 실시해 정책 결정층에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원자력에 대한 인식 추이 점검 결과 여성이 남성에 비해 원자력 이해도가 23~27% 낮은 것을 바탕으로 가정 생활을 책임지고, 자녀를 교육하는 주부들을 대상으로 원자력 강의 횟수를 점차 늘릴 계획이라고 이 이사장은 덧붙였다.

▲ 원자력 발전소 수용성.

한편 재단은 전국의 만19세 이상의 남녀 15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원자력 국민인식조사 결과'를 지난달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3.7%가 '원자력 발전의 필요성을 느낀다"고 답했다.

또 원자력 발전소를 증설해야 한다는 의견이 전년 대비 9.2%포인트 상승한 50.6%로 나타났고 '안전성 신뢰' 역시 전년 대비 2.8%포인트 상승한 61.1%로 꾸준한 증가를 보이고 있다.

이 이사장은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은 원자력 발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10명 중 6명이 원자력 발전이 안전하다고 말했다”며 “원자력문화재단이 없어져야 한다는 각오로 원자력 이해도를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원자력 발전소 증진에 대해서는 공감하나 거주지에 원자력 발전소를 지어도 무방하다는 의견은 26.9%에 불과해 ‘님비 현상’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부각됐다.

거주지에 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는 이유는 ‘미량의 방사능 유출 우려’가 62.7%로 가장 높았고 ‘예상 외의 사고 가능성’이 48.9%, ‘방사성 폐기물 처리문제’가 48.2% 순(이상 복수응답)으로 나타났다.

▲ 안정성.

이 이사장은 “우리나라 원자력 발전소는 5중 방어벽으로 건설한 데다 마지막 방어벽은 1m 20cm의 두꺼운 콘크리트를 사용해 안전하다”며 “세계 1위의 원전 운영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원자력이 의료분야에서 질병 진단 및 치료에 사용하고 농작물의 품종 개량, 식물의 성장 촉진이나 억제, 지질이나 화석의 연대 측정, 수화물 검사 등에도 사용하는 만큼 원자력은 일상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유용한 존재라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마지막으로 "원자력은 항상 주변에 있는 동반자 역할을 하는 청정에너지"라고 생각해 달라며 "앞으로도 원자력의 안정성을 홍보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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