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속도가 빠른 잡초들이 지난 몇 세대에 걸쳐 기후 변화에 적응하는 방향으로 진화했으며 이는 온난화로 인한 '진화 폭발'의 시작을 알리는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학자들이 주장했다.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학의 진화생물학자 아서 웨이스 교수 등 연구진은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서 한해살이 잡초들은 온난화에 적응할 수 있는 작물을 개발하려는 인간의 어떤 시도도 따라 잡을 능력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아메리카삼나무(레드우드)처럼 성장 사이클이 수백년이나 되는 종들은 변화에 이처럼 빨리 적응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웨이스 교수는 성장 속도가 빠른 순무(Brassica rapa)는 단 7년 만에 번식 패턴을 바꾸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남부 캘리포니아 정도의 기후 변화가 일어나는 경우 이처럼 성장 속도가 빠른 잡초들은 단 몇 세대 만에 변화하는 환경에서도 생존하고 번성할 수 있도록 중요한 생태학적 특성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5년간의 가뭄이 시작되기 전인 1997년에 채집한 순무 씨앗과 가뭄이 끝난 뒤인 2004년에 채집한 순무 씨앗을 온실에서 재배하면서 각각 물 공급량을 3등급으로 달리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두 그룹 모두 가뭄 뒤 세대는 어떤 경우에도 일찍 꽃을 피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흙이 마르기 전에 씨를 맺을 수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반면 꽃을 늦게 피우는 식물은 가문 해엔 씨앗을 맺기도 전에 시들게 된다.

 

웨이스 교수는 순무의 번식기가 7년 동안 16% 빨라진 것으로 계산하고 이를 사람의 진화 속도에 비유한다면 번식기가 7세대에 걸쳐 평균 16세에서 13.5세로 빨라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북미 대륙 전역에서 각종 씨앗을 채집해 건조, 냉동했다가 50년 뒤 연구용으로 제공하는 '프로젝트 베이스라인'을 주도하고 있는 웨이스 교수는 "지구 온난화가 진행될 경우 '진화 폭발'이 일어날 수 있으며 학자들은 진화상의 변화가 어떻게 진행되는 지 낱낱이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PNAS 같은 호에 실린 다른 연구에 따르면 도롱뇽과 개구리 등 양서류는 환경 변화에 신속히 적응하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벨기에 자유대학 연구진은 화석 기록 연구에서 다른 육지 동물들이 대멸종을 겪었던 시기에도 양서류는 멸종하는 대신 급속히 다양하게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들은 죽기보다는 스스로 변화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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