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슬러지를 자원으로(Turning Sludge into Resources)
[칼럼] 슬러지를 자원으로(Turning Sludge into Resources)
  • 황상규
  • 승인 2020.03.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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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규 SR코리아 대표
▲황상규 SR코리아 대표
황상규
SR코리아 대표

[이투뉴스 칼럼 / 황상규] 유럽에서는 하수처리장에서 발생하는 하수슬러지(찌꺼기)를 바이오가스 에너지와 자원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슬러지를 자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변한다. Turning Sludge into Resources. 우리도 그렇게 보기 시작했고, 전국에 유기성폐기물을 혐기성 방식으로 소화하여 바이오가스를 생산하고, 최종 슬러지를 감량화하여 안전하게 처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안전과 효율이다. 유기성폐기물은 잠시만 방치하여도 코를 찌르는 악취와 냄새, 병원균 등으로 심각한 민원 발생의 우려가 있고, 웬만큼 처리해서는 미생물 세포막 형태가 그대로 남아 있어 악취를 제거하기 어렵고 탈수도 잘 안되는 경우가 많다. 그동안 우리는 슬러지 자원화라는 미명하에 슬러지 건조시설을 가동하여 낮은 열량의 고형연료를 만들어 석탄 화력발전소에서 혼소(섞어태움)해 왔는데, 이것이 ‘자원화’인지는 의문스럽다. 궁여지책, 배(수익)보다 배꼽(비용)이 더 큰 정책이기 때문이다. 엄밀한 의미에서의 슬러지 자원화는 환경적으로도 좋고, 경제적으로도 유익해야 한다. 

현재 국내에 도입된 하수찌꺼기의 처리기술은 크게 ‘감량화 기술’과 ‘자원 재이용’ 기술로 구분되는데, 혐기성 소화나 지렁이 사육 등의 전통적인 처리 방법 외에도 고화, 부숙화, 탄화, 소각, 건조, 건조매립, 건조연료 등 별도의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기술이 대부분이다. 에너지 사용은 온실가스의 증가 요인이 되며, 그 처리 과정에서 많은 양의 미세먼지가 발생하고 있어서 ‘자원화’라는 말이 무색한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이러한 국내외적인 상황에서 슬러지등 유기성오니 열가수분해(Thermal Hydrolysis Process) 기술은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면서 바이오가스 재생에너지도 대량 생산해냄으로써 새로운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열가수분해 기술은 밀폐된 반응조에서 160∼200℃, 6∼20bar의 운전조건으로 하수찌꺼기의 탈수성을 개선하여 감량효율을 높이거나, 세포의 가용화율을 높여 혐기성 소화효율을 높이는 전처리 공정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렇게 온도 변화 폭과 압력 범위를 넓게 소개하는 이유는 열가수분해 기술도 유형에 따라 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현재 열가수분해 기술이 적용되고 운영되고 있는 곳은 안양, 청주, 광주(경기도) 하수처리장 등인데, 이들 기술에도 조금씩의 차이가 있는데, 그 작은 차이가 실제 운영 과정을 거치면 환경적, 기술적, 비용효과적 측면에서는 큰 차이를 보여 주고 있어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열가수분해 기술은 보통 반응조 온도상승을 위해 상당량의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으나, 일반적으로 건조에 비해 기화 에너지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건조방식  대비 약 3분의 1 수준의 에너지로도 동일한 감량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에너지 절감이 가능한 이유는 열가수분해 반응이  고온 고압의 밀폐된 반응조 내부에서 일어나면서 100℃ 전후에서 발생하는 증발잠열(蒸發潛熱) 없이도 온도와 압력상승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A시 공공하수처리시설의 운영 실적(2018년 기준)을 살펴보면, 열가수분해공정의 효과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 시설의 열가수분해 공사 이전과 이후를 비교해 보면 공사 이후 소화 효율이 크게 높아져 소화조 체류일수가 30.5일에서 15.8일로 거의 반으로 줄어들었다. 이와 동시에 바이오가스 발생량도 6,000(Nm3/일)에서 18,000(Nm3/일)으로 거의 3배나 증가했다. 최종탈수슬러지 발생량은 공사 이전과 비교하여 50%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생산된 바이오가스로 발전을 하여 연평균 1.6 MW 정도의 발전 실적을 보이고 있어서 하수처리장이 바이오가스 발전소로도 변신했다. 

하수슬러지의 열가수분해 처리에서 가장 획기적인 전환은 최종탈수슬러지를 바이오솔리드(Biosolid)로 토지개량제나 비료로 재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A시의 경우 아직 실현되고 있지는 않지만, 동종시설을 설치한 유럽 여러 사례를 보면, 건조처리 전 단계에서 바이오솔리드로 바로 빼내서 토지개량제로 자원순환하면 악취 및 냄새 발생 원인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국가적으로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하여 엄청난 예산을 쏟아 붓고 있는데, 에너지 투입과 미세먼지 발생 과정을 생략하고 바로 바이오솔리드로 재활용한다면 엄청난 환경개선과 예산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정부의 미세먼지 정책상, 슬러지 건조 고형연료는 점점 그 수요처가 줄어들고 있다. 미리 대응하지 않으면, 슬러지 대란이 발생할 수도 있고, 향후 슬러지 건조 고형연료 처리비용이 더욱 증가할 수도 있다.  유럽, 미국, 중국(북경)에서는 안양처럼 열가수분해 공정을 거친 슬러지는 토지개량제와 비료로 널리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비싼 에너지를 들여 건조하여 태우지 말고, 자원순환으로 재활용하고 자연으로 되돌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최종탈수슬러지를 건강한 토양 자원으로 순환시키는 정책은 ‘슬러지를 자원으로’ 만들어가는 긴 여정의 백미(白眉)라고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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