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국제유가 상승과 에너지분야 국제순위
[칼럼] 국제유가 상승과 에너지분야 국제순위
  • 허은녕
  • 승인 2017.11.20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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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은녕 세계에너지경제학회(IAEE) 부회장 / 서울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허은녕
세계에너지경제학회
(iaee) 부회장
서울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이투뉴스 칼럼 / 허은녕] 국제유가가 조용히 60달러를 넘어섰다. 두바이, 브렌트 시장의 원유가격이 배럴당 60달러선을 넘어선지 오래이며, 미국NYMEX의 WTI 가격도 60달러에 근접하고 있다. 60달러의 석유가격을 ‘저유가’라고 부르는 사람은 이제 없을 것이다. 

OPEC이 감산에 합의한 게 작년 9월 말이다. 감산이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사우디아라비아 영향이 컸다. 사우디 정부가 경제 침체의 해결을 위하여 준비 중인 국영석유회사 Aramco의 상장 때문이다. 국제유가가 높을수록 상장의 효과가 크고, 유가가 더 높이 올라가면 상장을 할 필요조차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사우디 정부의 유가 부양에 대한 의지가 과거 어느 때 보다도 높으며,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들 역시 여기에 동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계경제상황이 호황으로 가면서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국제유가는 공급량보다는 수요량에 더 많이 반응한다. 또한 석유의 수요량도 중요하지만 특히 경제 전체의 총수요, 즉 경기에 가장 크게 반응한다. 국제에너지기구는 2015년에 국제원유 생산량과 수요량이 2017년 말에는 균형을 이룰 것이며, 국제원유가격이 일정한 가격대로 수렴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최근에 그 시기를 2019년으로 수정했다. 셰일오일 생산으로 예상보다 천천히 원유수요의 상대적인 증가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계속해서 그 방향, 즉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가격이 상승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발표이다. 그 주원인은 바로 세계 경제상황이 지속적으로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11월 중순에 열린 COP23에서 세계에너지협의회(World Energy Council)가 발표한‘세계에너지 3대지표 2017 (World Energy Trilemma Index 2017)’보고서에서 한국의 순위가 의미 있는 변화를 보였다. WEC는 120여개 회원국의 에너지 부문 현황을 에너지 안보, 에너지형평성 및 환경지속성 등 3대지표로 평가하는데, 이번에 특히 에너지 복지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에너지형평성(Energy equity)’ 부문에서 26위를 차지하여 WEC보고서가 시작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에너지 3대 지표 중 하나가 처음으로 20위권에 진입하였고, 동시에 처음으로 우리나라의 국가능력순위(Contextual performance, 경제·사회·정치 지수의 총합, 2017년 28위)와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되었다. 2015년 38위, 2016년 35위임을 고려할 때 개선의 폭 역시 매우 크다. 그 덕분에 국가능력순위와 에너지순위를 합한 국가전체 순위에서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30위권인 39위를 기록했다. 

에너지형평성은 에너지 공급의 접근성, 가격 적정성 등이 평가 요소인데, 전기의 보급률과 취사용 청정연료보급률에서 우리나라가 모두 100%를 달성하여 순위가 크게 상승했다. 에너지인프라 부문은 이제 한국이 최고인 것이다. 

반면 다른 두 에너지 지표인 에너지안보 지표는 64위를, 환경지속가능성은 84위를 기록하여 여전히 전세계 평균수준을 한참 밑도는 성적을 받았다. 특히 환경지수는 계속해서 80위권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코앞에 다가왔는데, 에너지 분야가 올림픽 종목이라면 우리는 메달 경쟁은커녕 예선에도 진출하기 어렵다.

특히 에너지안보와 환경지속성의 두 지표는 선진국들이 21세기에 들어서자마자 국가계획을 수립하면서 내세운 2대 목표이며, 선진국들은 이미 이들 목표를 달성하여 두 지표 모두에서 세계 상위권에 서있다. 그 덕분에 미국 대통령은 우리나라에 자국산 셰일가스를 수입하라고 권고하고 갔고, 유럽은 재생에너지기술과 에너지절약기술을 한국에 수출하려고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고 있다. 우리는 그저 반도체와 자동차, 석유제품 등을 수출하여 번 돈으로 이제 OPEC국가들에 이어 선진국에서 까지 에너지와 에너지기술을 수입하는데 더 써버리는 전통 아닌 전통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국제유가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계속 오를 것이다. 어디까지 오를지는 모르겠지만, 석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각 산업별로 이제 그 영향을 다시 분석하게 되었다. 정부와 국회도 국제상황의 변동을 세밀하게 고려하고 정책을 수립하고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하여야 할 것이다. 한국의 에너지 순위도 역시 올라가야 한다. 에너지안보와 환경지속성 부문에서 특히 말이다. 아무리 못해도 예선에 진출할 정도는 돼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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