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자회사 중 3개사 영문 사명 교체…발전자회사 반응 '묘연'

[이투뉴스] 전력산업구조개편에 대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연구용역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한국전력의 자회사들이 영문 사명을 변경하고 있다. 한전의 영문 사명인 'KEPCO'를 적용한 것.

현재 한전의 10개 자회사 가운데 통합설이 나도는 발전자회사를 제외한 나머지 자회사들이 이미 사명을 변경하거나 교체할 계획이지만 발전자회사들은 이 같은 논란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발전사 관계자는 “영문사명 변경을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는 KDI 연구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우선”이라며 “만약 통합이 되면 브랜드명에 ‘KEPCO’를 적용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지만 지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KDI 연구용역 결과가 발표되면 이들 발전자회사들도 결국 해외사업 활성화를 위해 영문 사명을 변경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한전과 나머지 발전자회사의 통합이 확실치 않기 때문에 발전자회사들이 ‘KEPCO’란 브랜드를 사용하는 것을 검토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한전의 나머지 자회사들이 영문 사명에 ‘KEPCO’란 브랜드 명을 사용하고 있는 이상 머지않아 발전자회사도 영문 사명에 KEPCO를 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전 자회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 3월 한전 자회사의 사장단회의에서 김쌍수 한전 사장이 해외 사업 시 ‘KEPCO’ 브랜드를 활용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의했고 대부분의 그룹사들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며 “한전의 브랜드가 세계에 검증됐기 때문에 현재의 사명에 'KEPCO'를 반영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 사명을 변경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6개 발전사의 사명보다 한전의 브랜드명인 'KEPCO'의 해외 경쟁력이 더 강하기 때문에 해외 사업 활성화를 생각한다면  'KEPCO'를 활용할 것이라는 것.

현재 발전자회사가 사용하고 있는 사명은 2000년 전력산업구조개편으로 한전과 발전자회사가 분리되면서 규정한 것으로 당시 발전사들이 운영하는 메인 발전소가 어디 있느냐에 따라 결정됐다.

하지만 당시는 해외 영업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고 한 달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결정했기 때문에 해외 영업에 사용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전과 발전자회사로 분리할 때 남동, 남부, 서부, 중부, 동서발전으로 사명을 규정했는데 급하게 만들어져 해외에서는 경쟁력이 없다”며 “특히 발전소 지역에 따라 발전자회사의 사명을 규정했는데 이 같은 사정을 모르는 해외에서는 지역에 따라 나눈 발전사명을 기억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발전자회사를 제외한 자회사들은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전력기술은 이미 영문사명을 KOPEC에서 KEPCO E&C로 교체했다. 한전KDN도 지난달 24일 이사회를 열고 영문 사명을 기존 Korea Electric Power Data Network에서  KEPCO KDN으로 변경키로 했다. 한전KPS는 최근 권오형 사장의 갑작스런 부음으로 인해 사명 변경을 결정하지 않았지만 현재의 영문 사명인 Korea Plant Service & Engineering을  KEPCO KPS로 교체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한전KDN 관계자는 “'KEPCO'라는 한전의 영문 사명이 대외적으로 잘 알려져 있어 해외 영업 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 변경했다”며 “향후에는 변경된 사명으로 해외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효정 기자 hy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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