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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비닐 폐기물 최종 처분기술 확보 시급
[492호] 2018년 04월 06일 (금) 17:46:11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이투뉴스] 비닐은 가정에서 발생하는 재활용 폐기물 가운데 적잖은 비중을 차지한다. 가볍지만 종이류, 플라스틱 다음으로 부피가 크고 매주 수거함을 가득 채울만큼 꾸준히 발생한다. 내용물보다 포장지나 비닐봉투 부피가 더 큰 경험은 낯설지 않다. 

아파트 분리수거일 폐비닐을 잔뜩 들고 나섰다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수거함을 찾지 못해 허둥댔다. 폐기물 수거업자들이 돈이 되지 않는다며 더 이상 가져가지 않겠다고 했단다. 관리사무소 안내대로 재활용 봉투에 비닐류를 욱여넣었다. 그렇게 버려진 폐비닐은 소각장 불구덩이서 다이옥신 등을 내뿜으며 연소될터다. 사실 그 많은 비닐이 여태껏 중국으로 수출됐다는 사실도 몰랐다. 자원순환에 관한한 우리도 선진국이라고만 생각했다.

환경업체로부터 얘기를 들어보니, 이번 폐기물 대란을 충분히 예견돼 왔다. 개정 자원순환법 발효로 올해부터 폐기물 소각이 금지됐고, 중국 출구까지 막혀 언젠가 터질 일이었다고 한다. 이런 와중에 산업통상자원부까지 폐기물에 부여하던 REC(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가중치를 더 이상 지급하지 않겠다고 하자 처리업체들 폐업이 줄을 이었다. 지금까지 가연성 폐기물 중 상당량은 고형폐기물로 분류돼 발전소 소각로에서 제 운명을 다했다. 폐기물 재활용이란 순환고리의 한축을 산업부 에너지부문에 기대 온 대가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수거업체들을 압박하거나 생산‧배출규제 강도를 높여 넘어갈 일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최소 5~10년 단위 폐기물재활용 정책을 다시 세우고, 필요하다면 지금이라도 조기 상용화가 가능한 기술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책과 연구개발을 연계해 상용화 시점에 맞춰 규제를 시작해야 외산기술 종속도 피할 수 있다. 물론 최선책은 폐기물 발생량 자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소각이나 매립 이외 마땅한 처리방안이 없는 폐기물이라면 정부가 나서 환경위해성이 최소화 되는 최종 처분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4세기 유럽에서 흑사병이 창궐한 이유 중 하나는 아침마다 창밖으로 사람들이 도로로 내다버린 요강속 분뇨 때문이라고 한다. 지금도 서울시에서만 매년 6만여톤의 폐비닐이 발생하지만 처분 대책은 마땅히 없다. 미세플라스틱이나 사용후핵연료나 생태계에 축적된 처치곤란 폐기물은 언젠가 다시 인간을 위협하기 마련이다. 폐기물 유발책임과 처분 책임도 모두 우리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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