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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반응과 책임의 지도자
양춘승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부위원장
[440호] 2017년 01월 16일 (월) 08:01:18 양춘승 karlcsy@hanmail.net
양춘승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부위원장

[이투뉴스 칼럼 / 양춘승] 이달 17일부터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제47차 세계경제포럼은 올해의 화두로 ‘반응하고 책임지는 지도자(Responsive and Responsible Leadership)’를 제시하고 있다. 반응한다는 것은 사회의 기대와 요구에 자발적으로 대응하고 적절한 행동을 취한다는 뜻이다. 반응하는 지도자는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게 아니라 대중의 요구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 요구를 들어줄 능력을 갖춘 사람이다. 책임진다는 것은 자신의 결정이나 행위가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법적 그리고 윤리적 책임을 자임하는 것이다. 이 반응과 책임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즉 CSR의 핵심 요건이다. 결국 현대 사회에 요구되는 CEO의 덕목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번 회의의 핵심 주제로 선정한 것이다.

왜 그랬을까? 다보스포럼은 현재 진행 중인 양극화와 제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실업과 불확실성에 대한 대책으로서 포용적 발전과 균형 성장이 요구되는 바,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반응과 책임의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나아가, 새로운 지도자는 세대 간 격차를 줄이고 지역적 세계적 관심사에 대해 신뢰성 있고 책임지는 대응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의 화두가 이번 회의에서 어떻게 구체화될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기업이 더 이상 사적 이윤 추구의 영역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세계의 경제인들은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이 법인으로서 여러 혜택을 누리는 이유는 사적 이윤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세금 납부나 일자리 창출 같은 일정한 공적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20세기 후반부터 세계화가 진행되고 기업권력이 정치권력보다 더 막강해지면서, 그들의 사적 탐욕은 더욱 노골화되었고, 반면에 기업이 제공하는 사회적 편익은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수출기업이 10억 원을 수출할 때 추가적으로 만들어지는 일자리가 1990년에 65명이었는데 2014년에는 7명에 불과하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사이의 임금 격차도 1990년 79.9%에서 2014년 62.3%로 커지고, 2014년 소득 상위 20%의 소득은 하위 20%의 소득에 비해 5배에 육박하고 있다. 그만큼 우리 기업이 제공하는 공적 기능은 약화되고 사회적 불안정성은 더 심해지고 있다. 

이것만이 아니다. 작금에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대기업의 행태는 자신들의 이윤추구 행위에 대한 정당성조차 위협하고 있다. 수년 전부터 진행되고 있던 가습기 살균제 사건, 작년의 폴크스바겐 연비 조작 사건, 그리고 지금 진행 중인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등에서 보이는 탐욕과 거짓, 그리고 정경유착의 실상을 보면, 기업들이 얼마나 사회의 기대를 무시하고 무책임하게 행동하고 있는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적 무책임은 그들이 벌어들이는 막대한 이윤에 대한 사회적 비난을 불러오고 있다.

다보스포럼을 주도하는 세계의 경제 지도자들은 기업의 과도한 탐욕이 가져올 사회적 비난을 이미 예측하고 이에 대한 예방책으로 ‘반응과 책임’이라는 덕목을 기업 지도자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원래 지도자의 역할을 추종하는 (follow) 게 아니라 주도하는 (lead) 것이라고 본다면, 이들이 제기한 ‘반응과 책임’은 우리 기업 지도자들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화두라고 생각한다. 

반응과 책임은 비단 기업 지도자에게만 요구되는 덕목이 아니다. 정치 지도자에게도 똑 같이 아니 그 이상으로 요구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다보스포럼은 금년 나라의 지도자를 뽑아야 하는 우리 국민들에게도 대단히 중요한 판단 기준을 제공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책임질 줄 모르는 지도자를 선택했을 때 어떤 불행이 오는지 우리 모두가 지금 똑똑히 보고 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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