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전력산업 십년대계, 차기 도매전력시장은 미래지향, 공정과 소통으로 구현해야
[칼럼]전력산업 십년대계, 차기 도매전력시장은 미래지향, 공정과 소통으로 구현해야
  • 박종배
  • 승인 2023.01.01 0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종배 건국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박종배 건국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박종배
건국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이투뉴스 칼럼 / 박종배] 새 정부가 들어선 2022년, 글로벌 에너지 위기를 시작으로 우리나라의 전력산업 역사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총체적 난국이 전개되었다. 난제들이 새 정부 출발부터 주어졌다. 수급불안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해외 주요국과는 달리, 다행히 우리나라는 충분한 공급력을 바탕으로 전력 당국과 산업계가 힘을 모아 가장 중요한 안정적 전력공급이라는 임무는 잘 수행하고 있다. 새해에는 영업적자 35조원, 부채비율 500%를 상회하는 한전의 엄청난 재무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전기요금의 정상화 조치도 시행되어 급한 불은 꺼뜨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도매시장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작년말, 필요성은 인정되나 방법과 절차는 서툴렀던 SMP 상한제가 도입되어 시행되고 있다. 원인은 LNG 연료가격의 급등인데, 결과물인 SMP를 직접 규제하다 보니 효율성이나 공평성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차라리 LNG 연료비에 상한 비용을 적용하고, 이를 초과하는 발전기에 대해 총괄원가를 바탕으로 보상하는 방식이 나았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 9월에 도입된 실계통기반 하루전시장도 다시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송전제약을 유발하는 지역의 발전기에게 물량 제약이라는 신호를 제공한 점과 보조서비스 보상을 시장 가치에 가깝게 현실화했다는 점은 바람직하나, 육지를 하나의 지역으로만 묶어 공급곡선을 만들고 이로부터 가격을 결정함으로써 필요 이상으로 육지 SMP를 인상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의 시행으로 사회적 비용이 얼마나 줄어드는지, 소비자와 사업자에의 영향은 어떤지 등 제도 개선에 따른 정량적 평가가 필요한 상황이다. LNG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던 당시에 이를 도입했다는 시기의 적절성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더군다나 실계통기반 시장을 도입한 직후인 작년 12월에 SMP 상한제를 도입함으로써 제도 변경의 취지를 무색케했다. 

요금인상으로 고통을 나눠 짊어진 소비자는 최선을 다해 소비를 절감할 것이고, 전력회사와 도매시장에게도 요금 인상보다 훨씬 더 큰 수준의 혁신과 비용절감을 요구해올 것이다. 작년, 한전의 영업비용이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고, 이 중 90퍼센트가 도매전력시장에서의 전력구입 비용이다. 소비자는 한전에 대하여 적시에 송배전설비를 건설하여 전력구입비용을 줄이려 노력하였는지, 조직을 방만하게 운영하여 낭비되는 요소는 없는지, 전력산업 본연의 임무에만 충실하여 상관없는 곳에 비용을 낭비하고 있지는 않는지 등 극도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요구할 것이다. 더하여, 전기요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력구입비, 특히, 거래소 도매전력시장이 합리적이고 투명하게 운영되는지 당국과 소비자의 시선이 향할 것이다. 전력산업의 연료비와 발전사업자의 운명을 결정하는 급전은 합리적이고 투명한지, 전국에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는 송전제약 수준은 제대로 결정되고 있는지, 무엇보다 도매가격인 SMP의 결정 방식은 글로벌 기준과 시장 가치에 부합하는지 등 전방위 영역을 포함해 질의를 쏟을 것이다.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발전사업자들의 문제 제기는 수많은 분쟁과도 연결될 수 있다. 향후 계통운영과 도매전력시장 개선이 극한의 투명성과 논리를 갖추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작년 100조원에 육박했던 전력구입비용은 계속 증가할 것이다. 차기 도매전력시장은 ‘가격입찰, 시장가격 결정, 시장감시 등 도매전력시장 규칙’ 제정, 이를 구현하는 거래소 IT 인프라 ‘에너지관리시스템/시장관리시스템’의 도입, 한전과 발전회사의 ‘위험관리 시스템’ 구축 등이 핵심이다. 해외에서 이미 일상적인 가격입찰이나 실시간 시장의 도입은 출발점일 뿐이다. 거래소 IT 인프라의 수명을 10년으로 가정하면, 최소한 1,000조원을 넘어서는 비용을 대상으로 제도가 변경된다. 합리적인 계통과 시장의 운영으로 1%의 비용만 줄어도 연간 1조, 누적 10조의 편익이 발생한다. 문제는 그 반대 상황이 발생하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바로 소비자와 시장참여자에게 전가된다. 도매시장 개편의 첫 단계인 제주의 차기 시장 도입이 코앞에 와 있다. 하지만, 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증적 설명회뿐이지, 정작 제주의 SMP 결정 방법 등 중요한 부분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 깜깜이다. 현 제주 전력시장이 가진 여러 문제, 대표적으로 제주 SMP의 왜곡 현상이 차기 시장에서 제대로 해결될 수 있을지 우려가 된다. 지금이라도 주요 시장참여자, 국내‧외 전문가와 소통하고 합리적인 길을 찾아야 한다. 우리 제주와 매우 유사한 환경에서, 시장을 운영하고 있는 다수의 해외 사례에 이미 답이 있다. 우리의 특수성만 강조하고, 우리의 과거에만 의존하면, 현재의 왜곡이 지속될 뿐이다. 오직 미래 지향적인 모습과 투명한 방식, 공정과 소통만이 차기 전력시장이 당면할 문제의 해법을 내어줄 것이다. 

다음은 전력거래의 99%를 차지하는 육지 시장이 대상이다. 소를 잃어버린 후에 외양간을 고쳐서는 안 된다. 소도 외양간도 이미 너무 커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시 구로구 디지털로27길 36 809-2호(구로동, 이스페이스)
  • 대표전화 : 02-877-4114
  • 팩스 : 02-2038-3749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욱
  • 편집국장 : 채덕종
  • 편집인 : 이재욱
  • 제호 :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 이투뉴스
  • 법인명 : (주)에너지환경일보
  • 등록번호 : 서울 다 07637 / 서울 아 00215
  • 등록일 : 2006-06-14
  • 발행일 : 2006-06-14
  • 발행인 : 이재욱
  •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 이투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3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 이투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e2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