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우리나라의 대기오염은 이제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수준을 벗어나 대기오염이 원인이 된 조기사망률이 최고에 이를 것이라는 불명예스런 딱지까지 붙이게 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미세먼지와 지표면 오존증가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계산한 ‘대기오염의 경제적 결과’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한국이 대기오염에 제대로 해결책을 내지 않으면 40여년 뒤인 2060년 34개 OECD 회원국 가운데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사망률이 가장 높고 경제피해도 가장 클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구 100만명당 조기 사망자수로 나타낸 조기사망률은 2010년 현재 한국이 359명으로 일본(468명)이나 유럽연합(EU) 주요 4개국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412명)보다 오히려 낮은 수준. 그러나 우리나라가 대기오염을 획기적으로 줄이지 못하면 1109명으로 3.1배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2060년 OECD 회원국 가운데 100만명당 사망자가 1000명이 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며 일본이 779명으로 1.7배를 기록, 선진국 가운데 증가폭이 클 뿐 미국과 EU 4개국, 캐나다 등은 2010년과 비슷한 300명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으로 공기가 맑은 호주와 뉴질랜드는 2060년 95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우리나라의 8.6% 수준에 불과하다.

OECD는 미국과 서유럽국가는 청정에너지와 저공해 교통수단 사용 노력으로 조기사망률이 낮아지는 대신 우리나라를 비롯해 인도, 중국 등은 인구 집중과 도시화 등으로 차량은 물론 발전소와 공장 가스에 더 많이 노출돼 사망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OECD는 아울러 2060년 연간 세계 GDP의 1%까지 손실이 생길 것으로 예상했으며 한국은 OECD 회원국 가운데 최대인 0.63% 손실이 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지난달 말 OECD가 발표한 ‘2016년 더 나은 삶 지수’에서도  한국은 대기환경에서 OECD 34개 회원국을 포함해 조사대상 38개국 중 꼴찌를 기록했다.

대기오염의 주범인 미세먼지는 심장동맥에 칼슘을 빨리 축적시켜 심장병이나 뇌졸중 발병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워싱턴대학교 보건환경연구팀이 조사 연구한 바에 따르면 초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오염이 높은 지역 거주자가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평균 20% 가량 심장동맥 내 칼슘이 더 빨리 쌓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의 경우 올 들어 5월말까지 미세먼지 농도가 ㎥당 평균 57㎍으로 환경부의 기준치 50㎍을 넘어서는 등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지난 22일만 해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부 지방에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평소의 4배가량 급증하기도 했다.

이처럼 미세먼지 농도가 피부에 느낄 정도로 짙어지고 국제기구에서도 대기오염 저감 대책을 촉구하고 있는데도 정부가 내놓은 미세먼지 저감 방안은 과거 정책을 재탕 삼탕한 한심하기 짝이 없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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