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사건과 스포츠의 사회적 책임
승부조작 사건과 스포츠의 사회적 책임
  • 황상규 SR코리아 대표
  • 승인 2012.03.02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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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황상규 SR코리아 대표

[이투뉴스/ 황상규] 일부 프로스포츠 선수들이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는 소식에 팬들은 물론 많은 국민들이 충격에 빠져 있다. 오랜 동안 스포츠는 국민들에게 즐거움과 용기를 주었고,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는 꿈이요 희망이었다. 라디오 너머로 들려 온 머나먼 이국땅에서의 승전보 소식에 잠을 설치기도 했고, 목이 쉬도록 '대한민국'을 외치기도 했다. 그런 스포츠가 경기조작, 승부조작의 놀음에 이용당했으니, 팬은 물론 국민들의 실망이 큰 것은 당연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스포츠 관련 협회 책임자들은 승부조작 사태에 대한 대책을 발표하면서 앞으로 승부조작에 가담하는 선수들은 영구제명하는 등 일벌백계할 것이며, 내부 비리를 고발할 경우 포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확대 지급하고,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근절하는 한편 암행감찰 등을 통해 비리를 막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승부조작 사건으로 표출된 스포츠 비리가 이러한 대증요법으로 근본적인 방지대책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더구나 선수들만 책임이 있고, 스포츠 당국이나 초·중·고등학교의 선수 양성과정과 프로스포츠의 구단과 구단주, 감독, 팬들의 책임은 과연 없는 것인가? 대부분의 사회 문제들은 고질적이고 부조리한 사회 구조에서 발생한다. 이번 승부조작 사건 또한 우리 사회의 비리를 양산하는 구조적인 측면에서 진단하고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세계 70여개 국가는 2010년 11월 ISO26000(사회책임) 국제표준을 93%의 찬성으로 채택하였는데, 이 국제표준에 의하면 모든 조직들은 지배구조, 인권, 노동, 환경, 소비자, 공정경쟁, 지역사회참여발전 등 7개 핵심 주제별로 국제적 가이드라인에 따라 운영 규범을 만들고 준수해야 한다. 우리나라 스포츠 당국과 각 구단들이 이 표준을 적극 활용한다면 승부조작, 경기조작 같은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도 있지 않을까 판단되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스포츠 선수와 팬이 중심에 서는 스포츠 행정으로 변화해야 한다. 조직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ISO26000 표준에서도 조직의 지배구조 즉, 의사결정구조를 분명히 세울 것을 강조하는데, 특히 프로스포츠에서 선수와 팬들의 역할과 책임을 중심에 두는 운영방식이 절실하다.

둘째, 선수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교육 받을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언론에서도 몇 차례 집중 보도되었지만, 지금도 체육 관련 대학 및 학과에서는 전통이라는 미명하에 선후배 사이에 구타와 폭행이 만연하다. 폭력 문화에 길들여져서는 건전한 사회인이 되기 어렵다. 선수가 되기 이전에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한 스포츠 원로의 말을 깊이 되새겨야 한다.

셋째, 구단과 구단주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현재 스포츠의 운영 방식에서 구단과 구단주가 홍보 및 돈벌이 수단으로만 프로스포츠를 활용한다면 지속가능한 경영이 되기 어렵다. 지속가능한 프로스포츠가 되기 위해서는 스포츠 당국과 구단주와 구단, 감독, 선수, 팬, 국민들의 소통과 협력이 중요한데, 이 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구단주와 구단이다. 그들이 돈을 벌면서 실질적 경영과 중요한 의사결정들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망자의 자세를 버리고, 책임있는 모습을 보일 때, 국민들은 스포츠를 더욱 사랑하게 될 것이고, 스포츠도 하나의 건전한 산업으로 더욱 발전해 나갈 것이다.

넷째, 팬클럽 등 고객과 시민의 참여를 활성화하고, 사회와 호흡하고 협력하는 프로스포츠가 되어야 한다. 외국에서는 유명프로선수들이 비행청소년 선도 프로그램에 적극 나서는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 프로스포츠들이 연고지를 가지는 이유는 지역사회에 공헌하면서 지역 발전의 활력소가 되라는 의미다.

이 외에도 사회책임에 관한 국제표준인 ISO26000을 우리나라 프로스포츠에 비추어 보면 선수들의 인권보호, 선수노조 활동 보장, 체육 특기생 입시 부정, 상납 촌지 문화 등 공정 운영 관행 등에서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번 프로스포츠의 승부조작 사건을 계기로 스포츠 행정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다시 구축되고, 각종 부정 비리 관행들이 깨끗이 일소되어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스포츠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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