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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가뭄대비 수요관리 대책: 2020-200
한무영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490호] 2018년 03월 19일 (월) 08:01:59 한무영 myhan@snu.ac.kr
한무영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이투뉴스 칼럼 / 한무영] 어느 철없는 가장이 있다. 연봉은 어느 정도 되지만, 자기나 가족들이 어디에 얼마나 쓰는지도 모르면서 매년 적자라고 우는 소리만 한다. 돈이 부족하면 지출을 줄일 생각부터 해야 하는데, 빌리거나 남의 것을 탐할 생각만 한다. 그러다가는 부모로부터 받은 유산은 다 쓰고 자녀에게는 빚만 남길 것이다. 이에 대한 대책은 현명한 어르신들은 잘 안다. 수입에 맞게, 돈을 절약해서 쓰고, 다른 수입원을 찾으며, 돈을 벌 때마다 빚을 갚아서 자녀들은 빚 없이 살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매년 봄이면 가뭄이 반복된다. 정부에서는 열심히 대책을 세우고 예산을 사용하는 데도 불구하고 매년 똑같은 문제가 반복된다면 문제의 근본원인을 모르고 있지 않느냐는 의심이 든다. 우리나라 물관리는 철없는 가장의 씀씀이와 같다. 연봉은 우리 땅에 일년간 내린 빗물의 총량이며, 지출은 사람들이 사용한 물의 양이다. 지하수 수위가 내려간 것은 유산이 줄어든 셈이다. 현명한 어르신이라면 물을 적게 쓰고, 다른 수원도 찾아보라는 조언을 해줄 것이다.

우리나라 수자원 계획을 보면 일년간 내린 빗물의 총량은 1297억톤이다. 이중 26%만 사용한다. 증발로 날아가는 양이 42%, 바다로 흘러가는 양이 32%이다. 내린 빗물의 2%만 받아써도 우리나라 물연봉을 25억톤 늘릴 수 있다. 물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비용대비 효과가 가장 좋으니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대안이다.

일년간 사용한 물량을 인구수로 나눈 LPCD(일인당 하루 물사용량: Liter per Capita Day)는 물관리에서 가장 기초적인 지표다. 가정은 물론 사무실, 학교, 욕탕, 공장에서 사용한 것을 합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LPCD는 284ℓ이다. 선진국일수록 물을 현명하게 사용하여 이 수치가 점점 줄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최근 가뭄을 심하게 겪은 호주의 주요도시들은 이전에 하루에 300ℓ씩 사용하던 것을 140ℓ로 절반이상 줄이고 있다. 물론 생활에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절수기기와 절수정책을 슬기롭게 사용하면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물 1톤을 절약하면 부가적으로 1.5 kWh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이 수치는 물을 처리하여 상수로 공급하는 에너지와 하수를 모으고, 처리하는데 드는 에너지의 합이다. 홍수 때 미처리 하수가 강에 흘러가 수질을 오염시키는 것도 막을 수 있다. 

우리나라 물관리 정책의 최우선 순위는 수요관리가 되어야 한다. 관리지표인 LPCD를 이용하여 목표연도와 목표 수치를 정해서 모든 국민과 정부가 합심해서 노력하여야 한다. 가령 5천만 인구가 현재의 284ℓ를 200ℓ로 줄이면 일년에 15억톤의 상하수를 줄일 수 있다 (5천만×0.084×365=15억톤). 이때 절약되는 전력의 양은 2300GWh가 되니 에너지 절약에도 도움이 된다. 

호주는 2000년대에 심각한 가뭄의 고통을 겪은 뒤에야 물 사용량을 절반으로 줄였다. 우리나라는 자발적으로 목표를 정해서 줄여나간 신기록을 만들어 보자. 정부의 올바른 정책과 IT기술을 접목시키면 가능하다. 정부에서 2020년까지 200ℓ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물관리 정책을 펴고, 온 국민이 이것을 달성하는 노력을 한다면 그야말로 물절약의 전 세계 금메달감이 될 것이다. 

이 염원을 담아 다음과 같은 구호를 제안한다. ‘이공이공~ 이공공~~ (202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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