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배럴당 60달러선 유지 겨냥

국제 유가 흐름을 좌지우지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영향력 확대를 위한 회원국 늘리기에 나섰다.

 

<AFP>의 보도에 따르면 OPEC은 지난 14일 나이지리아의 수도 아부자에서 각료회의를 갖고 내년 2월부터 산유량을 하루 50만 배럴 추가 감산키로 하는 한편 앙골라를 12번째 회원국으로 가입시킴으로써 국제 고유가 체제를 유지하는 동시에 세계 석유자원에 대한 장악력을 한층 강화해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OPEC이 특히 지난 1975년 아프리카의 가봉을 회원국으로 추가 가입시킨 지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앙골라의 가입을 승인한 것은 향후 회원 수를 적극 늘려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OPEC 대변인은 앙골라에 이어 수단이 내년 3월 13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으며 남미의 에콰도르와 볼리비아도 OPEC 가입을 추진 중이다. 앙골라와 수단은 OPEC 가입을 통해 정치적 혜택을 누리게 될 뿐 아니라 보호막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콰도르의 경우 어느 정도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영향권에 들어있는 현실로 미뤄 OPEC에 가입할 경우 반미 성향을 보일 가능성도 예견된다고 에너지 컨설턴트회사 ‘존 홀 어소시에이츠’의 존 홀 은 지적했다. 이런 점 때문에 에콰도르가 OPEC에 가입하려면 정치적 걸림돌을 말끔히 제거하는 것이 선결과제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남미의 또 다른 좌파 성향 국가로 분류되는 볼리비아도 하루 산유량은 4만 배럴밖에 안되지만 OPEC에 가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OPEC은 내년 2월 중 산유량 추가 감산 결정 및 새 회원국 가입 승인 등을 통해 국제 고유가 추세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

 

OPEC이 가격 책정을 목표로 하고 있지 않다는 알리 알-누아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애널리스트들은 OPEC 회원국들이 국제 유가를 배럴당 60달러선에서 방어하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보고 있다. 유가 배럴당 60달러는 지난 2002년의 3배에 이르는 수준이지만 OPEC은 세계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인플레 압력은 계속 억제될 것으로 확신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OPEC이 내년 2월부터 추가 감산에 나서기로 한 것은 내년에 비(非)OPEC 산유국들의 생산량이 늘어나 공급 과잉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OPEC 회원국들은 또 달러 가치 하락세 지속으로 석유 수출 소득이 줄어드는 데 대해서도 걱정하고 있다.

 

한편 OPEC이 앙골라를 새 회원국으로 받아들임에 따라 가봉의 탈퇴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지역의 OPEC 회원국 수는 알제리ㆍ리비아ㆍ나이지리아를 합해 네 나라를 유지하게 됐다.

 

포르투갈 식민지였던 앙골라는 2002년까지 무려 27년간 내전을 치렀는데 현재 하루 140만 배럴인 산유량을 내년 말까지 200만 배럴로 늘릴 계획이다. 앙골라의 가입으로 OPEC 하루 산유량은 자체 산유 쿼터에서 빠지는 이라크의 생산량을 합쳐 3200만 배럴로 늘어나고 확인된 세계 석유 매장량의 75%를 차지하는 OPEC의 석유 시장 점유율은 40% 선으로 높아지게 됐다.

 

국제 유가에 대한 OPEC의 영향력은 단기적으로는 회원국들의 합의 사항 준수와 실제 감산 약속 이행 여부에 달려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OPEC는 지난 10월에도 산유량을 11월부터 하루 120만 배럴씩 감산키로 결정했으나 일부 회원국들의 ‘눈속임’으로 실제 감산량은 하루 50만∼80만 배럴에 그쳤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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