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올겨울 에너지 위기는 절약, 효율화, 요금 현실화로 극복해야
[칼럼] 올겨울 에너지 위기는 절약, 효율화, 요금 현실화로 극복해야
  • 박종배
  • 승인 2022.09.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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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배 건국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박종배건국대학교전기전자공학부 교수
박종배
건국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이투뉴스 칼럼 / 박종배] 올해 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본격화된 유럽의 에너지 위기는 글로벌 에너지 위기로 번졌고 전 세계 경제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최종에너지에서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고, 특히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가 40%에 달하였던 유럽의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은 통제 불능의 사태에 이르렀다. 프랑스와 독일의 내년 전력계약가격은 메가와트시(MWh)에 1000유로, 유럽의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MWh당 200유로를 상회하고 있다. 2020년 대비 각기 20배, 40배 정도 폭등한 수준이다. 과거 대비 수 배에 이르는 에너지 요금 상승으로 유럽의 가계는 고통 받고 있고, 산업체의 경쟁력은 약화되고 있다.

에너지 위기로 야기된 고물가와 저성장은 EU의 가계와 경제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 아직까지는 에너지 공급의 제한까지는 하고 있지 않지만, 위기가 절정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올겨울에는 천연가스와 전기의 배급마저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위기는 유럽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캘리포니아는 산불과 전력망 불안으로 순환 정전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고, 일본은 공급력 부족으로 안정적 전력공급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인공지능(AI)과 우주 시대를 열고 있는 21세기에 전력의 안정적 공급과 가격 모두 불안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 모든 위기는 유럽의 러시아에 대한 높은 천연가스 의존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글로벌 에너지 위기로 전 세계가 비명을 지르고 있음에도 최종에너지의 90% 이상을 수입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위기에 대한 긴박감이나 절약에 대한 절박함을 찾아볼 수가 없다. 아마도 정부와 에너지 공기업들이 우라늄, 천연가스, 석탄 등 에너지 자원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있어 공급 부족 사태로 직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기, 가스, 열과 같은 최종에너지의 가격이 생산 원가보다 훨씬 낮아 소비자가 그 가치를 제대로 인식할 수 없다는 점이다. 유럽이나 해외의 에너지 위기는 우리와 전혀 상관없는 먼나라의 이야기로 생각할 수 있다.

천연가스 도입 가격이 급등하여 9월의 도매시장가격(SMP)이 키로와트시(kWh)에 250원 수준으로 증가하였지만, 판매 가격은 여전히 130원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한전은 전기를 팔수록 손해가 커지고, 소비자는 정확한 가격을 모르니 에너지의 소비를 늘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의 전력판매량은 전년보다 4%나 증가하였다. 특히, 일반용, 교육용, 농사용의 수요는 무려 8%나 증가하였다. 가격의 통제로 수요 조절 기능을 상실하면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를 정확히 보여준다. 

지금부터라도 전기, 가스, 열 등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범국가적으로 시작하여야 한다. 이는 에너지 위기가 정점에 다다를 것으로 생각되는 이번 겨울의 안정적 에너지 수급을 위해서만은 아니다. 전기, 가스, 열의 한계 생산을 담당하는 천연가스의 현물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에너지 절감의 경제적 가치가 전례 없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전기의 절약으로 얻어지는 이익은 전기요금의 2∼3배에 이르고, 가스와 열은 그보다 더 많은 이득을 준다. 보다 근본적인 대책인 효율화 투자에 대해서는 ‘세액 공제’, ‘정책금융 지원’, ‘온실가스 감축 인증’, 기금을 통한 ‘인센티브 지급’ 등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해야 한다. 이러한 에너지 효율화 사업은 윤석열 정부 5년 내내 중단 없이 추진될 필요가 있다.

송전망이 부족한 수도권에 지속적으로 건설되고 있는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대규모 상업용 빌딩, 산업용 설비에 대해서는 자가발전 의무화 제도라도 도입하여 전력망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 전기요금의 전면적인 체계 개편도 서두를 필요가 있다. 수도권과 같은 소비 중심지에서는 요금 할증을 통한 수요 억제, 원자력과 신재생 과잉의 생산 중심지에서는 요금 할인을 통한 신규 수요 유인책이 필요하다.

동시에 도매 전력시장가격(SMP)의 지역 차등화도 추진하여야 한다. 발전 과잉 지역의 가격은 낮게, 부족 지역의 가격은 높게 적용해야 한다. 우리에게 낯선 지역별 가격과 요금의 적용은 거의 모든 선진국과 OECD 국가에서 오래전부터 채택하고 있다. 우리가 늦어도 한참 늦었다.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올겨울 안정적 에너지 수급을 위한 대책은 에너지 요금의 인상으로부터 출발하자. 더불어 범국가적인 에너지 절약 캠페인, 에너지 효율화 투자 촉진, 전력시장과 전기요금의 선진화를 동시에 추진하여 이번 겨울의 에너지 소비를 최소 10% 줄여 보자. 에너지 정책의 중심을 공급에서 수요로 바꾸는 계기를 이번 겨울의 에너지 위기에서 찾아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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