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일정 연기로 더 뜨거워진 '한난 대 SK' 2차전

수원 광교지구는 산업자원부가 고시한 집단에너지공급지역 중 사업자 선정결과에 가장 많은 관심이 집중하는 곳이다.

당초 산자부는 지난달 31일 사업자 선정 심사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일부 심사위원의 개인일정 사유를 들어 오는 12일로 위원회를 연기했다.
이에 사업신청자인 한국지역난방공사와 SK E&S는 물론 관련업계도 일정이 변경된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웠다는 후문이다.

특히 위원회 정족수가 미달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사업자 선정 일정이 연기됐다는 점이 궁금증을 증폭하고 있다.
산자부는 심사위원이 전원 참석하지 않을 경우 사업자 선정과정에 공정성 시비를 불러올 소지가 있어 부득이 일정을 연기했다는 입장이다.

이같이 이목이 집중하는 것은 광교지구가 단순히 일개 사업권 문제가 아니라 집단에너지사업의 승부처로 상징되기 때문이다.

◆면적·인구 등 사업성 매력

광교지구는 무엇보다 집단에너지 사업성 면에서 타지역보다 월등한 조건이 있다. 총 면적만 해도 1127만8267㎡으로 같은 시기에 고시된 의정부 민락지구(262만521㎡)나 수원 호매실지구(312만6000㎡)에 비해 4~5배가량 넓다.
게다가 이 지역은 총 2만4000세대가 입주할 예정이며, 중대형 위주의 공동주택이 들어서기 때문에 열에너지 소비량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급지역내 입주자가 7000세대 이상이면 일반적으로 사업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또한 집단에너지의 사업성은 열병합발전 전기용량 규모가 100MW를 넘느냐 안 넘느냐에 따라 큰 차이가 발생한다. 100MW 이상일 경우 한국가스공사로부터 LNG를 직공급받기 때문에 100MW 이하인 발전시설보다 연료비 부담이 훨씬 줄어든다.

광교지구는 면적이나 인구밀도를 고려할 때 100MW를 충분히 넘는 수준의 발전용량이 허가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100MW를 초과하는 전기용량 공급지역은 성남 판교, 화성 동탄 등 일부 대규모 신도시에 불과하다.

◆한난-SK, 양보할 수 없는 2차전

광교지구에 눈길이 쏠리는 또 다른 이유는 한난과 SK E&S 양사가 맞붙어 지난 2004년 성남 판교 대결의 2차전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집단에너지 최대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판교 사업권을 한난이 가져가면서 SK E&S는 이번 광교지구에 사활을 걸고 있다. SK E&S로서는 광교지구 사업권 획득에 실패할 경우 최대시장 두 곳에서 모두 한난에 패배하는 것이어서 자존심이 걸린 싸움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한난 입장에서는 패배할 경우 최근 삼천리와 합작법인 휴세스를 출범시켜 시장확보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이런 측면에서 양사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광교지구 입성을 목표로 치열한 물밑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사업자 선정 심사를 준비하고 있는 양사는 긴장감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서로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난은 오랜 지역난방사업 경험과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한난 관계자는 “한난은 최고의 안정적인 열공급과 에너지효율 극대화를 자신한다”며 “지역주민을 위해서도 한난이 사업자로 선정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SK E&S 또한 “비록 집단에너지 부문에서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최상의 에너지 서비스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며 자신도 있다”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집단에너지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선점하려는 한난과 사업의 중요한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SK E&S, 양사의 희비는 오는 12일 갈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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