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박수환 단장이 남긴 '言'
<기자수첩> 박수환 단장이 남긴 '言'
  • 이상복
  • 승인 2008.03.1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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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환 SH공사 집단에너지사업단장이 임기를 끝내고도 사업단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2006년 2월 9일 발령이 났으니 당초 그의 임기는 지난달 8일까지다.

 

단장직은 SH공사 정관상 2년이며 연임도 가능하다. 임명권은 SH공사 사장에게 있다. 그러나 SH공사가 서울시 집단에너지공급사업의 수탁기관이란 점에서 실상의 임명권은 서울시장이 쥐고 있다.

 

박 단장은 최근 연임 신청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으나 상급 기관에선 "4월 1일까지 한시적으로 임기를 연장한다"는 어정쩡한 답변이 돌아왔다.

 

때문에 일각에선 '시장이 마음에 둔 내정인사가 따로 있을 것'이란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얼마 전 만난 그는 마음을 비운 듯 체념한 기색이 역력했다. "2년간 시민을 위해 일했으니 후회될 것은 없다"는 말로 자신을 다독이는 듯했다. 하지만 "아직 할 일이 많은데…"라며 말끝을 흐리는 그의 표정에서 적잖이 서운한 마음이 감지된다.

 

그가 SH공사의 수장으로 남아 마저하고 싶다던 일은 무엇이었을까.

 

최근 사업단은 전 임ㆍ직원이 모인 가운데 '집단에너지공급사업 중장기 경영전략' 발표회를 가졌다. 

 

올해부터 2012년까지의 경영 전략을 분석한 뒤 조직의 역량을 어디에 집중시켜야 하는지를 망라해 놓은 120페이지 분량의 프리젠테이션이 공유됐다.  

 

연중 계획을 수립하기에도 바쁘다는 직원들을 독려해 만든 사업단 최초의 중ㆍ장기 비전이었다.

 

이 보고서는 "사업단을 서울시 친환경 에너지정책의 선도적 역할을 떠 맡는 전문기관으로 도약시키자"는 희망찬 메시지를 담고 있었지만, 정체된 조직과 열병합발전시설의 노후화, 위탁운영으로 자율경영에 한계가 있다는 위기 요인도 여과없이 담고 있었다.

 

사업단이 처한 내외부 환경을 정확히 직시하되 다방면의 기회요인을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한다는 평소 그의 소신이 녹아 있었다.  
 
박 단장은 "잦은 운영주체 변동에 따라 실종된 조직 정체성을 회복하고 인력 개발과 복리향상을 통해 신바람 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집단에너지 사업은 시민이 직접 체감하는 사업임을 명심해 안정적이고 저렴하며 편리한 서비스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년간 200여명의 사업단 직원들은 전례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

 

박 단장 취임 이후 단행된 대대적 조직개편으로 관리중심의 조직이 일 중심으로 개편됐고 복수직급제와 직위공모제, 다면평가제 등이 도입되면서 일하지 않는 직원은 용납하지 않은 문화가 자리잡기 시작했다. 

 

또 열공급 시설의 능력을 면밀히 검토해 최대부하까지 열공급을 확대함으로써 2010년까지 4만5000여 세대에 추가로 난방을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사업단은 매년 수십억원의 적자를 내는 조직에서 벗어나 2006년 첫 흑자를 냈다. 이어 지난해 말에는 공급권역의 열요금을 8.78% 인하함으로써 수용가의 난방비 부담을 크게 줄였다.

 

"공익을 우선하되 효율은 민간기업화 하는 것이 공기업의 정의입니다. 이 철학에서 우리의 임무와 목표가 결정되지요. 불필요한 손실을 줄여 얻은 혜택을 시민에게 돌리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그가 떠날지라도 사업단은 박 단장의 이 말을 잊지 말아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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