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7번째, 미국 8번째로 많아

 지구 온난화 주범인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방출하는 최대 오염국은 산유부국인 아랍에미리트연합, 가장 적게 방출하는 나라는 세계적인 빈국인 차드와 아프가니스탄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사회단체인 세계발전운동(WDM)은 8일 전 세계 194개국의 이산화탄소 방출량을 계산해 국가별 순위를 매기고 영국과 비교한 '기후 달력'을 발표했다. WDM은 선진국들이 방출하는 이산화탄소 때문에 정작 선진국이 아닌 빈곤국 주민들이 온난화의 피해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간 국민 1인당 이산화탄소 방출량을 따졌을 때 아랍에미리트연합은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55.92t 배출하는 최고의 오염국이다. 이에 비해 차드와 아프가니스탄은 0.02t의 이산화탄소를 방출해 사실상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 나라로 나타났다.

 

한국은 10.26t을 배출해 세계에서 27번째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나라로 꼽혔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교토의정서의 비준을 거부하고 있는 미국은 세계에서 8번째로 많은 20.18t의 이산화탄소를 방출했다.

 

온실가스 오염국 톱 10을 보면 아랍에미리트연합에 이어 카타르(46.25t), 바레인(33.53t), 쿠웨이트(30.88t), 트리니다드 토바고(30.03t), 싱가포르(29.73t), 룩셈부르크(26.62t), 미국(20.18t), 호주(19.39t), 캐나다(18.09t) 등 주로 산유국과 잘 사는 나라들이다.

 

영국은 세계에서 31번째로 많은 9.62t의 이산화탄소를 방출한다. 새해 들어 영국인이 10일까지 배출하는 0.26t의 이산화탄소는 케냐, 수단, 미얀마 사람들이 1년 내내 배출할 이산화탄소에 버금가는 분량이다.

또 영국인이 4월26일까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북한 주민이 일년 내내 배출하는 양인 3.06t과 맞먹는다. 인도와 중국 같은 인구대국의 방출량도 각각 1.04t, 3.62t에 불과해 영국보다 훨씬 적다.

 

국가별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구한 뒤 전체 인구 수로 나누고 다시 일 단위로 계산해 '기후 달력'을 만든 WDM은 도시와 시골 사이의 지역 차이를 감안하지 않은 평균적인 수치지만, 이 수치는 지구 온난화 문제의 '불공정성'을 드러낸다고 말했다.

 

베네딕트 사우스워스 WDM 대표는 "7억3800만의 인구를 가진 세계 최빈국들은 기후 변화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실제 기후 변화로 인해 빚어지는 최악의 결과를 겪는다"며 "매년 16만명이 기후 변화와 관련된 질병으로 이미 죽어가고 있고 수십억 인구가 가뭄ㆍ홍수ㆍ기아ㆍ질병의 위협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온난화의 영향으로 기온이 섭씨 2도 올라가면 아프리카에서 6000만명이 추가로 말라리아 같은 질병에 노출돼 사망의 위험에 처한다고 WDM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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