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한민국 물의 날을 정하자
[칼럼] 대한민국 물의 날을 정하자
  • 한무영
  • 승인 2020.03.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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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무영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 국회물포럼 부회장
▲한무영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 국회물포럼 부회장
한무영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국회물포럼 부회장)

[이투뉴스 칼럼 / 한무영] 우리나라는 법정기념일로서의 물이 날이 별도로 규정되어 있지 않고 세계 물의 날인 3월 22일에 동참하여 기념행사를 하고 있다. 3월 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지정한 배경은 1992년 12월 22일 UN 총회에서 전세계적인 물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그로부터 3개월 후에 세계 물의 날을 정해서 기념하자는 뜻에서 만든 것으로서 우리나라는 물론 다른 나라도 특별한 의미가 없다.

만약 우리나라의 물의 날을 만든다면, 근거와 의미가 확실히 있고, 우리나라에 적합하며, 우리 국민 모두가 자랑스럽게 인정하고, 전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그러한 의미 있는 날로 정해야할 것이다. 우리나라에 그러한 날이 있다. 그것은 세종대왕께서 세계 최초로 측우제도를 실시한 날이다.

지구상의 모든 물의 시작은 빗물이다. 빗물을 관리하기 위한 강수량계는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1441년 4월 29일(양력 5월 19일)에 세종대왕의 아들 문종이 측우기를 발명하였다. 이는 서양보다 200년이나 앞선 것으로 이날을 우리나라 발명의 날로 정하였다. 

세종실록 93권을 보면 1441년 8월 18일 (양력 9월 3일), 세종대왕은 호조에 영을 내려 측우기를 전국에 보내어 강수량을 매일 보고하는 제도를 시행한다. 세종대왕은 전국의 강수량 자료를 모아 국가 정책에 활용하고, 농업 발전을 이뤄 백성들의 삶을 윤택하게 해주었다. 강수량이 2년 이상 적은 지역은 세금감면의 혜택을 주기도 하였고, 강수량을 게을리 측정한 관리는 엄하게 처벌하기도 하였다.

당시 만들어진 측우기의 측정 오차는 현대의 우량계 규격에도 부합할 정도로 정확하다. 하지만 측우기가 위대한 것은 장치의 개발만이 아닌 체계적인 강수량 측정 및 관리 기록 체계다. 전국 300여 곳이 넘는 곳에서 강수량을 측정하고 그 자료를 모아 정책에 활용하였는데 1770년부터 현재까지 약 240년간의 강수량 기록이 남아있다. 다른 국가에서는 이렇게 오랜 기간 동안의 체계적인 강수량 기록은 찾아볼 수 없으며, 이 기록은 세계 기후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2018년 국회에서는 주승용 부의장이 대한민국의 물의 날을 9월 3일로 정하자는 물관리기본법 법률개정안을 제출한 바 있다. 그는 "세종대왕의 물관리는 현대의 국가물관리 철학과도 같으며, 위정자가 백성을 위해 직접 챙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특히 강수량을 조선왕조실록이나 승정원일기에 기록한 점으로 왕이 물관리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개정안을 반드시 통과시켜 우리나라 물문화의 창달뿐만 아니라 큰 관심을 가지면서 계속적으로 물관리 정책을 직접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에 홍수, 가뭄, 물부족 등의 기후위기가 찾아오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모두 다 빗물과 관련이 있으므로, 빗물을 잘 관리하는 것이 물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된다. 관리를 잘 하기 위해서는 표준화된 수치가 필요한데, 우리나라는 이미 약 600년 전에 이와 같은 수치를 측정하는 기구를 발명하고, 그것의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만들어, 그 강수량 기록을 체계적으로 유지해 온 과학적 지혜와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다. 

빠른 시일 안에 9월 3일을 대한민국 물의 날로 제정하는 법률안이 시행되어, 우리나라의 모든 젊은이들이 대한민국 물의 날을 만든 배경과 선조들의 지혜와 자랑스러운 업적을 알고 빗물관리의 중요성을 알기 바란다. 또한 전 세계에서 기후위기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는 나라들에게 빗물관리의 지혜를 전파해 준다면 그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방법을 스스로 깨닫게 해준다는 의미가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다른 나라에서도 물의 날 제정에 적극 동참하고 빗물관리를 열심히 하여 현대판 국제 측우기 네트워크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 

그 첫 번째 시도로 2019년 8월12일 남태평양의 섬나라인 바누아투공화국 평화의 공원에 측우기와 빗물식수화 시설을 만들어 빗물관리의 중요성을 설명해주고, 바누아투를 시작으로 남태평양 측우기 네트워크를 만들 것을 제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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