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후쿠시마 대지진 이후 일본이 미래 에너지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다. 54기의 원자력발전소를 가동하고 있던 일본은 후쿠시마 대지진으로 인한 원전 폭발사고 이후 전면적으로 원전 가동을 중지했다.

금년 들어서야 여름철 전력수요 피크에 대응하기 위해 2기를 가동하고 있는 상태다. 일본 전력사용량의 30%를 차지하고 있던 원전을 가동하지 않으면서도 폭염이 기승을 부린 올 여름을 버텨내고 있다. 날씨가 더 더운데도 불구하고 일본은 20% 이상 전력수요를 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민들의 절전 움직임이 너무 철저해 정부가 나서서 적정한 정도의 냉방기는 가동하라고 장려하고 있는 실정.

일본이 이처럼 전력수요를 크게 줄이는데 성공한 것은 무엇보다 국민들의 절전의식이다. 아울러 지금까지의 중앙집중형 전력 시스템에서 분산 전원형 인프라로 바꿔나기기 위한 치밀한 전략이 실효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분산 전원형 시스템이란 대형 발전소에서 전국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체제 보다는 특정지역 재해발생에 신속하고 편리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즉 태양광 발전소나 풍력발전소, 연료전지 등으로 여러 지역에서 전기를 생산해 냄으로써 위험을 분산하는 것이다.

일본은 이를 위해 태양광발전소에 발전차액을 지원하는 발전차액지원제도(FIT)를 새로 도입해 태양광 신규 발전량을 작년 1300MW에서 2013년에는 원전 3~4기에 해당하는 3200~4700MW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나라가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 제도를 통해 태양광 발전을 연간 200MW씩 늘려나가려는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규모다. 분산형 전원의 대표격인 신재생에너지 산업 육성을 통해 원전을 대체해 나가려는 강력한 의지가 돋보이는 정책이다.

또한 전력수요의 20%를 차지하는 조명분야 전력사용을 줄이기 위해 수명이 긴 LED 전구로의 교체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태양광 발전소의 생산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전력저장장치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물론 재해발생이나 정전 등 유사시에 효과적인 전력공급원으로서 활용가치가 높은 가정용 2차전지 사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은 특히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 차세대 자동차의 비중을 현재 0.4%에서 2020년에는 15~20%까지 높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현재 120~200km에서 2020년에는 두배 수준까지 올리고 일반 충전기도 200만대, 급속충전기는 500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원전에서 가능한 탈피해 분산형 전원 시스템을 확고하게 구축하려는 일본의 노력을 우리도 좌시해서는 안된다. 원전의 지속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조금씩 분산형 전원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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