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성 폐기물은 청정에너지 원료…시장형성 위해 정부지원 필수"
바이오가스 세계최고 기술력, SK 등 대기업·지자체에 공급

[이투뉴스] 음식물 쓰레기나 하수슬러지(찌꺼기) 등은 이제 더 이상 단순 쓰레기가 아니다. 화석연료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바이오가스 생산에 필요한 주요 원료다. 쓰레기를 처리하는 수준을 넘어 적극적으로 이를 자원화하려는 움직임이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일고 있다. '바이오가스 강국'인 스웨덴은 이미 기존 화석연료의 상당 부분을 바이오가스가 대체해 나가고 있다.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지만 국내에서도 바이오가스가 난방용 도시가스로, 차량용 연료로 쓰일 날이 머지 않았다. 불모지나 다름없는 국내 바이오가스 산업 발전을 위해 앞장서고 있는 스칸디나비안 바이오가스 코리아(SBK) 심덕섭 대표이사를 만나 사업현황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 심덕섭 스칸디나비안 바이오가스 코리아 대표이사
"한국은 쓰레기 분리수거가 잘 이뤄지고 있고 하수처리시설이 잘 갖춰져 있을 뿐 아니라 가스 인프라도 잘 구축돼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오가스 관련 기술개발이 안 돼 있어 잠재력이 무척 크다고 할 수 있죠."

심 대표는 해외에서 바라보는 한국의 바이오가스 시장 잠재력을 이같이 전하며 "바이오가스 사업은 화석연료를 대체해 지구온난화 방지에 기여할 뿐 아니라 폐기물 처리, 탄소배출권 확보, 신재생에너지 보급 등 활용분야가 다양하다"고 말했다.

SBK는 스웨덴 스칸디나비안 바이오가스(Scandinavian Biogas Fuels, SBF)가 2008년 80%의 지분으로 세운 한국 투자법인이다.

SBK 설립 이전 20여년간 하·폐수 처리사업을 해온 심 대표는 하수슬러지 처리문제로 고심하던 중 SBF를 만나게 됐다.

SBF는 하수처리장, 바이오디젤 공장, 매립지 등에서 나오는 유기성 폐기물로부터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는 세계적인 기업이다. 혐기성 소화공정을 통해 통상 3~5배 더 많은 양의 바이오가스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SBF의 기술력에서 가능성을 발견한 심 대표는 당장 사업을 추진했다. 2006년 부산에서 파일럿 플랜트를 시험 운영해 확신을 얻은 그는 이듬해 울산시와 '음식물 처리 및 하수슬러지 감량화 시설 설치 협약'을 맺고 사업을 본격화했다.

▲ 울산 용연하수처리장 바이오가스 플랜트
2008년 국내 법인 설립 후 지난해 바이오가스 생산을 시작해 SK케미칼 울산공장에 공급 개시했으며, 바이오가스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올해 울산 용연하수처리장 바이오가스화 플랜트를 완공, 상업 가동에 들어갔다.

SBK는 기존 소화조 시설의 효율을 개선한 이 시설을 통해 하루 25만㎥의 하수와 하루 180톤의 음식쓰레기를 처리한다. 바이오가스 생산량은 하루 3만㎥에 달한다.

SBK는 내년 중 다른 지자체와도 사업계약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고순도의 바이오가스를 생산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현재 SBK가 생산하고 있는 바이오가스는 순도가 낮다. 저순도로 정제된 바이오가스는 메탄 65%와 CO₂ 35%로 구성되며 열량은 5900kcal/N㎥로 낮아 주로 발전이나 스팀 제조 등의 열원으로 사용된다.

이를 고순도로 정제한 것이 '바이오메탄'이다. 메탄 순도가 98% 이상으로 높아지고 열량도 9500kcal/N㎥로 높아져 도시가스나 CNG(압축천연가스) 차량 연료로 쓰인다. 정제과정에서 포집되는 액화탄산가스(LCO₂)는 탄소용접 등 공업용이나 농업용으로 사용할 수 있어 부가사업도 가능하다.

정부도 대체 천연가스로 쓰일 수 있는 바이오가스의 중요성을 깨닫고 지난해 바이오가스 등 대체 천연가스의 거래와 유통이 가능하도록 특별고시를 제정했다. 하지만 품질기준 등 세부규정이 마련되지 않아 사업자들의 시장 진입이 쉽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정부는 대체 천연가스의 품질기준과 유통방식 등 세부규정을 마련하기 위해 관련 연구용역을 수행 중이다.

심 대표는 "관련기술은 이미 개발이 된 상태로 추가적으로 필요한 설비들을 제작하고 있다"면서 "중요한 건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장이 형성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바이오가스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 대표는 "앞으로 바이오가스를 자유롭게 만들어 팔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거나 제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가격이나 품질 등을 표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기성 폐기물은 청정연료로 만들 수 있는 소중한 자원이기 때문에 폐기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에너지 원료로 생각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 혐기성 소화 공정

김광균 기자 kk9640@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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