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 건축물은 기술요소와 생활패턴까지 담아야
지속가능·친환경 건축 엄밀한 구분 필요

[이투뉴스] "지속가능한 건축을 위해서는 요소 기술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주변환경 등 사회적인 측면도 고려해야 합니다."

김광현 친환경건축설계아카데미 원장(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사진>은 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지속가능한 건축과 친환경 건축을 동일시하고 있는 점에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했다.

실제 아카데미 면접시 대부분의 학생들이 친환경과 지속가능의 차이를 자세히 알지 못하다고 한다.

이에 김 원장은 아카데미의 첫 수업에서 '지속가능한 도시와 건축의 문제'라는 주제로 강의한다.

친환경건축물은 패시브한 자재와 기술에 신재생에너지 등의 신기술이 더해진 그야말로 요소기술의 집합체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건축물은 요소기술뿐만 아니라 그 외부의 사회, 지역적 특성, 건축물 사용자 및 그 지역 주민들의 생활 패턴 등 고려해야할 것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김 원장은 "지속가능한 건축은 도시를 건축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아무리 좋은 기술과 자재로 친환경, 패시브 건축을 짓는다고 하더라도 주변과 어울리지 못하면 하나의 구조물일 뿐이라는 게 김 원장의 주장이다.

건축물을 하나 짓고 나면 그 주변의 환경과 주변 건축물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일례로 학교 건축물을 하나 짓고 나면 주변에 학교와 관련된 건축물이 지어지고 주변에 주택이 들어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김 원장은 "지속가능한 건축은 오랜 시간 동안 안전하게 사용되는 건축물이어야 한다. 장수명, 저에너지, 지역적 특성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면서 "지속가능한 건축물은 친환경건축물과 같이 에너지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속가능한 건축물을 설계하려면 먼저 설계자가 친환경을 잘 알아야 하는데 국내에는 전문 설계자가 부족하다"며 "친환경건축 전문 설계자가 있다고 해도 국내 시장에서 현실화될 수 없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건축가가 친환경 요소기술과 사회환경을 모두 고려해 친환경건축물을 설계한다고 해도 공사비용 등의 현실적 벽에 부딪혀 더이상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다는 것이다.

친환경건축물 설계에서부터 이런 상황이니 지속가능한 건축물은 더욱 힘들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 원장은 "요소 기술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넓게 보는 것이 건축가가 해야 할 일"이라며 "기술, 사회 등 통합하는 능력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시스템이라도 20%의 효율밖에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친환경설계 전공자가 아니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건축 설계의 범위에서 보면 나도 전문가"라며 "공공건물, 특히 학교건축에 있어서의 기획, 계획, 설계 등 라이프사이클을 통한 설계를 통해 지속가능한 건축물을 실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나영 nylee@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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