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ㆍSK케미칼ㆍSK C&C 등 '혼동'…변경 엄두도 못내

자산 기준 국내 3위의 SK그룹 주요 계열사 중에는 사명(社名)이 엇비슷해  헷갈린다는 지적을 받는 곳이 적지않다.

 

소비자들은 말할 것없고 때로는 관련업계 사람들 사이에서도 "혼동된다"는 코멘트가 나온다. 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해당 계열사들이 사명을 바꾸는데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일반 소비자가 아닌 기업을 상대로 중간재를 만들어 팔고 있어 굳이 사명까지 바꿔야 할 필요성이 절실하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회사 이름 때문에 헷갈리는 현상은 정보통신과 함께 그룹의 다른 한축을 이루는 에너지.화학 관련 분야 회사들에서 두드러지는데 SKC와 SK케미칼은 대표적인 사례다.

 

28일 SK그룹에 따르면 SK케미칼은 지난해 1조10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  정밀화학, 생명과학 회사다. 환경.정보통신 소재에서부터 기능성 화장품, 의약품,  건강식품 등에 이르기까지 취급하는 분야가 만만치 않다.

 

선경화학으로 시작한 SKC는 적지않은 이들에게 과거 '비디오테이프'에 등장하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 회사다. '스카이롤'이라는 브랜드를 가진 폴리에스테르 필름, 자동차 내장 등에 사용되는 기능성 첨단소재, LCD용 광학필름 등을 생산, 판매한다.

 

그러나 SKC에서 'C'의 연원이 역시 케미칼(Chemical)이었기 때문에 SK케미칼과 동일한 회사로 잘못 이해되는 경우가 꽤 있다는 전언이다. 그룹 측은 때문에 SKC는 사명 연원을 생략한 채 그 자체로 고유명사처럼 사용하고, 대외적으로도 그렇게 설명한다고 귀띔했다.

 

헷갈림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SK C&C도 SKC, SK케미칼의 '케미칼'에  영향받은 연상 작용으로 인해 화학 계통 회사로 오인되곤 하지만 그것과는 전혀 관계없는 업체다.

 

SK C&C는 시스템통합(SI), 정보기술(IT) 아웃소싱 등과 관련해 솔루션과 기술을 제공하는 회사로 지난해 PMP(개인멀티미디어휴대단말기)를 시장에 내놓아 주목받은 바 있다. 사실 이 사명의 'C&C'도 컴퓨터, 커뮤니케이션의 이니셜을 딴 것이지만 지금은 그런 연원과 관계없이 사명 자체를 고유명사처럼 사용한다고 한다.

 

SK E&S도 언뜻 봐서는 뭘 하는 회사인지 알 수있는 힌트가 배제된 사명이다. 'E&S'는 에너지, 소시즈(Sources) 이니셜을 딴 것으로 이 회사는 LPG와 도시가스,  발전사업 등을 주요 비즈니스로 삼고 있다. 특히 대한, 부산, 충남 등 도시가스 회사 등 11개 회사를 자회사로 거느린 채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성격은 다르지만, 그룹 맏형격인 SK㈜의 이름도 정유업을 하는 자사 성격을  전혀 드러내지 않은 사례로 꼽힌다. 에쓰오일이니 현대오일뱅크니 하는, 같은 업계의 사명은 '오일'이라는 키워드를 적시, 정유업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나 SK㈜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유만이 아니라 자원개발, 가스, 석유화학 중간재, 일반 화학제품,  길안내 서비스, 렌터카, OK캐시백 등 무수한 비즈니스를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사명이 적합하다는 게 그룹의 판단이다.

 

이와 함께 선경직물로 시작한 뒤 무역상사 등으로 끊임없이 업역을 넓혀온 SK네트웍스도 이름만 봐서는 어떤 회사인 지 선명하게 다가오는 않는 경우로 분류되기도 한다.

 

하지만 글로벌 종합물류를 지향하기 때문에 이런 사명이 적절하다는 평가도  있다. 이 회사는 현재 인터넷 전화서비스 등 통신, 주유소 등 에너지 판매, 해외자원 발굴, 자동차 정비, 무역, 패션, 수입차 사업 등 여러 분야에 손을 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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