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태양광시설 만들다 생긴 물난리
[칼럼] 태양광시설 만들다 생긴 물난리
  • 한무영
  • 승인 2018.07.12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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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 떼려다 혹 붙이지 않으려면 -
한무영 서울대학교 지속가능물관리 센터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한무영 ​​​​​​​서울대학교 ​​​​​​​지속가능물관리 센터건설환경공학부 교수
한무영
서울대학교
지속가능물관리 센터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이투뉴스 칼럼 / 한무영] 산의 비탈면에 태양광을 설치했다가 홍수피해를 당해서 태양광시설이 망가지고 깨져서 나뒹구는가 하면, 시뻘건 진흙덩이가 하류의 민가와 논밭을 덮치고, 패인 산사면에는 돌과 자갈만 남아 황폐한 몰골이다. 태양광발전을 하려다가 오히려 물난리를 본 셈이니 혹을 떼려다 오히려 혹을 붙인 격이다. 태양광시설에서의 물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진단과 그에 대한 대책이 없다면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일들이 반복될 것이다. 이렇게 잡음이 많이 생기면 태양광 사업은 접어야 할지도 모른다. 

정부와 언론에서는 비가 와서 지반이 약해졌기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그러면 얼마나 많은 양의 빗물이 어떻게 해서 지반을 약하게 만들었으며,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시설을 만들어야 적합하다는 식의 진단은 없는 듯하다. 잘못된 진단에 따른 잘못된 처방은 예산 낭비는 물론 내년에도 똑같은 위험이 동시다발적으로 반복될 수 있다.

새로운 정량적인 진단을 해보자. 문제의 근원은 빗물이다. 내려가는 빗물의 양인 유출량이 얼마나 되는지는 간단한 수문학 공식으로 나타난다. 즉, 유출량 (Q)은 유출계수(C)에 강우량(i)과 면적(A)을 곱한 값이다. 강수량(i)은 하루에 몇 mm, 또는 시간당 몇 mm로 할 때 사용되는 수치이고, 면적(A)은 비가 내리는 태양광시설의 면적(㎡)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출계수(C)로서 내린 빗물의 몇 %가 흘러내려가느냐의 수치다. 가령 잔디밭에서는 0.3 정도이고, 도로면에서는 0.7 정도이다. 태양광과 같이 반질반질한 면은 유리면과 같아서 0.9 이상이 될 것이다. 유출계수 0.3인 잔디밭을 유출계수 0.9인 태양광 판넬로 덮으면, 유출량은 세배로 된다. 같은 비가 오더라도 유출계수가 높아져서 물난리가 난 것이다.

태양광 설치 이전에는 유출 빗물이 커다란 문제없이 수로나 작은 계곡을 타고, 하천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태양광 설치 이후 발생한 더 큰 유출량에 대해서는 수로의 용량이 모자란다. 상류에서 하류로 내려가면서 줄줄이 모자라니, 내려가는 동안 가장 약한 곳이 터지는 것은 당연하다. 

토양침식에 대한 이유도 간단하다. 운동량(M)은 질량(m)에 속도(V)를 곱한 값이다. 태양광 설치로 인하여 더 많은 질량의 빗물이 움직이니 운동량이 커져서, 이전에는 견딜 수 있었던  토사가 침식되고 하류로 내려가면서 배수로를 막거나 하천에 쌓이게 된다.

강우 강도가 높아서 피해를 본 것은 자연재해로 볼 수 있으나, 태양광을 덮어서 피해를 본 것은 당연히 태양광시설을 만들어서 생긴 인재이다.

해결책은 간단하다. 원인 제공자인 태양광시설을 만드는 측의 책임 하에 초과된 유출계수를 감안하여, 그만큼 잡아줄 수 있도록 빗물관리 시설 (저장, 침투시설)을 함께 만드는 것이다. 작은 빗물저장시설을 여러 개 만들고 그 것들을 서로 연계하여 사용하면 금상첨화다. 근처에 빗물저장시설은 다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즉, 홍수방지 뿐 아니라, 가뭄시 용수나 산불방지 용수로도 사용할 수 있다. 정 쓸데가 없으면 땅속으로 천천히 침투시켜 떨어진 지하수위를 채워주면 된다. 

이러한 시설을 하는 논리에는 빗물관리 5계명이 딱 들어맞는다. 빗물은 돈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상류에서 받고, 흐트려서 받고, 다목적으로 이용하고, 원인제공자가 그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다.

태양광도 빗물도 자연의 혜택이다. 그 혜택을 잘못 받아서, 오히려 재앙을 만든 셈이다. 자연의 축복을 충분히 누리려면 공학이론에 근거한 합리적인 설계와 적절한 예산의 투입이 필요하다.

한무영 교수 myhan@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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