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발행인

이재욱 발행인
[이투뉴스 신년사] 경인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호랑이처럼 유감없이 도약해야 하는 한 해가 되어야 한다. 지난해 우리는 미국발 서브프라임이라는 경제위기 가운데서도 소처럼 묵묵히 도약을 위한 발판을 다져 왔다. 우직한 소걸음 같은 세월이었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숨가쁘게 달려온 한 해였다.

우선 우리나라는 원자력 도입 50년만에, 그리고 고리 원자력발전소를 상업운전하기 시작한 지 31년만에 상업용 원자력발전소 수출이라는 쾌거를 일궈냈다. 무려 400억달러(47조원)에 달하는 원전 수출은 그 규모가 우선 사상 최대이다. 리비아 대수로 공사 63억달러보다 6배나 많은 수준.

원자력 6대 강국답게 우리도 미국 프랑스 일본 러시아 등과 함께 당당하게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세계 무대에 등장한 것이다. 특히 원자력발전소 수출은 그동안 튼실하게 쌓아온 우리 기술력과 이명박 대통령의 정교한 정상외교 기량이 만나 성사된 데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전이 중심이 된 우리나라 컨소시엄이 고비를 넘을 때마다 과거 현대건설 회장으로서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지휘한 경험과 경륜을 과감히 발휘했다. 때로는 공기단축으로, 원가절감으로 한전 컨소시엄에 훈수를 아끼지 않았다. 더욱이 아랍 국가들과 많이 상대해 본 특장을 최대한 활용해 아랍 수뇌부와 직접 여러 차례 담판도 벌였다.

앞서 우리나라는 역시 처음으로 한국원자력연구원과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요르단의 연구용 원자로 수출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됨으로써 원자력 수출에 물꼬를 텄다. 이같은 원자력 수출은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원자력 르네상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는 이와 함께 개도국으로서는 유일하게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지난해 말 국제사회에 발표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위치를 공고히 했다. 이런 이명박 대통령의 이니시어티브는 올해 G20 정상회담을 서울로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 밖에 우리나라는 G8 정상회담에서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선도국으로 지정됐다. 이는 향후 수십년간 인류를 이끌어나갈 몇 가지 기술 중 하나.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지난 한 해는 도약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는 데 전력을 다해온 시기였다.

올해는 지난해 쌓은 바탕 위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일들을 하나하나 슬기롭게 풀어나감으로써 선진국을 향해 뛰어야 한다. 우선 작년말 수주한 원자력발전소 수출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나섬으로써 역시 한국이 맡으니 다르다는 믿음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수뇌부와 국민에게 심어주어야 한다.

연구용 원자로 역시 우선협상대상자에서 계약 당사자로 확정해야 하며 이를 계기로 세계의 연구용 원자로 시장에 본격 참입하는 신호탄으로 삼아야 한다. 연구용 원자로 시장도 무궁무진하다.

올해는 특히 에너지 가격에 대한 본질적인 손질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미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등은 에너지가격을 원가에 연동시키겠다고 천명했다. 늦었지만 정확한 진단이며 수술은 불량 종양을 확실하게 제거해야 한다.

물론 국민 입장에서는 전기와 가스 요금이 불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원가에 연동하지 않는 공공요금이란 시장을 문란하게 하고 자원배분을 왜곡시킬 뿐이다. 가격만이 가장 확실한 시장기능이라는 권능을 살려야 한다.

다만 가격상승으로 고통이 심한 에너지 빈곤층에게는 별도의 에너지 복지대책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에너지 복지대책은 빈곤층이 확실하게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파악한 뒤 이루어져야 한다. 탁상 위에서 마련해서는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에너지 가격 원가연동제가 힘없는 서민들에게 눈물을 주어서는 안된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작년까지 다져온 기반 위에 뿌려놓은 씨앗이 소담스런 열매로 맺어지기에는 또다른 노력이 필요하다. 방해요인은 제거해야 한다. 국민적 저항이 예상되는 부문은 진솔하게 국민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도약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창공을 향해 비상할 때 우리는 선진국에 들어가는 것이다. 모두 힘을 모으고 서로를 격려할 때다.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