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원칙수사’에 힘없는 농가 울부짖는다

최근 면세유 불법전용 농가에 대한 검찰의 수사 확대로 시름을 더하고 있다.

화훼업계와 인천지방검찰청 등에 따르면 면세유를 벙커C유로 불법전용해 온 인천지역 화훼농가들에 대해 지난 10월 인천지검의 수사가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농민 131명이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실정이다. 이는 농가에 벙커C유를 공급해 온 유통업자 적발되면서 ‘거래자 명단’도 함께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농민들은 혹시나 검찰 수사가 확대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실정이다.

동절기 에너지난으로 3중고를 겪고 있는 화훼농가의 입장에서 면세유 불법전용은 달콤한 유혹이 아닐 수 없다. 한정된 면세유로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에서 면세유 물표를 많은 양의 벙커C유와 바꿔 주는 불법 유통업자의 거래 유혹을 뿌리치기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따라서 화훼농가의 면세유 불법전용이 합리화될 수는 없으나, 에너지난으로 인한 ‘생계형 범죄’임을 감안할 때 원칙적인 수사와 처벌보다는 지도 차원의 선처가 있어야 한다는 게 업계의 바람이다.

나아가 벙커C유의 발생과 처리가 현실적인 과제로 불거진 상황에서 음성적 거래를 단속만 할 게 아니라 농가와 같은 특별한 대상에게 오염방지시설 설치를 전제로 공급, 양성화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에너지난으로 신음하는 1만3000여 화훼농가와 600만 농심(農心)이 ‘생계형 범죄’에 대한 검찰의 수사방향과 처벌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화훼농가 탄식소리 ◆

 

▶ “화훼를 시작한지 벌써 10년이 넘었는데 최근 몇 년동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온실 난방비가 두배로 급증한 상황에서 사업을 할수록 적자만 늘어가는 꼴입니다.”

▶ “정부가 할당해 주는 면세유로는 턱없이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온실 적정온도를 유지하려면 아껴 땔 수도 없고 미치겠습니다.”

▶ “난방유를 아끼려다 보니 하루에 연탄을 400~500장 정도 때고 있는데, 연탄가는 일이 장난이 아닙니다. 아마 막노동을 해도 이보다는 나을 겁니다.”

▶ “난(蘭) 가격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데, 생산비용은 두세배는 올랐습니다. 매년 적자를 보면서도 차마 그만 둘 수도 없고 속만 태우고 있습니다."

▶ “유통업자에게 벙커C유를 사서 쓰곤 했는데 불법인지도 몰랐습니다. 검찰 수사가 이루어지고 있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특별취재팀=장익창.최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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