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인 핵융합연구센터 소장

빼앗긴 낙원
이미 우리는 삶의 아름답고 나른한 행복을 가져다 주었던 봄과 가을, 삼한사온의 겨울을 더 이상 소유하고 있지 않다. 춥고 덥고 가뭄과 집중호우에 시달리다 보면 시간이 흐르고 일년을 보낸다.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고 있다는 사실은 1886년 과학자들에 의해서 지적되었다. 그러나 이런 과학자들의 지적은 권력자들에 의해서 바로 무시되었다.


지금도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동토로 생각되었던 지역이 점진적으로 경제활동이 가능한 농경지역으로 변화하면서 기후변화에 대한 지역적 이해관계도 상충되어 국가간 논쟁도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1988년 미국 상원의 공청회에서 기후변화가 공식적으로 인정되고 같은 해 토론토에서 개최된 세계 환경회의에서 지구 온난화에 대한 대책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는 강력한 권고가 채택됨으로써 지구 기후변화문제는 공론화 되었다.


그리고 현대에 들어와서 특히 기후변화에 의한 사막화가 극심하게 진행되고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육지의 침강이 일어나고 해일과 홍수의 피해가 현실화되면서 모든 국가가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고를 진지하게 수용하기 시작하였다.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지구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하면서 적외선을 흡수하는 율이 증가되었기 때문이다.


1750년 산업혁명 이전에는 대기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280ppm으로 일정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산업혁명 이후 대기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꾸준하게 증가하여 2005년 세계기상기구(WMO)에서 관측한 농도는 379.1ppm으로 2004년에 비해서도 2.0ppm이 증가하여 계속 최고 기록을 매년 갱신하고 있다.

 

2050년의 세계 패권 구도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증가하는 것은 인류가 사용하고 있는 화석연료의 양이 증가는 것에 기인하고 있다.
현재 우리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의 75%를 석유나 석탄 같은 화석연료가 공급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그래서 40년 정도 지나면 화석연료가 고갈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이 말은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 지금도 세계 도처에서 새로운 유전이 발견되어 채굴되고 있고 심해 에너지자원을 이용하려는 시도는 꾸준하게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절박한 문제는 새롭게 채굴되는 화석연료의 생산원가가 급속하게 상승하여 경제성을 결정적으로 훼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많은 에너지 전문 단체에서는 2050년 부근을 에너지 대란이 일어나는 시기로 점을 치고 있다.


이 시기가 되면 먼저 석유 값이 급상승하면서 공급량이 격감하고 몇 년 뒤에는 석탄 공급량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제한으로 줄어들어 에너지부족이 심각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따라서 2050년의 세계 에너지대란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청정에너지를 그 전에 개발하는 방법 외에는 대안이 없게 되었다. 신재생에너지, 제 4세대 원자력발전시스템, 핵융합에너지들이 그래서 2050년 경제적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개발되고 있는 것은 이런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2050년 에너지대란에서 기술적 주도권을 획득한 국가가 세계의 패권을 쥘 것이라는 설이 설득을 얻고 있다. 다행스럽게 우리나라는 이런 새로운 에너지를 발굴하는 기술력이 선진국에 비해서 떨어지지 않아 미국, 유럽연합, 일본, 중국, 러시아와 대등한 입장에서 경쟁과 협력의 관계를 맺고 있다. 이 일은 앞으로 30~40년 후 우리가 선진국의 반열에 당당하게 서 있을 힘을 제공하는 것으로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0~40년 후의 일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우리의 지식사고의 풍토가 이 사업을 수행하는 우리 전사들의 발에 족쇄를 채우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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