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재문화재 복원, 외국인 손 빌릴 수는 없다”
"석재문화재 복원, 외국인 손 빌릴 수는 없다”
  • 김진오 기자
  • 승인 2020.09.03 13: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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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백남정 석공예명장(미술석재조각원 원장)
경험 쌓으려면 안정적 지원 필요…석재진흥법 기대
▲백 명장이 포천석을 조각 중이다.
▲포천석을 이용해 석재상을 조각 중인 백남정 명장.

[이투뉴스] “돌에 미치면 빠져나올 수가 없다.”

▲백남정 석공예명장.
▲백남정 석공예명장.

국내 최고의 석공예가로 손꼽히는 백남정 명장은 석재산업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나라 문화재 중 많은 수를 석재가 차지하고 있다. 화재 등으로 쉽게 소실될 수 있는 목재와는 달리 삼국·고려·조선시대를 거치며 1000년을 넘는 세월을 견딜 수 있는 것이 바로 석재가 가진 매력이다.

하지만 석재산업의 근황이 어떻냐는 질문에 백 명장은 쓴 웃음을 지었다. 그는 석재산업 호경기로 1970~1990년까지의 20여년을 꼽았다. 당시만 해도 석재 분야는 한국에서 가장 돈을 많이버는 직군 중 하나였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 한국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일본거래처들이 중국으로 이동하면서 현재까지 쇠퇴를 거듭하는 중이다.

최근에는 국내 사업자들조차 국산 석재작품보다는 인건비와 재료비가 저렴한 중국·베트남 등으로 거래처를 옮겨 국내 석재산업이 위태로운 지경이다. 게다가 석재문화재 복원 같은 국가사업도 이전보다 많이 줄었다. 국내 문화재 중에는 돌을 활용한 작품이 많지만 최근에는 석재문화재 대부분의 복원이 끝나 석공예가를 찾는 일도 없어졌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백 명장은 “일거리가 필요하다고 숭례문에 불을 지를 수는 없지 않나”라며 허허 웃고는 “이제는 과거의 문화재를 복원하는데 매달리기 보다는 새로운 석재문화재 창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국내 석공예산업, 후계 없는 게 가장 큰 문제
석공예는 고된 작업이다. 단순한 망치질 한 번으로도 부상을 입을 수 있고, 손을 다치지 않을 정도에 이르기 위해서는 최소 6개월은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석공예를 업으로 삼아 고정적으로 일할 후계가 필요하다.

백 명장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보다 지금이 더 어렵게만 느껴진다”며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점은 마땅한 후계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석재산업이 축소되면서 덩달아 석공예에 뛰어드는 청년층도 급감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백 명장은 지난 수십년간 후진양성에 정성과 시간을 쏟았다. 백 명장은 과거 의정부공업고등학교·홍익대학교·원광대학교 등에서 석공예를 가르친 바 있다. 그가 가르친 의정부공고 학생들은 세계기능경기대회에서 금·은메달을 따오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지만 현재 석공예를 교육하는 학교는 전무한 실정이다.

그는 과거 대한광업진흥공사(現 한국광물자원공사)에서 교편을 잡고 후진양성을 위해 힘쓰거나, 최근까지 포천시가 폐채석장에 조성한 ‘포천아트밸리’에서 석공예 체험강사로 6년 동안 일하기도 했다.

일반인들이 돌을 체험할 수 있게끔 교육하면서 조금씩이라도 석공예의 저변을 확대해나가는 것이 백 명장의 현재목표다. 그 덕분일까, 그의 일터인 ‘미술석재조각원’에는 석공예가를 목표로, 혹은 취미생활을 위해 찾아오는 방문객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백 명장은 “30년 동안 전국기능경기대회 심사를 맡아왔는데 최근에는 대회가 성사되기 어려울 정도로 석공예부문 참가자가 줄었다”며 “석공예기능인의 숫자는 그대로인데 대회가 열릴 때마다 5명 정도가 수상하니 당연한 일”이라고 현실을 토로했다.

▲백 명장이 직접 조각한 기린 조각상. 그가 운영하는 '미술석재조각원'에는 이런 조각상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백 명장이 직접 조각한 기린 조각상. 그가 운영하는 '미술석재조각원'에는 이런 조각상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사양산업이라고 외면하다간 기술 소실…국가가 석공예 양성해야
백 명장은 쇠퇴하는 석공예를 후대로 잇기 위해서는 직접적인 보조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현재도 명장에 한해 보조금이 나오고 있지만 그 금액이 너무 적고 연차별로 증액돼 당장 효과를 보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백 명장은 76년부터 44년째 석공예에 인생을 바쳤지만 그가 받는 보조금은 1년 3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백 명장은 “돌 다루는 기술은 수없는 경험에서 나온다”라며 경험을 쌓을 때까지 안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최근 산림청이 제정한 석재산업진흥법이 단순히 석재공단 조성에서 끝나는 것만 아니라 직접적인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양산업이라고 외면하다가는 기술을 잃고 나중에 문화재 복원이 필요할 때 외국인의 손을 빌리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국가가 나서 석재산업발전을 위한 기술진을 양성하고 석공예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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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b 2020-09-05 20:46:28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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