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수출 판로 개척·인재 양성·자금 대출
기술개발부터 사업화·판로까지 지원책 다양

▲ 장도수 남동발전 사장이 동서산업 공장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이투뉴스] #1 발전기 부품업체 터보파워텍은 최근 국내 최초로 가스터빈 주요부품인 공기압축기 고정익 개발에 성공했다. 외산 일색인 공기압축기 고정익은 그간 비싼 구매비용과 수급의 불안정성, 잦은 고장 등으로 문제가 많았다.

한국동서발전은 30년간 발전터빈의 주요부품을 제작해온 터보파워텍에 공동 기술개발을 제안했고 1년간의 개발기간을 거친 끝에 가스터빈 핵심기술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중소기업의 기술력과 대기업의 맞춤식 지원이 이뤄낸 상생협력 성공모델이란 평가를 받은 사례였다.

#2 중소 전력설비 업체인 BNF 테크놀로지㈜와 케이엘이에스㈜는 한국남동발전의 전력설비 수출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BNF테크놀로지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를 대상으로 발전소 정지예방 및 분석시스템 설치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케이엘이에스는 동남아 지역에서 3차원 배관 변위감시 시스템 설치사업을 펼치고 있다.

대·중소기업 간의 협력과 상생. 지난해 동반성장이 처음 화두가 됐을 때만 해도 이는 현실감 없는 얘기로 들렸다. 납품단가 후려치기, 기술 및 인력 빼가기 등 문제가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중소기업이 상생을 모색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다. 하지만 많은 논란과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동반성장은 서서히 기업문화로 정착돼 가는 분위기다.

전력산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전력을 비롯한 전력산업계 공기업들은 납품단가 현실화는 물론, 협력 중소업체의 기술기발 지원은 물론 해외시장 판로 개척까지 중소기업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소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을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동반성장의 시초, 한전의 중기 전담 조직

한전의 동반성장 프로그램은 역사가 깊다. 1993년 공기업 최초로 협력 중소기업 전담조직을 만들어 중소기업 창업과 자금지원, 기술개발, 해외시장 개척 등에 대해 체계적인 지원을 해왔다.

주목할 만한 사업은 매년 해외에서 여는 수출 촉진회다. 한전은 이를 통해 현지 전력회사와 협력업체에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마련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112개 중소기업이 12개국에서 1914만달러의 수출계약을 맺었다. 올해는 16개국을 대상으로 2500만달러의 계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중소기업 연구개발(R&D)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전은 지금까지 534건의 협력형 R&D 사업에 964억원을 투입, 지식재산권 228건, 국가신기술 19건의 성과를 냈다. 또 중소기업 기술자료 보호를 위한 임치제도를 도입, 지난해 14건의 계약을 체결했으며 올해도 15건의 계약을 추진 중이다.

◆ 상생경영 표준모델, 동서발전 '원스톱 지원체계'

동서발전은 발전회사 가운데 중소기업 지원에 대한 철학과 표준모델을 제시하는 데 앞장서 왔다.

구매위주의 일방적 지원에서 벗어나 중소기업의 핵심기술 공동개발, 해외시장 판로개척, 인재양성 지원정책까지 원스톱(One-stop) 지원체계를 갖췄다.

특히 중소기업청과 공동으로 시행하는 구매조건부 국산화 개발과제를 비롯해 현장연구, 협력연구 등 143건의 과제수행을 통해 외산자재의 국산화에 성공, 모두 133억원의 구매비용 절감을 달성했다.

지난해 10월 지식경제부가 실시한 '2010 공공기관 중소기업 지원 평가'에서 14개 수익형 공기업 가운데 1위를 차지하며 4년 연속 1위에 오르는 성과를 달성하기도 했다.
 
중소기업을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챙기는 일에도 모범적이다. 매달 하루를 '중소기업의 날'로 지정해 경영진이 직접 현장을 찾아 애로사항을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 남동발전, 이업종 기술 융복합 사업화 주도

남동발전은 올해 중소기업 지원폭을 크게 넓혔다. 지난해 8억6000만원과 9억6000만원이 투입된 중소기업 지원사업과 공동연구개발사업 예산을 올해 각각 24억원, 25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이렇게 늘린 예산은 중소기업의 R&D 및 수출촉진 사업 등을 확대하는 데 들어간다. 남동발전은 크게 기술역량 강화, 지속성장 기반구축, 글로벌 진출 촉진 등 3대 전략 아래 12개 추진과제를 두고 있다.

남동발전은 올 상반기에 중남미 등 3개 지역 수출로드쇼, 두바이 WETEX 등 전문 전시회 참가지원, 해외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 개최 등 수출촉진 사업을 벌이며 70여개 협력업체의 참가를 유도해 1200만달러의 계약 실적을 올렸다.

특히 올해부터는 이업종 중소기업 간 기술 융·복합 사업화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남동발전은 최근 비즈하스피탈을 비롯한 협력업체 9개사와 '오픈이노베이션' 지원협약을 맺고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서로 다른 업종 간 기술 교류를 통해 상생 시너지를 내기 위한 것으로 남동발전은 비즈니스 타워 역할을 한다는 구상이다.

◆ 한수원, 협력사 자금지원 확대

한국수력원자력은 공기업 최초로  2차 협력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금융지원에 나선다. 한수원은 최근 기업은행과 2차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최대 2.4% 저리로 125억원 규모의 신용대출을 해주는 사업협약을 맺었다.

그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대기업이 2차 협력업체에 유동성 지원에 나선 바 있지만 전력그룹사를 비롯한 공공기관 중에서는 한수원이 처음이다. 뿐만 아니라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한수원 뉴파워대출', '파워에너지론' 등 다양한 금융지원 제도를 시행 중이다.

전력그룹사는 이밖에서도 최근 자금이 필요한 유망 신재생에너지기업 지원을 위해 대기업과 금융사, 유관 협·단체 등과 함께 '신재생에너지 동반성장 보증펀드'에도 참여했다.

공공부문에서 한전과 한수원, 중부·남부·동서·서부발전이 각각 50억원을, 남동발전이 60억원을 공동 출연한 것을 비롯, 민관이 함께 1030억원을 모았다. 이를 통해 사업자금이 필요한 중소·중견기업은 추가 담보나 보증 없이 대출 받을 수 있게 됐다.

▲ 김문덕 서부발전 사장이 대영씨엔이 강릉공장을 찾아 설비에 관한 설명과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김광균 기자 kk9640@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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