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은 29% 수성에 안간힘·석탄화력은 불확실 설비 변수
집단에너지 물량 잠식속 기저전원 전전긍긍

[이투뉴스] 7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신규설비를 반영하려는 원별 경쟁이 이전투구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원자력은 에너지기본계획상 비중 29% 수성, 석탄화력은 '밀어내기식' 반영까지 불사하는 가운데 집단에너지는 열사업자란 '프리패스' 티켓을 활용해 기존 전원의 입지를 좁혀가고 있다.

19일 산업계 수급계획 실무자들에 따르면, 지난달말 전력수급분과위원회 킥오프 회의로 닻을 올린 7차 계획 수립작업은 이달말 수요계획·설비계획 소위 운영을 통해 원별 각축전을 시작하게 된다. 일정상 필요설비 규모는 7~8월께, 핵심 관심사인 발전·송전설비계획 초안은 11월께나 각각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전 계획과 달리 필요설비 규모가 극히 소량일 것이란 관측에도 불구하고 사업권을 확보하려는 원별·사업자간 신경전은 어느 때 못지 않게 뜨거운 상황이다. 지금까지의 계획이 같은 전원내 우열경쟁이었다면, 이번 계획은 원(源)을 불문하는 적자생존의 경쟁이 유력시 되고 있다.

우선 원자력은 최소 2기를 추가 반영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렇게 해야 이전계획에서 건설이 확정된  신고리 7,8호기를 영덕(천지)에 대체 건설하고, 또 다른 후보지인 삼척(대진)을 신규 사업지로 못 박을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원전은 건설비 경감을 위해 2기씩 짓는 게 관행이다.  

원자력계 관계자는 "한국수력원자력은 2기 이상을 원하지만 현실적으로 이 목표도 녹록지 않다는 게 대체적 시각"이라며 "운영허가가 이미 종료됐거나 2029년 이전 종료되는 원전들의 계속운전이나 폐로 결정에 따라 향후 신규 원전건설 규모는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 출연 연구기관의 핵심 관계자는 "일부 원전의 계속운전이 여의치 않다면 그만큼 신규원전을 대체 건설하는 것이 에기본의 원자력 비중목표 29%를 달성하는 유일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발전사업자들의 관심이 높은 석탄화력은 이전 수급계획에서 불확실설비로 분류된 사업들의 최종 성사여부에 따라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사업지연이나 매각 등의 사유로 차질을 빚고 있는 발전사업은 동부하슬라 1,2호기 등 6~7GW에 달한다.

이중 남동발전의 영흥화력 7,8호기는 수도권내 화석연료 사용과 대기오염물질 총량 규제, 영흥도~내륙간 송전선로 보강 등의 난제로 3년째 환경부 처분만 기다리고 있다. 또 동부건설의 강릉 동부하슬라 프로젝트는 6차 계획 단서조항인 송전망 확보(강릉~신영주)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연거푸 전기위원회 반려 처분을 받았다.

이밖에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동양그룹의 동양파워는 최근 7개사로부터 인수의향서를 접수해 내달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나 수급계획 기간내 모든 매각절차를 마무리 지을지는 미지수이며, 현대산업개발의 통영 LNG복합은 정부 재심의 통과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다만 익명을 원한 전력당국 관계자는 "불확실 설비라도 사업자들의 의지가 워낙 확고해 실제 사업취소 처분으로 이어질 설비가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으며,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면서 "이 경우 2028년 이전 신규 석탄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기저전원인 원전과 석탄화력이 신규물량 확보에 전전긍긍하는 사이 분산전원 확대 정책에 편승한 집단에너지는 전기사업법이 아닌 집단에너지사업법의 적용을 받아 설비규모를 크게 늘려가고 있다. 

신규 집단에너지 사업은 웬만한 LNG복합설비 규모로, 기존 노후 대개체 설비는 수십만kW씩 용량을 키우는 방식으로 전기사업 비중을 높이고 있다. 현행법상 집단에너지 설비는 전원계획에 구애를 받지 않는데다 전력시장에서 중앙급전발전기나 비중앙발전기의 지위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발전자회사 한 관계자는 "열판매가 주목적인 집단에너지 사업자의 매출에서 전력비중이 더 높다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라면서 "집단에너지 사업도 전력수급계획 안에서 검토되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발전자회사의 폐지설비 대·개체 대해서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 형평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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