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주장' 獨 총리 당혹…잉리 "엄청난 무역 분쟁" 경고

[이투뉴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중국 태양광모듈 기업의 덤핑무역 제소를 받아들이고 조사에 들어가 파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EU 무역 분과 위원인 벨기엘 출신 카렐 드 구트는 앞으로 15개월간 유럽 태양광 기업들이 주장하는 중국 기업들의 비공정 무역 실태를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징벌 관세 적용 여부와 규모를 결정할 예정이다.

EU 집행위가 소송절차를 통해 조사할 내용은 ▶중국 태양광 기업들이 자사 모듈을 최저가격으로 공급했는지 여부 ▶해당 기업운영이 EU산업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는지 여부 ▶징벌적 관세가 지역사회의 경제적 이익에 끼치는 영향 등이다.

EU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5일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EU가 중국산 저가 수입모듈을 비판하는 독일 기업들을 돕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며 "유럽 태양광기업들이 중국과의 경쟁에서 다시 한 번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이 매체는 "EU 집행위가 중국 PV기업들을 타깃으로 설정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다비드 쿠치노 주중 EU상공회의소장은 "이런 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보복을 우려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양쪽이 대화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누구나 세계무역기구(WTO) 상설위원회를 호출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분쟁은 유럽과 중국 사이 전체 무역의 1%에 불과할 뿐"이라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역시 당혹감을 감출 수 없게 됐다. 최근 베이징 방문 당시 덤핑 무역에 관해 조사와 징벌보다는 양국 간의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를 EU집행위에 제안할 예정이었지만 EU집행위가 보다 발 빠르게 움직인 것이다.

메르켈 총리가 베이징을 방문한 이후 양국간 교역을 확대하기 위한 긍정적 논의가 진척된 것으로 평가돼 향배에 관심이 쏠렸었다.

내각 외에 보쉬나 바커케미칼처럼 태양광 위기에 직면한 글로벌 기업들도 소송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잉리, 썬텍, 트리나, 캐나디안솔라 등 중국 글로벌 기업들은 무역 분쟁으로 응수할 조짐이다. 잉리의 왕 위유 사장은 최근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징벌 관세를 적용한다면 EU와 중국 모두에 엄청난 피해를 가져올 무역 분쟁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EU집행위에 소송을 제기한 유럽 25개 국가 주도의 'EU프로선'은 아직 어떠한 공식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솔라월드를 포함한 이들은 지난 7월 브뤼셀 공정거래위원회에 중국 태양광 제품들이 최저한도가격에 공급되고 있으며 중국 당국은 자국기업에 수조규모의 신용대출을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들은 이러한 무역 방법이 공정치 못하다며 패널티를 줘야한다고 요구했다.

중국은 지난해 EU에 21억유로 규모의 태양광 모듈 및 관련 부품을 수출해 중국의 가장 중요한 수출 타깃이다. 그러나 최근 EU 기업들은 심각한 재정난에 허덕이며 파산 도미노 현상을 겪고 있다.

중국 대기업들 역시 적자를 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지만 EU기업들은 수년간 높은 채무부담과 투자금 마련에 신음해오고 있으며 특히 퇴근 금융권의 압박 강도가 강해지고 있다.

<프랑크푸르트=길선균 기자 yupin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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