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ㆍ미국 선두, 일본ㆍ중국 상용화 추진 중

우리나라와 에너지 부존량과 전력사용 형태가 유사한 일본은 곧 250MW급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 실증설비의 건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일본은 IGCC를 석탄을 이용한 고효율발전 기술 중에서도 향후 개발해야할 가장 중요한 핵심기술로 분류하고 있다. 안달홍 석탄IGCC 사업단장은 "일본은 2010년경에 IGCC 상용화 기술을 확립하고 2020년부터 2030년까지 석탄가스화 연료전지 복합발전(IGFC) 기술을 확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까운 일본뿐만 아니라 석탄가스화복합발전은 세계적으로 분류층 가스화기술을 사용한 상용화 단계의 실증플랜트를 운전중에 있다. 특히 우리나라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상용화 단계의 300MW급 IGCC 실증플랜트는 네덜란드(부게넘)ㆍ미국(와바쉬 리버ㆍ포크 파워)ㆍ스페인(푸엘톨라노)ㆍ일본(250MW 실증기) 등 4개국이며 각각 고유의 석탄 가스화기술을 채용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부게넘(Buggenum) IGCC 플랜트는 세계 최초의 석탄연료 IGCC 플랜트다. 쉘(Shell)사의 가스화기술을 적용한 이 플랜트는 2000톤/일 급의 1단 상향 분류층 가스화기를 채용하고 있으며 253MW급으로 1994년부터 가동되고 있다.
미국의 와바쉬 리버(Wabash River) IGCC 플랜트는 1991년 미 에너지부의 청정석탄이용기술(Clean Coal Technology)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채택됐다. E-가스(E-gas)사의 습식, 산소주입 2단 분류층 가스화 공정을 사용하고 있으며 262MW급으로 1995년부터 가동 중이다. 미국 탐파 일렉트릭 파워사가 운영하는 250MW 포크 파워 스테이션 IGCC 플랜트는 텍사코사의 습식, 산소주입 분류층 가스화기술을 사용했다. 2200톤/일 급의 석탄을 가스화하고 있으며 1996년부터 가동되고 있다. 특히 상용급 IGCC 플랜트에 대해 건설비와 운영비의 50%까지 지원하고 있는 미국은 전기ㆍ수소ㆍ합성석유ㆍ이산화탄소 문제를 일괄 해결하기 위한 퓨처젠(FutureGen)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윤용승 고등기술연구원 박사는 "2020년까지 상업용으로 전 세계에서 표준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석탄 IGCC 기술을 제공할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며 "향후 3~5기의 신규 IGCC 플랜트를 건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효율향상과 건설비 저감 등을 위해 기존기술에 대한 기술개발투자를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하나의 대표적 실증 IGCC 플랜트인 스페인 푸엘톨라노(Puertollano) IGCC 플랜트는 유럽의 여러 관련회사의 컨소시엄인 엘코가스(ELCOGAS)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이 플랜트는 건식, 1단 상향류, 산소주입, 분류층 가스화공정을 채택하고 있으며 1997년부터 운전되고 있다.
현재 미국은 2001년 이후 건설되는 상업용 IGCC에 대해 10% 세금 감면 및 설비효율 증가에 따른 인센티브를 보조하고 있다.
일본은 IGCC 실증플랜트 제작ㆍ건설 사업비의 30%를 보조해 주고 있다. 1990년대 초반부터 적극적인 R&D투자를 통해 IGCC 플랜트 건설에 필요한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일본은 전력중앙연구소(CRIEPI)와 미쓰비시중공업이 공동으로 1982년부터 건식, 2단, 공기 가압 분류층 가스화기의 독자적인 개발에 착수해 2톤/일급 및 200톤/일급의 가스화기의 실험을 1996년까지 완료했다. 또 정부주도의 발전사ㆍ연구소 컨소시엄을 통해 100% 자국 기술로 1700톤/일급의 일본 독자 모델 가스화기를 채용한 250MW급 IGCC 실증 플랜트를 건설, 곧 완공을 앞두고 있다. 275MW급 실증플랜트도 건설 중이다.
반면 중국은 현재 2020년 이전에 400MW급 IGCC 프로젝트를 완료한다는 목표다. 현재 중국내 건설 운영중인 GE사, 쉘사의 상용가스화 플랜트 건설 제작 경험을 활용, 자체 가스화기술로 추진할 예정이다. 그러나 중국의 이러한 계획은 현실적으로 매우 촉박한 일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허동향으로 본 해외 기술 수준
IGCC와 관련된 특허동향을 보면 미국은 1989년을 기점으로 등록건수가 상당히 줄어들었으나 2002년 이후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일본도 다소 큰 폭의 증감은 있었으나 2000년 초까지 전체적으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은 다소 기복이 있기는 하나 뚜렷한 상승세 없이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최병철 특허청 심사관은 "미국은 1985년부터 1999년까지 출원인수에는 거의 변화가 없으나 출원건수는 감소하는 성숙기 단계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하고 "최근에는 출원인수와 출원건수가 함께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기 시작해 성숙기의 말미에 이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일본과 유럽은 출원인수의 변화가 대동소이하고 출원건수는 감소하므로 IGCC 기술분야의 발전단계 중 성숙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IGCC 기술 중 가스터빈, 연소기, 버너노즐 등의 분야가 속하는 복합발전기술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이 중 가스터빈 분야는 상대성장률과 상대중요도 모두 높다. 미국 IGCC분야에 있어서 성장률이 가장 높은 분야는 가스화기술의 연료공급장치 분야라는 게 최심사관의 설명이다.
상대 중요도와 연평균성장률로 본 IGCC분야 일본 기술의 위치는 복합발전기술의 가스터빈 분야가 상대적으로 강하고 성장하는 분야다. 반면 연소기 및 버너노즐분야는 상대적으로 강하나 쇠퇴하는 분야에 위치하고 있다. 실제로 가스화기술 분야의 출원율이 70.1%로 IGCC기술 분야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유럽은 복합발전기술의 연소기 및 가스터빈 그리고 가스화기술의 내화재, 열교환기 분야 순으로 상대적으로 강하나 쇠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IGCC 시스템 분야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강하고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심사관은 "유럽은 우리나라와 미국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IGCC기술 분야 중 가스화기술의 출원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이어서 IGCC 시스템 분야와 정제기술 분야가 거의 대등한 점유의 분포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질적 수준을 고려해 각국의 시장력을 분석해 보면 시장력에 있어서 미국은 질적 수준은 높지만 시장성은 낮고, 시장력 면에서는 유럽국가가 유사하거나 다소 뒤지지만 질적 수준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경쟁력 추이
미국은 여타 국가에 비해 IGCC분야 특허의 양적 수준과 질적 수준이 모두 높으나 그 중 질적 수준이 더욱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본은 최근 양적ㆍ질적 수준이 모두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게 최심사관의 분석이다.
반면 독일은 최근까지 특허의 양적 수준과 질적 수준이 점차 감소하고 있어 IGCC분야의 기술경쟁력이 낮아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핀란드는 1995년부터 1999년 사이에 특허의 양적 수준과 질적 수준이 점차 향상돼 기술경쟁력이 강화된 듯 했으나 최근 들어 다시 감소추세에 들어서고 있다.

 

발전사 "친환경 발전기술" VS 시민단체 "과연 필요해?"

IGCC 신재생에너지로 볼 것인가 놓고 의견분분

 

친환경 발전기술이라고 불리는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 사업단이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사업단은 한국전력을 비롯한 발전 5개사, 두산중공업 등의 기업을 중심으로 해 IGCC분야 주요 연구를 수행해 온 고등기술연구원, 에너지기술연구원과 국내 주요 대학 등 20개 기관으로 구성된 컨소시엄 형태로 진행된다.
그러나 정부의 IGCC 사업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에너지안보와 향후 수명을 다한 석탄 화력발전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에 동의를 표하는가 하면, 반면 과연 IGCC 사업을 신재생에너지사업으로 봐야하는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까지 그 폭이 넓다.
 
이 사업을 추진해온 산업계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다. 김상태 서부발전 기술전략실장은 "IGCC사업은 신재생에너지의 일종으로 정부정책과제로 이를 끌고나가는 시점이 시의적절하다"며 "해외사례와 비교해 볼 때 지금 적극적인 개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실장은 또 "국내 화력발전 중 수명을 다한 것도 환경성이 더 좋은 IGCC로 바꿀 수 있게 됐다"며 "향후 IGCC 관련 플랜트 수출에도 우위를 점할 수 있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연구계의 반응은 좀 더 신중하다. 김진오 에너지경제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IGCC는 엄밀히 말해 신재생에너지와는 차이가 있다"며 "정부가 IGCC를 신에너지 차원에서 바라보고 있어 신재생에너지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IGCC가 실용화되면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2011년 신재생에너지 보급률 5%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며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김연구원은 또 "전 세계적으로 탈석유화 방향으로 가는 상황에서 IGCC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며 "석탄을 고체가 아닌 액체나 기체로 사용하면 환경문제가 일정 정도 해결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IGCC 개발 촉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시민단체는 '과연 필요한가'라며 근본적인 의문을 던졌다. 이상훈 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은 "IGCC를 지원 근거 등을 이유로 신재생에너지에 포함하는 것은 잘못된 정책"이라며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 통계에 심각한 왜곡이 발생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결국 한정된 예산에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하는 만큼 (전통적)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들어갈 예산은 더욱 한정될 수밖에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실장은 "(IGCC가) 실제로는 환경오염물질의 저감효과가 크지도 않고 경제성도 입증되지 않았다"며 "석탄을 전량 수입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