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유럽연합의 REACH에 대응 잘 하고 있나
정부는 유럽연합의 REACH에 대응 잘 하고 있나
  • 에너지일보
  • 승인 2007.03.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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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길영 국회 환경포럼 정책실장

현재 전세계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화학물질은 10만여종에 달하고 매년 2천여종이 시장에 새로 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4만여종에 약 3억톤이 유통되고 있으며, 매년 새롭게 400여종이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이런 통계가 말해주듯이 현대 문명은 매일 새롭게 쏟아져 나오는 화학물질의 토대 위에 구축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학물질이 없이는 현대 문명도 지속되지 못할 것만 같다.


문제는 화학물질이 지구 생태계를 심각하게 파괴하고 교란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1984년 12월 2800여명의 사망을 불러온 인도 보팔의 유니온카바이드 회사의 살충제 공장 폭발 등 대형사고 위험성 내포, 그리고 테러용이나 전쟁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등 인간의 생명과 재산을 무차별적으로 파괴할 가공할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국제사회는 유해화학물질의 수출입은 물론 제조ㆍ사용ㆍ폐기 등 전과정에 대한 관리를 더욱 강화해나가고 있다.      


유해화학물질 관리 규제 강화 추세 지속

유엔은 2006년 2월 2020년까지 지속가능한 화학물질 관리를 위한 추진전략(SAICM: Strategic Approach to International Management)을 채택하였다. 이것은 비록 자발성을 기초로 하고 있으나 향후 화학물질 관리에 관한 국제질서의 기본 틀이 될 전망이다. 유엔이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는 내분비계 장애물질의 위험성 저감, 잔류성 유해물질 사용 저감, 대체 물질 개발, 위해성 정보 소통체계 확립, 화학물질 분류 표시제도 등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역량차이 극복을 위한 재정 지원 및 국제적 불법 거래 방지, 국가별 수출 금지 물질 관리를 효율적으로 추진하자는데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화학물질 현황 파악 및 자료 공유를 통한 관리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화학물질 배출량 제도, 우수실험실 및 시험지침에 관한 제도를 도입하였다. 이 제도의 목표는 대량생산 화학물질에 관한 초기 위해성 평가와 화학제품 정책 및 위해성 정보전달 체계를 확립하여 위해성을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다자간 국제협약을 통해서 유해화학물질의 관리가 날로 강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표적인 협약으로는 잔류성유기오염물질(POPs: Persistent Organic Pollunts)의 저감 및 사용 금지를 위한 스톡홀름 협약(2004년 발효/우리나라 비준 준비 중)과 특정유해화학물질 및 농약의 국제교역 관련 사전통보 승인 절차에 관한 로테르담 협약(2004년 발효/우리나라 2003년 비준)이 있다.


유럽연합 신규화학물질관리 무역장벽 규제 도입

이런 국제협약은 직접적인 경제적 의무 부담과는 관계가 멀다. 하지만 유럽연합(EU) 차원에서 지금 당장 우리 산업계의 목줄을 조여오는 무역장벽인 새로운 유해화학물질 관리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유럽연합은 모든 화학물질(연간 1톤 이상)의 위해성을 평가한 후 등록을 의무화하는 리치(REACH)라는 제도를 만들었고, 동 제도는 금년 5월 이내에 발효 예정으로 있다. 이번에 마련된 REACH의 가장 큰 특징은 신규화학물질은 물론 기존 화학물질을 함유한 완제품까지 등록의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는 점이다. 동 제도를 이행하지 못한 기업은 수출길이 막힐 것이다. 

 

REACH는 위해성 평가와 등록을 의무화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산업계에게도 각종 비용에 대한 부담을 크게 증가시킬 것이다. 업계에서는 등록에 필요한 비용은 건당 최소 1,400만원에서 최고 16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REACH 발효 이후 유예기간 내에 등록을 완료하지 못할 경우 사실상 수출이 불가능하다. 우리나라는 2004년 기준으로 유럽연합 회원국에 연간 약 14억달러의 화학물질과 345억 달러의 화학물질이 함유된 완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점으로 보아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환경부는 작년에 REACH 대응 기획단을 별도로 구성하여 정보 수집 및 제도 마련, 심포지엄, 순회 설명회 개최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문제는 뒤늦게 산업자원부가 환경부와는 별도로 대응책 마련을 위해 뛰고 있다는 점이다. 두 부처가 마치 주도권 싸움을 하듯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 이제라도 정부차원에서 마련하고 있는 대응책에 대한 효율성과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단일 조직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이 업계의 혼란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번 정부와 기업 등 각 해당 주체들이 전략적 협력을 이뤄낼 수 있는 단일의  틀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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