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수구 LC그린텍 대표
바이오디젤 맞춘 탄력적인 품질기준 마련여부 관건
직접 상용화보다 기술매각이 목표…정유사 접촉 중

▲LC-바이오디젤에 대해서 설명하는 이수구 LC그린텍 대표.
▲LC-바이오디젤에 대해서 설명하는 이수구 LC그린텍 대표.

[이투뉴스] 현재 우리나라는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달리고 있다. 이 목표는 단순히 선언적 수치가 아니라 대기업의 경영환경 및 글로벌 비즈니스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업 운영의 중심이 기후변화, 온실가스 저감 등 환경친화적이라야만 살아남도록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LC그린텍의 이수구 대표는 이 같은 변화에 자사의 LC(Low Carbon)-바이오디젤이 한몫 거들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LC-바이오디젤은 엄밀히 말하면 ‘신(新) 친환경 대체연료’나 ‘식물성유지 이용 석유대체연료’ 정도로 정의내릴 수 있다.”

이수구 대표는 인터뷰 처음부터 자사제품이 현재의 바이오디젤 규격에는 맞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유동점, 동점도, 증류성상 등 대부분의 성능기준에 적합하지만 지방산, 글리세롤 함량 등 일부 기준에서 부적합을 받은 탓이다. 하지만 그는 당당하다. LC-바이오디젤을 경유에 20% 혼합한 LC-BD20은 기존 바이오디젤을 이용한 BD20과 비교해 탄소배출량은 50% 수준으로 더욱 친환경적이고, 가격은 리터당 700~800원에 불과해 경쟁력도 높다는 판단에서다.

높은 가격경쟁력은 식물성 유지를 바이오디젤로 전환할 때 수율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에 기인한다. 일반 바이오디젤의 수율이 95% 내외라면 LC-바이오디젤의 수율은 99%를 상회한다. 또 공인된 한국석유관리원 석유기술연구소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성능평가를 받고 있어 성능에 대한 불안감도 곧 떨쳐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LC-BD20과 BD20은 대동소이한 품질을 가졌다”며 “부적합한 부분은 일반 바이오디젤보다 팜유, 폐식용유 등 식물성 유지 함량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임의로 정한 품질기준에 맞지 않아 바이오디젤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서울에서 부산을 갈 때 오로지 고속버스로만 가도록 지정해두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비행기, 자동차, KTX로 부산에 도착해도 인정해주지 않는다면 그것만큼 불합리한 일이 없다”고 예를 들었다.

◆“다양한 이력이 회사 운영에 도움 돼”
LC그린텍은 당장 구성원의 면면부터 흥미롭다. 이수구 대표 본인부터가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대학 국문학과를 다니며 학생운동을 하다 졸업 뒤에는 출판사, 문구사, 화장품회사 등을 거친 다양한 이력의 소유자다. 이 대표는 “상고를 졸업했지만 친구들이 다 가는 경영학과는 가고싶지 않았다”며 “다양한 사회경험으로 길러진 융합적 사고가 회사 운영에 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LC그린텍 설립부터 함께 해 온 전홍탁 부사장은 프로골퍼 출신으로 설립 전까지는 건설사에 근무했다.

기술부문장인 정대열 박사는 중국인이다. 바이오연료 관련 기술에만 20년 동안 매진한 베테랑인 그는 본래 북한과 바이오디젤을 연구했지만 장성택이 숙청되면서 관련 연구팀이 해체돼 우여곡절 끝에 이 회사에 합류했다. 대북제재로 석유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북한이 태양광·수력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는 점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실제로 북한은 2010년부터 바이오디젤 연구를 시작해 2013년에는 초보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북한은 중국에서 제재품목인 석유를 수입하기보다는 비제재품목인 폐식용유를 수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문이다. 에너지 빈곤으로 궁지에 몰린 북한에서의 바이오디젤 연구가 우리나라에 와서야 꽃을 피운 셈이다.

▲(왼쪽부터)경유, LC-BD20, LC-BD100 샘플.
▲(왼쪽부터)경유, LC-BD20, LC-BD100 샘플.

◆동남아·독일 등 해외시장 개척 계획도
이 대표는 “우리같은 작은 업체가 신기술을 개발했다는데 미심쩍어하는 이들도 물론 있다”며 “그래서 생초짜나 다름없는 우리회사가 직접 제품을 상용화하기보다는 이미 업계에 진입해있는 회사에 기술을 매각하는 것이 목표”라고 사업계획을 밝혔다.

그는 “현재 LC-바이오디젤에 흥미를 보이는 몇몇 정유사와 접촉하고 있다”며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개정을 이끌어내 새로운 종류의 바이오에너지로 인정받고 여기에 맞는 품질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말대로 이 대표는 산업통상자원부 석유관리과, 신재생에너지과 등과 만남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바이오디젤 품질기준을 탄력적으로 적용해 LC-바이오디젤을 인정받는 것이 목표다. 또 “기존 바이오디젤 업체들은 새로운 바이오에너지 개발에는 뒷전”이라며 “만약 국내시장 개척이 어렵다면 동남아시아나 환경규제가 까다로운 독일시장을 노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수구 대표는 “우리나라는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경주하고 있음에도 국내 바이오디젤의 낮은 품질, 경유보다 1.5배 높은 가격 등으로 정유사 비용부담이 늘어 선진국 수준까지 혼합률을 높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유사들 사이에서는 친환경이 아니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고, 이미 탄소중립은 국가를 넘어 시대적 과제라고 할 수 있는 만큼 LC-바이오디젤이 한 가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C-바이오디젤에 대해서 설명하는 이수구 LC그린텍 대표.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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