쉘 북극 시추 연기한 이후 발언

[이투뉴스] 메이저 석유기업이 원유 탐사를 목적으로 북극에 접근하는 것에 대한 동종업계의 경고가 나왔다.  

프랑스 에너지기업 토탈의 크리스토프 드 마르게리 CEO는 지난 25일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환경적으로 민감한 지역에서 석유가 유출됐을 때 그 위험성은 특별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메이저 석유 기업이 공식적으로 해양 원유 시추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르게리 CEO는 "그린란드에 유출된 석유는 재앙이 될 것"이라며 "기름 유출은 회사의 이미지에도 회복할 수 없는 손상을 입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지난주 다국적 기업 로열 더치 쉘의 석유 시추 연기와 맞물려 시선을 모으고 있다.

지난주 쉘은 알래스카 연안에서의 석유 시추를 내년으로 연기했다. 안전장비 일부가 시험 운행 중 파손됐기 때문이다. 셸은 이번 시추를 위해 7년 동안 총 45억달러를 투자했다.

셀 외에도 많은 석유 기업들이 그린란드에서의 석유 시추를 위해 안전자격을 획득했으며 미국 엑손 모빌, 이탈리아 국영회사 ENI, 노르웨이의 스타토리 등은 러시아로부터 북극해역의 석유탐사 권리를 이양 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마르게리 CEO는 자신이 원칙적으로 북국 탐사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토탈은 현재 북극에서 다수의 가스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러시아 바렌트해에서 진행되는 슈톡만 개발 역시 포함된다.

뿐만 아니라 야말 LNG프로젝트로 알려진 러시아 북쪽의 거대 액화 천연가스 사업과 같은 내륙 개발사업 다수에도 흥미를 갖고 있다.

마르게리 CEO는 "가스 누출은 석유유출보다 다루기 쉽다"며 가스 개발 사업의 안정성을 주장했다.

환경단체들은 토탈의 이 같은 입장을 반기고 있다. 그들은 일반적으로 거대 석유회사의 존재를 반대한다.

벤 에일리프 그린피스 북극 캠페인 팀장은 "나머지 석유 기업들은 그의 경고를 유념하는 게 좋을 것"이라며 "위험수위를 감안하면 기업들이 북극해를 건드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셀은 토탈의 이 같은 경고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그들은 지난 몇 년간 유출사고에 대한 대비가 철저하다고 답해왔다. 알래스카 북쪽 경사면에 24시간 대응팀을 준비하고 시추가 진행될 지역에 전문 대형 선박들을 준비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2008년 미국 지질 조사국 연구에 따르면 북극에는 세계에서 아직 발견되지 않은 석유와 가스 자원의 20%가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북극에는 많은 위험요소가 존재한다.

거대 빙산에서 폭풍, 어둠, 치열한 추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때문에 성공 여부도 확실치 않다. 영국의 Cairn에너지社는 그린란드를 탐험하기 위해 10억달러를 투자하고도 상업적 수준의 원유 개발에 실패했다.

현재 많은 기업들이 유전개발을 위해 북극으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발언이 기업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한편 가즈프롬은 지난 8월 비용문제로 슈톡만 프로젝트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마르게리 CEO는 "우려하는 정도로 장기간 연기되지 않을 것이며, 사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그는 "가즈프롬은 절대 나에게 프로젝트를 완전 중지한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라며 "원하는 것처럼 논의가 활발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가스는 그곳에 있다"고 말했다.

<프랑크푸르트=길선균 기자 yupin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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