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ㆍ삼성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빅3'가 올해 수주한 선박 중 가장 비싼 값을 받은 선박 순위에서 드릴십(Drill Ship)이 1위에서 5위를 석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드릴십을 선박에 해당하는 지 여부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리며 따라서 최고가 수주 선박 순위는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이 지난 10월 스웨덴으로부터 6억3000만달러(6035억원)에 수주한 길이 228m, 폭 42m, 높이 19m, 배수량 9만7000t 규모의 드릴십이 올해 최고가 수주 선박인 것으로 나타났다.

  

드릴십이란 해상플랫폼 설치가 불가능한 심해지역이나 파도가 심한 해상에서 원유를 발굴하는 시추설비로 선박의 기동성과 심해 시추능력을 겸비한 고부가가치선박이다.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이 선박 가격은 30만t급 초대형유조선(VLCC) 5척을 건조할 수 있는 금액에 해 당하며 고부가가치 선박의 대표 주자인 LNG선보다도 2~3배 이상 높다.

  

이를 뒤이어 역시 삼성중공업이 지난 3월~9월 사이 노르웨이 등 유럽지역에서 5억5000만달러~5억9000만달러에 수주한 드릴십이 2~5위를 차지해 올해 수주한 최고가 선박 1위~5위를 삼성중공업의 드릴십이 '싹쓸이'했다.

  

그러나 통상 드릴십이 명칭상에 'ship(배)'이 포함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박이냐 아니냐 논란이 있는 것이 사실.

  

선박이란 '물에 떠서 사람ㆍ가축ㆍ물자를 싣고 물 위로 이동할 수 있는 구조물'을 일컫는데 자체 동력으로 '운항'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드릴십도 선박이라고 보는 견해와 드릴십이 시추를 위한 설비이지 '무엇을 실어 나르는 것'은 아니라는 근거에서 선박이 아니라는 견해가 팽팽히 대립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8월 미국 선주로부터 5억1000만달러에 드릴십을 수주했던 대우조선 관계자는 "드릴십은 드릴링 작업을 위해 이동 기능이 '부가'된 것"이라며 "통상 고정식 원유시추생산설비(DPP) 등과 같은 해양설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입장에서 최고가 수주 선박 목록에서 드릴십을 제외한다면 최고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삼성중공업이 지난 3월 카타르의 가스 2차 프로젝트에서 2억8400만달러에 수주한 26만6000㎥급 LNG선이다.

  

이어 대우조선이 같은 달 수주한 26만3000㎥급 LNG선이 2억8300만달러로 100만달러 차이로 아쉽게 뒤를 이었으며 삼성중공업이 노르웨이로부터 2억8000만달러에 수주한 14만5000㎥급 LNG-SRV(Shuttle Regasification Vessel)선이 3위를 차지했다.

  

조선공업협회 관계자는 "협회에서는 드릴십을 '원유를 발굴하는 시추기능을 가진 선박'으로 간주해 선박 통계의 항목으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파도와 바람이 심한 해역에서 해저 11㎞ 깊이까지 드릴 작업을 할 수 있도록 고가의 장비를 갖춰야하기 때문에 드릴십 선가가 높다"며 "고유가로 인해 드릴십이 LNG선과 더불어 계속해서 고부가가치선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