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석유시장 워치독 역할 커지는 E컨슈머
에너지·석유시장 워치독 역할 커지는 E컨슈머
  • 김진오 기자
  • 승인 2020.03.12 1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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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송보경 E컨슈머 단장
에너지 문제 해결 위해선 어린이 교육부터 출발해야
투명한 에너지시장 구축, 정쟁보단 합리적 시각 필요
▲송보경 E컨슈머 단장.
▲송보경 E컨슈머 단장.

[이투뉴스] 소비자의 소비활동 축은 과거 의식주 제품구매에서 교통, 교육, 통신 서비스로 옮겨가고 있다. 이같은 고도화된 소비시장에서 우리 일상생활을 지배한다고 일컬을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에너지·석유시장이다.

에너지 소비자 NGO 단체인 E컨슈머는 2010년 처음 석유시장감시단이란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한 뒤로 투명하고 건전한 에너지 시장을 만들기 위해 소비자의 적극적인 시장참여를 목표로 뛰고 있다.  현재 E컨슈머는 석유부터 전력, 가스 등 에너지 분야 전체에 걸친 활동영역을 자랑한다.

최근 E컨슈머는 기존 활동인 에너지 가격 조사에서 더 나아가 소비자 권익을 위한 정책제안, 소비자 참여, 감시활동 강화 등 새로운 활동을 내세웠다. 에너지·석유시장의 워치독을 자처하는 송보경 E컨슈머 단장을 만나 투명하고 건전한 에너지 시장을 만들기 위한 구상을 들어봤다.

- 국제유가와 국내 석유시장 가격을 비교하는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어떤 의의가 있을까.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처음 E컨슈머의 전신인 석유시장 감시단을 시작할 때는 필요에 의해서 급한 불부터 끄는 작업을 했다. 당시에는 석유시장이 4개 정유사에 의해 지배되는 상황이라 석유제품 가격이 수요공급 곡선이 아니라 정유사에 의해 불안정하게 움직였다. 그래서 시장을 평가하는 전문단체가 필요했다. 우리는 일종의 워치독이다. 자율시장이 있기 위해서는 반드시 평가가 필요하다. E컨슈머는 소비자 시각에서 시장을 분석할 수 있는 유일한 집단이다. 우리처럼 고도의 전문인력이 분석해낼 수 있는 집단이 있어야 한다.”

- E컨슈머가 발족하기 전 에너지·석유시장은 어떤 분위기였나.
“감시단이 생기기 전에는 국내 석유시장에 평가가 부재한 상황이었다. 우리가 활동을 시작한 뒤부터 국내 석유시장의 휘발유, 경유 가격은 국제유가를 쫓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감시단이 활동을 계속하는 한 과거처럼 국제유가와 역행하는 모습은 보여주지 못할 것이다.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정보를 가지고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합리’다. 현재 E컨슈머는 석유시장만이 아니라 가스, 전기로 감시 분야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 E컨슈머가 올해 추진하는 프로젝트는 어떤 것이 있는가.
“최근에는 전력시장의 소비자 의식조사나 연구 프로젝트를 맡아서 하고 있다. E컨슈머는 이익을 남기기 위한 일을 하지 않는다. 우리는 거리의 사회학자로서 시장에서 시민을 위해 일하는 연구소라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국내에서는 데이터 이용에 관한 규제혁신과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데이터 3법이 통과됐다. 해외사례를 살펴보면 전력쪽 데이터는 개인정보를 침해당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에너지에 관한 이슈를 문제없이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민교육이 필수적이다. 소비자들은 바뀌기 어렵다. 성장이 끝난 성인을 변화시키기 보다는 어린이를 가르쳐 에너지사용을 효율적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 에너지에 대해 잘 알아야 어린이가 커 프로슈머(생산과 소비자의 역할을 동시에 하는 사람)가 됐을 때 본인들의 이익과 사회 이익을 함께 추구할 수 있다.”

▲송보경 단장은 에너지 이슈 해결을 위해 소비자 의식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송보경 단장은 에너지 이슈 해결을 위해 소비자 의식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 소비자의 의식개선에 대해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에 대해서 알고 있는 인구가 적어 에너지 이슈가 부각됐을 때 능동적으로 판단하는 사람도 적다. 특정인을 따라가기 보다는 어떤 정책이 바람직한지, 바람직하지 않은지를 직접 판단할 수 있는 소비자 능력이 필요하다. 소위 말하는 ‘에너지 문해력’을 높여야 한다. 현재 E컨슈머는 다른 국가가 에너지 문해력을 높이기 위해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올해 중 에너지교육에 관한 책을 낼 계획이다.”

- E컨슈머의 ‘착한 주유소’ 시상이 다른 주유소는 도덕적이지 않다는 것처럼 들린다는 견해가 있는데.
“‘좋은 생각’이라는 잡지를 보면서 이 잡지가 정말 좋은지를 따지지 않는 것처럼 소비자 입장에서 착한 주유소라는 이름이 꼭 도덕적으로 비쳐지는 것만은 아니다. 착한 주유소는 과거 3년 동안 불법행위가 적발된 적 없는 주유소에 시상한다. 가짜석유를 판매하는 주유소가 있기 때문에 착한주유소가 도덕적으로 느껴지는 것일 뿐이지 이들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 뿐이다. 오히려 착한주유소라는 명칭을 좋아하는 주유소 사업자들도 있다. 가짜 석유를 팔지 않는다고 인정 받았기 때문에 소비자들도 많이 찾는 것으로 안다.”

- 투명한 에너지시장 구축을 위한 제언이 있다면.
“에너지 이슈를 정파적으로 보지 않는 일이 필요하다. 과거 에너지 시장에 대한 논의는 이해관계 당사자들간의 논의였지만, 현재는 에너지 이슈를 정파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대두됐다.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진보와 보수에 따라 다를 경우 해법이 다를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지만, 정파적인 진영이 나뉘어 전혀 문제해결에 도움되지 않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일이 생겼다. 예를 들어 탄소 저감을 위해 탈원전, 탈석탄, 탈화석연료 중 어떤 것이 적합하느냐를 살펴봐야 하는데 에너지 이슈를 정쟁의 수단으로 다루면서 문제해결을 위한 시각은 결여돼 있다. 온실가스 증감에 대한 설명이 합리적인가, 합리적이지 않은가가 가장 중요하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송보경(宋寶炅) [She is…] 서울 출생으로 서울여자대학교에서 사회학과를 학사 졸업한 뒤 필리핀대학교 대학원에서 교육사회학을 전공했다. 1983년 ‘소비자 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의 창립멤버로 소비자의 존재를 알린 뒤 소비자운동을 지속하고 있다. 현재 에너지 소비자의 권리를 위한 NGO 단체인 E컨슈머 단장에 재임 중이다. 또 서울여자대학교 명예교수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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