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우리나라 물관리는 세계 최고
[칼럼] 우리나라 물관리는 세계 최고
  • 한무영
  • 승인 2019.02.0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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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무영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 (사)국회물포럼 부회장
▲한무영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 (사)국회물포럼 부회장
한무영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사)국회물포럼 부회장

[이투뉴스 칼럼 / 한무영] 지진관련기술 세계최고인 나라가 일본이라는 것은 대부분 동의한다. 왜냐하면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환경에서 생존을 위해서는 그래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최악의 조건이 최고의 기술을 만든다’는 명제가 성립한다. 

그러면 물관리 세계최고 나라는 어디일까? 그것은 과거의 우리나라이다. 왜냐하면 강수의 대부분이 여름에 집중되어 홍수와 가뭄이 반복되고, 국토의 70%가 산지로 되어 있어 물관리가 매우 열악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삼천리 금수강산을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종의 물문제를 겪고 있는 현재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세계 최고라는 것을 동의하지 못한다. 하지만 과거에 최고였다는 역사적인 사실을 제시하고, 그때의 물관리 철학을 이해하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첫번째는 삼국유사에 나와 있는 벽골제라는 당시 세계 최대 규모 저수지 축조사업이다. AD 330년에 축조된 벽골제는 이때 대규모 토목사업을 수행할 수 있을 정도의 기술력, 행정력, 경제력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이후 같은 공법으로 660년에 축조된 일본의 사야마이께는 벽골제보다 1/10규모이지만, 사야마市는 김제시와 함께 세계문화유산에 공동 등재하는 것을 목표로 작업을 진행 중이다.

두번째는 측우기이다.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조선왕조실록을 검색하면 측우기의 발명과 그 제도를 시행한 기록을 찾을 수 있다. 대한민국 발명의 날은 측우기를 최초로 발명한 5월 19일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1442년 9월 3일은 전국적인 측우제도의 시작을 공표한 날이다. 그에 따라 전국 356개 지역에 측우기를 설치하고 매일의 강우자료를 중앙에 보고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측우기네트워크와 빅데이터 작성이 시작되었다. 정조 때인 1770년부터 연속적인 측우기록이 남아있다. 이렇게 체계적으로 오랜 기간 과학적인 강우 측정자료는 전세계적으로 우리나라밖에 없다.

세번째는 화성도시계획이다. 정조 때(1794-1796) 강, 저수지등 수원이 없던 화성에 자급자족의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물이며, 물관리가 도시계획의 최우선 고려사항이었을 것이다. 이를 위해 화성 주위에 여러 개의 농업용저수지를 만들어 빗물을 모으고, 성안의 하수를 처리하기 위하여 수질관리용 연못을 만드는 등 종합적인 물관리가 이루어졌다. 화성의 축조방법과 과정을 자세히 적은 화성성역의궤가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다.

이 정도면 우리나라의 물관리가 세계 최고였다고 자랑하기 충분하다. 하지만 근대에 들어 우리나라 물관리는 최고가 아니다. 선진국의 물관리 기술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선진국이라고 물관리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가장 열악한 환경을 극복한 우리나라가 물관리 선진국이 될 수 있다. 선진국의 기술이 우리나라에서 적용이 안 될 수는 있지만, 반대로 우리나라의 열악한 조건에서 검증된 기술은 전 세계에 적용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가 각종 물문제에 고통을 받고 있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기후, 지형, 전통, 문화와 맞지 않는 물관리를 했기 때문이라고도 볼수 있다.

다행히 2018년 물관리기본법이 제정되고 물관리 일원화를 위한 정부조직법이 개정되어 새로운 패러다임의 물관리를 하기 위한 제도가 마련되었다. 이때 우리 선조들의 위대했던 물관리의 실력과 위상을 바탕으로  물관리 세계 챔피언이 될 것을 목표로 하자. 그러한 자긍심으로 모든 국민이 합심하여 물문제를 함께 풀어나가면 물로 인한 문제와 갈등이 해소 될 것이다. 글로벌 물산업진출시 열악한 여건을 극복한 나라의 제품이라는 브랜드가 좋은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정부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중 하나는 물관리 챔피언의 국민으로서 자긍심을 높이면서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물문화를 육성하는 일이다. 

그 첫 번째로 측우제도를 세계 최초로 시행한 9월 3일을 우리나라 물의 날로 지정하고 기념하자. 이러한 뜻을 담은 법개정안이 국회에 제안되어 있다. 두 번 째로 측우제도와 기록을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재하도록 하자. 1442년부터 체계적으로 측우제도를 실시한 배경을 알 것이다. 

전 세계에서 이상기후로 인해 홍수, 가뭄 등 여러 가지 물문제를 겪고 있는 이 시점에서, 그 해결책을 대한민국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그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물관리 챔피언국가인 우리나라가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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