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산업부, DNA 바꾸지 않으면 에너지 정책 주도권 놓친다
[칼럼] 산업부, DNA 바꾸지 않으면 에너지 정책 주도권 놓친다
  • 조성봉
  • 승인 2020.07.27 08: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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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봉 숭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조성봉 숭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조성봉
숭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이투뉴스 칼럼 / 조성봉] 산업부의 9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이하 전력계획)(안)을 환경부가 퇴짜놓았다. 환경부의 요구는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는 그린뉴딜로 상징되는 청정에너지의 목표비율을 상향하라는 것이고 둘째는 이런 검토를 할 수 있게끔 9차 계획 자료를 제대로 구성하라는 것이다. 첫 번째 요구사항은 환경부와 산업부의 입장 차이여서 그런대로 이해가 된다. 문제는 두 번째 사안이다. 이 점에서 환경부와 산업부는 서로 말이 잘 안 통한다. 쓰는 랭귀지가 다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산업부 공무원들에게 오랫동안 자리잡혀 있는 DNA가 숨겨져 있다. 

향후 15년 이상 발전설비 계획이 포함되어 있는 전력계획은 사실상 산업부의 에너지 관련 계획 중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전력계획이 나와야 발전용 LNG 사용량, 열병합발전소의 열생산량,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알 수 있으니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 ‘집단에너지공급 기본계획’, ‘신·재생에너지의 기술개발 및 이용ㆍ보급을 촉진하기 위한 기본계획’ 등을 차례로 살펴볼 수 있게 된다. 물론 그 상위에 ‘에너지 기본계획’이 있지만 구체적인 설비건설 계획이나 구속력 있는 내용은 없어서 소위 ‘영양가’ 없고 ‘좋은 말’은 다 있는 선언적 계획으로 ‘빛 좋은 개살구’다. 

전력계획은 대형 발전설비 하나하나에 대한 허가가 전제되어 있다. 이에 따라 사업자, 정부, 은행 등 모두에게 구속력을 갖게 된다. 산업부는 오랫동안 이런 방식으로 자연독점적 에너지설비를 계획하여 왔다. 「전기사업법」, 「도시가스사업법」, 「집단에너지사업법」 등의 네트워크형 에너지설비 사업법에는 자연독점적 규제가 잘 반영되어 있다. 이른바 진입규제, 가격규제 및 공급의무 규정이다. 진입규제는 사업자 및 각종 설비를 인허가를 통해 관리하며, 가격규제는 요금과 같은 핵심적인 ‘공급규정 및 조건’ 등을 규제하고, 공급의무는 공급지역 내에서 가급적 모든 소비자에 대해 차별 없이 공급할 것을 정하고 있다. 

쉽게 표현하면 “산업부의 허가를 받아서 값싸고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라”는 것이다. 산업부의 권한과 존재이유는 이와 같은 인허가권, 요금에 대한 규제권한에서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선배들로부터 이러한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산업부 후배 공무원들도 이런 권한을 놓지 않으려 할 것이다. 에너지 정책의 기본 프레임도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산업부 공무원의 DNA에는 바로 이러한 조직 기억(institutional memory)이 본능적으로 스며들어 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정책의 프레임은 이미 바뀐 지 오래다. 민간이 상업 발전소(merchant plant)로 참여하는 전력시장에서 발전량이 거래단위가 됐다. 기후변화 등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으로 발전용량보다 발전량이, 그리고 이에 비례하는 온실가스 배출량과 미세먼지량에 더 관심이 커지게 되었다. 그러나 전력계획은 여전히 설비중심으로 입안된다. 문제는 기저설비 중심으로 계획을 짜다보니 원전이나 석탄발전소 등과 같은 대용량 발전설비의 건설 및 퇴장 시점에 따라 가스발전량이 들쭉날쭉하게 된 것이다. 설비보다는 발전량 중심으로 계획하는 다른 국가처럼 일관된 온실가스 예측이 나오지 않게 되었다. 비판이 일고 산업부도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지난 5차 전력계획부터는 발전량 전망을 공개 대상에서 삭제해 버렸다. 9차 계획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전원별 발전량을 공개하지 않으니 당연히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배출량을 파악할 수 없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고 환경부가 이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산업부는 인허가와 에너지 요금 억제라는 DNA를 하루빨리 떨쳐버려야 한다. 인허가에 매달리고 비싼 에너지 쓰면서 요금은 올리지 않겠다는 것은 부처 이기주의이자 책임회피다. 바뀐 세상과 국민들이 원하는 에너지 정책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올바른 정책을 운용하기 위해 자신들의 ‘올드’한 랭귀지와 그 속에 배어있는 낡은 사고방식을 바꿔야 한다. 바꾸지 않으면 에너지 정책의 주도권을 놓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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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권 2020-07-29 06:09:11
산자부를 흔드는 정치의 문제가 더 근본적 원인이라고 생각안하시는지요? 산자부의 무능앤 동의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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