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자의 삶 통해 미국 사회 문제점과 가족간 사랑 그려

[이투뉴스] <이민자>는 모성보다 강한 부성애를 다룬 영화다.

영화의 원제 <A BETTER LIFE: 더 나은 삶>은 이민자인 카를로스가 그의 아들에게는 더 나은 삶을 살게 하려는 주제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아들의 밝은 미래를 위해 정원사 일을 하며 부지런히 살아가는 '카를로스(데미안 비쉬에)'는 불법체류자다. 카를로스는 아들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지만 아들인 루이스는 반항기 가득한 사춘기를 보낸다.

서로를 이해 못하던 그들은 중요한 재산인 트럭을 도둑맞고 찾는 과정에서 화해한다.

<이민자>는 투박한 제목과는 다르게 디테일한 감정묘사에 충실한 영화다. 영화에서 단연 돋보이는 캐릭터는 카를로스인데 그를 연기한 데미안 비쉬에는 절제된 표정으로 희노애락을 표현한다.

특히 극 후반부 아들과의 면회장면에서 데미안 비쉬에는 수만가지가 감정이 담긴 눈빛을 보여주는 데 그 순간 관객의 눈에서는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영화에서 보여준 그의 연기는 올해 아카데미가 왜 그를 후보로 꼽았는지 이해하게 만든다. 그의 연기로 <이민자>는 명작의 반열에 올라섰다.

사실 영화의 스토리는 다소 뻔하다. 비극으로만 치닫는 전개는 영화 시작부터 어느정도 짐작케 만든다.

또한 아들과 트럭을 찾아 다니는 스토리는 네오리얼리즘의 고전 <자전거 도둑>과 상당히 닮아있다.

다른 점은 <자전거 도둑>이 1940년대 이탈리아 파시즘 정부 아래 피폐한 사회를 그렸다면 <이민자>는 현대 미국 사회가 겪고 있는 이민문제를 묘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디서 본듯한 구조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본 관객들은 절로 감탄사가 나올 수 밖에 없다. 이 모든 것은 카를로스를 연기한 데미안 비쉬에의 공이다.

그의 연기는 절대 울지 않으려고 각오를 한 후 극장을 찾은 관객마저도 눈물을 쏟게하는 마력이 있다.

데미안 비쉬에가 없는 <이민자>는 지극히 사회비판적이고 문제를 고발하는 영화다. 그럼에도 데미안 비쉬에는 연기 하나만으로 <이민자>를 부성애에 관한 영화로 탈바꿈시킨다.

그의 연기가 보여주는 파급력은 실로 엄청나다. 그 증거로 태평양 건너 나쵸말고는 멕시코에 대해서 아는 것 하나없는 한국인에게까지 연민의 감정을 끌어낸다.

이는 그가 보편적인 감성인 부성애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민자>는 오는 12일 개봉한다.

◆기자曰: "이런 아버지라면 사랑할 수 밖에 없다"

◆비교해보면 좋을 영화: <우아한 세계>, <자전거 도둑>

이준형 기자 jjoon1214@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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