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수도권 Green Heat 프로젝트’ 생태계에 맡겨라
[칼럼] ‘수도권 Green Heat 프로젝트’ 생태계에 맡겨라
  • 허은녕
  • 승인 2014.01.2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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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은녕 자원환경경제학박사 / 서울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허은녕
자원환경경제학박사
서울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이투뉴스 칼럼 / 허은녕] 한국지역난방공사가 희한한 프로젝트를 내어놓았다.‘수도권 Green Heat 프로젝트’라고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수도권 인구밀집지역 인근 외곽지역에 다량의 미이용 열에너지를 활용하는 광역 열네트워크 개념으로, 수도권의 지역난방사업을 확대하려는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이른바 에너지인프라 투자 프로젝트다.

에너지절약 정책 붐에 편승해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수도권 Green Heat 프로젝트를 통해 수도권 인근의 발전배열 등을 재사용하는 광역 열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수도권의 열에너지절약을 극대화 할 것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또한 별도의 열원시설 건설 없이 미이용 열에너지를 저가로 사업자들에게 공급하고, 통합운영을 통해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음을 이야기 하고 있다. 약 9000억원이 투자되는 이 프로젝트로 미이용 열에너지 활용 효과가 10조에 가까울 것으로 전망하는 보고서를 내어놓았다.

잠시만 생각해보면, 이는 참으로 문제가 많은 제안임을 알 수 있다. 열에너지의 최대의 단점이 열손실인데 먼 거리를 이동하려면 상당한 열손실이 발생할 것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 때문에 열 공급은 광역으로 진행하지 않고, 열 발생원 근처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이름에 ‘지역’이 들어가는 이유도 바로 그 이유 때문이 아니던가!  무슨 최첨단의 기술이 개발된 것도 아니고, 그 거리는 모두 실내로 이동하는 것도 아닌데, 광역 열 공급망의 건설사업을 제안한 것이다.

공업지역의 폐열 재활용은 학계에서는 이른바 산업생태계(Industrial Ecology)라는 개념으로 정리하고 있는데, 공업시설을 중심으로 폐열은 물론 폐수, 폐증기, 폐자원 등을 주변 공장이나 지역주민 및 농업시설 등에서 재활용하는 cascading 형 에너지 및 자원의 재활용 방식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덴마크의 Kalundborg 마을로서, 주변에 있는 호수의 물과 마을에 있는 정유공장, 발전소 및 제약사가 사용하는 자원과 폐열, 폐자원에 대하여 장장 25년에 걸친 양자간 협상을 거쳐 자원재활용의 성공사례를 만들어 낸 사례이다.

이 사례의 최대 교훈은 기획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성공의 가장 중요한 항목인 사업의 경제성 및 사업의 장기적 지속성 여부는 각 주체간의 양자협상에 의하여 자연의 생태계가 이루어지듯이 하나하나 이루어져야 하며, 정부는 단지 그 노력을 지원하는 역할에 그쳐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지역 혁신도시 등을 계획 할 때, 산업생태학적으로 계획된 공업단지를 만들어 보려 했다가, 바로 이 문제 때문에 진행하지 않았다.

폐열 재활용은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울산 등 여러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이미 사업이 진행 중이다. 양자간 대화로 이루어지며, 공단이 돕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도 경제성이 있는 폐열 재활용은 거리가 2~3km 이내로 나타내고 있다. 즉, 한난의 Green Heat 프로젝트는 인천지역은 몰라도 서울로의 배관망은 경제성이 없을 가능성이 큰 프로젝트이다.

특히 발전배열은 스팀터빈으로 보내 전기를 생산해야 하는 대신에 지역난방사업에 사용하는 것이므로, 미이용 에너지의 개념으로 볼 수 없다. 인천에서 광역 열배관망을 통해 공급될 열의 상당량을 생산할 발전소들의 열 생산비용은 열 회수설비 등에 대한 투자가 추가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가스냉난방시설에 비하여 낮은 수준이 되기 어렵다. 또한 해당 발전소들은 처음부터 열병합발전소로 만들어지지 않았으니, 그 효율성이 낮은 것도 당연하다. 게다가 만약 전력이 모자라게 되면 발전시설을 돌리기 위하여 열 공급을 중단할 것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수도권 열공급 중단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해당 사업은 실제로는 인천지역 발전소의 열병합발전사업 참여로 보아야 한다. 지금 공기업의 해외 부실 투자가 최대 문제가 되어 있는 마당에, 세금이 투자될 또 하나의 문제 인프라 사업이 기획된 것으로 판단된다.

정부의 무관심도 보인다. 지역난방사업 자체가 이미 컨덴싱보일러 등 고효율 개별가스난방기기에 효율이 밀려 경제성이 사라지고 있는데, 그러한 지역난방사업을 접기는커녕, 또 하나의 이상한 광역 열 인프라 사업을 허용할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열배관망사업이 경제성이 없는 것이라면 수도권을 가로지르는 배관망은 고철 덩어리가 되어 수도권 주민들과 정부의 골칫덩어리로 전락할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하나만 정부에 건의하고자 한다. 해당 사업이 정부 지원 없이도 경제성이 있는지 민간 기업에 문의하여 보아주기를 말이다. 좋은 대답을 얻기 어렵다면 정부와 한국지역난방공사는 당장 해당 사업을 중지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만의 하나, 좋은 대답을 얻었다면, 공공기관이 주도하지 말고 민간이 직접 운영하게 도와주어 보다 많은 민간 서비스산업 발전 및 고용창출을 노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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