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사설] 철이른 폭염이 계속되면서 전략 수요관리 자금이 바닥나고 있다. 지난해 9.15 정전대란 이후 올들어 처음으로 지난 7일 전력공급량에서 수요량을 뺀 예비전력이 400만kW 이하로 떨어졌다. 이미 고온현상이 지속되면서 정부가 전력난을 막기 위해 기업체들에 지급하는 절전보조금이 2400억원을 기록했다. 절전보조금이란 예비전력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시간대에 부하감축량을 입찰받으면 기업이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고 공장을 가동하지 않는 제도. 지난해 이런 전력 수요관리 자금으로 사용한 예산이 1000억원인데 비해 올해는 5월부터 더운 날씨가 지속되면서 본격적인 여름철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2배 이상을 사용한 셈이다.

올해 정부는 전력 수요관리 예산으로 4000억원을 확보해 놓고 있으나 6월부터 30도가 넘는 더위가 계속되면서 절전 보조금 예산이 금방 바닥날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관리는 지난해까지는 400만kW를 기준으로 했으나 9.15 전력대란이후 500만kW로 상향 조정했다. 즉 예비전력이 500만kW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면 기업들에게 보조금을 주고 전기를 사용하지 않도록 하기 때문에 자금이 더 투여될수 밖에 없다. 전력수요관리에 참여하는 기업은 130여곳으로 피크시간대 조업을 피하는 등 손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전력기금에서 kWh당 900~1000원 수준의 보조금을 받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예비전력을 50만kW 정도 낮추면 1000억원대의 예산절감이 가능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예산문제에 부딪히자 정부는 수요관리 기준 예비력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홍석우 지식경제부장관은 평년보다 2도 이상 기온이 상승하고 있어 수요관리 기준 예비전력을 400만~450만kW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장관은 고리 1호기 원자력발전소는 안전점검을 받고 있는데다 일부 발전소들이 가동이 정지되는 바람에 전력수급 상황이 좋지 않다며 6월에는 산업체 및 대형건물의 전력수요를 관리하더라도 위기경보 상황인 예비전력 400만kW이하로 내려가는 일이 잦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요관리 대상 예비전력량을 낮추는 것은 정부가 현명하게 판단할 문제이나 하향 조정하면 그만큼 불안은 커지기 마련이다. 전력사용량이 급하게 늘어나다 보면 주파수가 낮아지게 되고 이런 과정에서 불시의 사고가 발생해 발전소가 가동중지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모든 문제들을 해결하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안은 전기요금을 현실화해서 가격기능이 살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문제에 대해서는 시간을 질질 끌고 있는 상황이다. 전기요금 조정 역시 일률적인 적용 보다는 면밀한 분석을 통해 불필요한 전력을 낭비하지 않도록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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