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계 처분시설 공정률 84%…2단계 계획 사전작업 본격화

▲ 경주 방폐장 건설현장 항공사진(자료제공=방폐공단)
[이투뉴스] 경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이하 방폐장) 건설이 순항하고 있다.

방폐장 안전성 문제와 유치지역 지원사업 예산지원 미비에 따른 건설 중단 요구 등 끊임 없는 논란 속에서도 지난해 10월 기준 공정률 84%를 넘어서며 올 연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와 함께 2016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2단계 처분시설 건설계획도 지역주민과의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조속히 추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1단계 방폐장 건설 순조…안전성 강화 주력

경주 중저준위 방폐장은 현재 경북 경주시 양북면 214만㎡ 부지에 건설 중으로 올해 12월 총 처분용량 80만드럼 가운데 1단계 10만드럼 규모 시설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05년 주민투표로 부지가 결정된 경주 방폐장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지 않고 주민의견 수렴을 거쳐 사회적 갈등을 줄이려는 노력이 돋보인 국책사업으로 평가된다.

당초 2010년 준공을 목표로 했지만 공기가 2년6개월가량 연장되면서 연약 암반과 지하수 유입 등에 따른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사일로(지하 처분동굴) 구간의 암반 등급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 시공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방폐물 관리를 맡고 있는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은 안전성 논란이 계속되자 지난해 7월 2차에 걸쳐 공사 현장을 개방하는 등 위기에 정면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방폐공단 관계자는 "방폐장 개방행사를 통해 지역주민들이 직접 공사현장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우려가 해소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부 환경단체가 지질이 좋지 않아 공사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던 사일로 공사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사일로는 지하 80~130m에 높이 50m, 지름 23.6m의 콘크리트 구조물로 지어진다. 사일로 1개 용량은 1만6700드럼으로 모두 6개의 사일로에 방폐물 10만 드럼이 들어간다. 이곳에 원전과 병원, 연구소 등에서 나오는 작업복, 장갑과 같은 중저준위 방폐물이 처분 보관된다.

연약지반과 침출수 문제로 우려가 큰 곳인 만큼 특수 콘크리트로 보강하는 등 사일로 시공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방폐공단은 방폐장 건설 상시 점검체계를 지속 운영하면서 공사를 적기에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 지난해 공개된 방폐장 건설현장
◆ 2단계 처분시설 건설 시급…천층처분방식 검토

1단계 사업이 적기에 완료된다 하더라도 여전히 갈길은 멀다. 1단계 10만드럼 외 나머지 70만 드럼을 보관할 2단계 처분시설 착공도 서둘러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2단계 처분시설 계획 역시 안전성을 우려하는 환경단체와 반핵단체의 반발로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방폐공단은 2단계 방폐장에 대해 1단계 동굴처분 방식과 달리 천층처분 방식으로 건설할 계획이다. 공단은 이 방식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을 공식적으로 표명한 적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현재 천층처분 방식 추진계획을 놓고 경주시와 협의 중이다.

우선 올해부터 2단계 처분방식의 지역수용성 확보와 부지 특성조사, 환경영향평가 등의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각종 인허가 절차를 거쳐 2014년 12월 공사에 착수해 2016년 12월 준공한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2단계 처분시설에는 처분고, 지하 점검로, 배수계통 등 처분시설과 환기계통, 화재방호, 전력공급설비 등 부대시설, 인수검사시설, 저장시설 등 공용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방폐공단에 따르면 2009년 한국전력기술의 중저준위 방폐물 처분 시나리오 용역결과 향후 방폐물 50만드럼에 대해 천층처분 방식으로 처분하라는 내용의 권고방안이 나왔다.

동굴처분 방식이 암반 또는 지하동굴에 자연방벽이나 인공방벽을 만들어 폐기물을 처분하는 방식이라면 천층처분 방식은 지표면에 인공방벽을 만들고 그속에 처분하는 방식이다.

즉 천층처분 방식은 지표면에 콘크리트로 처분고를 만들고 방폐물 드럼을 쌓은 다음 그 위에 점토, 모래, 자갈, 아스팔트 등으로 복토층을 만들어 방사선이 새어나오는 것을 막는 기술이다.

방폐물 처분방식은 방식별 우위를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각국의 기상, 환경특성, 방폐물의 농도와 종류 등에 따라 결정하게 된다. 해외에서는 프랑스, 영국, 스페인, 미국 등이 천층식을, 스웨덴, 핀란드 등이 동굴식을 운영하고 있다.

방폐공단 관계자는 "2009년 용역결과가 나왔지만 지금까지 지역수용성 문제로 진전을 보지 못했다"면서 "조만간 2단계 처분시설 계획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지역수용성 제고 등 갈등 최소화 관건

최근 방폐공단이 경주시의회에 2단계 처분시설을 천층식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경주핵안전연대가 안전성 문제를 지적하며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1단계 처분시설처럼 2단계 계획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방폐공단은 지역수용성을 높여 갈등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방폐물 안전관리 관련홍보를 강화하고 지역과 공생발전을 위한 과제 발굴에 주력하기로 했다. 지난해 송명재 공단 이사장 취임 이후 단행했던 내부 혁신활동도 이어갈 계획이다.

방폐공단 관계자는 "중저준위 방폐장은 원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방사능 유출 위험성이 낮은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원전과 동일한 수준의 안전기준을 적용해 최고의 안전성을 갖추고 있다고 자신한다"며 "2단계 처분시설의 처분방식은 용역결과를 반영하되, 지역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광균 기자 kk9640@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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