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0시부터 전국 주요소서 석달간 시행
GS칼텍스·에쓰오일 등도 가격인하 조짐

[이투뉴스] SK에너지가 지난 2월 서민용 난방유 가격을 인하한 데 이어 휘발유와 경유가격 인하를 전격 단행하기로 밝혀 동종업계에 파장을 몰고올 것으로 전망된다.

SK에너지는 물가상승에 따른 국민의 고통을 분담하고 물가안정을 위한 정부 노력에 부응하기 위해 오는 7일 0시를 기점으로 전국 4400여개 SK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을 ℓ당 100원 인하한다고 3일 밝혔다. 이 같은 조치는 7월 6일까지 3개월간 지속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전국 SK주유소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주유금액을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ℓ당 100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보유하고 있는 신용카드의 종류와는 무관하다.

기존 신용카드 할인 혜택이 있는 경우 추가로 SK에너지가 제공하는 ℓ당 100원 할인을 적용받는다.

신용카드가 없는 고객은 ℓ당 100원을 OK캐시백 포인트로 돌려받을 수 있으며, 현금으로 환급받거나 다음 주유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SK에너지는 신용카드 할인의 경우 신용카드사의 전산시스템 구축 준비로 지연될 수 있으며, 이 경우 SK주유소에서 엔크린보너스카드를 현장에서 발급받으면 OK캐시백 포인트를 적립받을 수 있다.

아울러 SK에너지 측은 국제 석유제품 가격에 변동이 있을 경우 이를 국내 가격에 반영할 것이기 때문에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고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SK에너지가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ℓ당 100원씩 3개월동안 내릴 경우 회사 측이 입게 될 손실액은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SK에너지 관계자는 "고물가로 고생하는 국민들과 고통을 분담하고 정부의 물가안정 노력에 협력하기 위해 가격인하를 결정했다"며 "정부와 사전에 교감이 있었던 건 아니다"고 말했다.

업계 1위인 SK에너지가 휘발유·경유 가격인하를 전격 단행함에 따라 GS칼텍스와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도 '울며 겨자먹기'로 비슷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당국과 업계 선두인 SK에너지의 교감에서 이뤄진 결정이라는 의심을 거두지 못한 채 어쩔 수 없이 가격 인하 흐름을 따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SK에너지가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사실상 인하하기로 하자 즉각 논평을 내고 크게 환영했다.

최 장관은 3일 정만기 지경부 대변인의 발표를 통해 "고유가로 인한 국민들의 부담을 나눠지겠다는 SK에너지의 가격인하 결정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모든 경제주체들이 고통분담과 상생의 정신으로 어려움을 이겨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장관은 그 동안 "2~3%대를 기록하는 정유사들의 영업이익률이 그다지 낮은 것이 아닌데 정유업계가 자연 독과점 혜택을 누리고 있다"며 기름값 인하을 공개적으로 압박해 왔다.

이 같은 SK에너지의 기름값 인하는 정부 압박에 못 이긴 결과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지경부와 기획재정부 등은 최근 석유가격 태스크포스를 꾸려 가격 비대칭성과 석유제품 가격 결정구조를 조사했으며, 그 결과를 다음주 중 발표할 예정이다.

아울러 공정거래위원회는 정유사의 주유소 관리 문제 등을 광범위하게 조사한 뒤 최근 그 결과를 업계에 전달한 바 있다.

이성수 기자 anthony@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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